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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의 ‘제갈공명’ ‘승부사’ ‘풍운아’로 불리는 남중수 사장은 지난해 8월 ‘원더 경영’을 선언하며
제2기 민영KT의 최고사령탑에 취임했다. ‘원더 경영’이란 한 마디로 고객에게 놀라운 감동을 주는 경영.
고객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가 이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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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충남 KT도고수련관에서 열린 ‘아름다운 휴가’ 행사에서 남 사장이 어린이들에게 직접 스파게티 요리를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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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의 공룡’이란 비아냥거림을 듣던 KT가 통신ㆍIT 업계의 리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져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최후를 맞았던 공룡의 모습에서 벗어나 통신강국, 더
나아가 IT 강국의 명실상부한 주역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새로운 모습을 찾은 것이다.
KT의 이런 변신에는 민영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데 안팎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실 KT의 민영화는 1987년
시작된 이후 15년이 걸렸을 정도로 어려운 과정이었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KT는 2002년 12조 원에 이르는 정부보유
지분(28.37%)을 전량 매각, 완전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다.
KT 민영화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데는 당시 KT 재무실장이었던 남중수 KT 사장의 승부사적인 면모가 단단히
한몫 했다. 통신업계의 ‘제갈공명’ ‘승부사’ ‘풍운아’ 등으로 불리는 그가 지난해 8월 ‘원더 경영’을
선언하며 제2기 민영KT의 최고사령탑으로 취임했다.
남 사장을 KT 분당 집무실에서 만나 경영철학, 통신업계의 위기와 대응방안, KT의 비전,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들어본다.
KT 주인은 3만8천 명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KT를 두고 비판론자들은 주인 없는 회사라고 꼬집는다. 남 사장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KT의
주인은 3만8천여 명의 직원들”이라고 일축한다. 자신은 임시직으로 고객ㆍ주주ㆍ직원 등 KT 3대 주인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게 남 사장의 CEO론이다.
남 사장은 취임일성으로 ‘원더 경영’을 선언했다. 한 마디로 고객에게 놀라운 감동을 주는 경영을 펴보이겠다는
것. 원더 경영의 핵심은 고객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 등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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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분당 KT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는 남중수 사장
아래)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KT 와이브로 서비스 시연 개통식’에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우)과 남 사장이 와이브로 서비스의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클릭했다. 사진/황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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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는 고객은 당장 KT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외에 미래고객도 포함된다. 이는 KT가 민영화된 이후에도
여전히 추구하는 공익성과도 직결된다. 또 언론, 정부, 시민단체 등도 그가 말하는 고객 리스트에 들어 있다.
주인의식은 “KT의 이런 광범위한 고객들을 위해 우리가 진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철저한 의식을 갖자는 것”으로
설명한다. 열린 문화도 역시 그가 강조하는 주인의식과 맥이 닿아 있다.
KT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넥타이를 맨 정장보다는 캐주얼 차림의 자유복장을 실천하고 있고 수행비서도 없다. 남
사장은 이 같은 파격 행보의 배경에 대해 “KT하면 관료적인 뉘앙스가 있다”면서 “취임 후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KT 내에서는 위, 아래가 없고 오로지 현장만이 중요하다.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갑’과 ‘을’이라는 관계는
없어져야 한다.”
남 사장은 이 말을 임원회의에서 하도 많이 해서 입에 굳어버릴 지경이라고 강조한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원더
경영이 추구하는 목표도 내비친다.
“KT가 그동안 고객에게 10% 정도는 ‘원더’한 서비스를 해왔다. 그런데 앞으로는 나머지 90%의 새로운 ‘원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런 의지의 표현이 바로 원더 경영이다.”
위기의 통신업계, 블루오션은 있다
“1990년대 초 통신시장이 민간에 개방됐을 때 KT는 곧 망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동통신 시장을 통해 접속료라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했고 초고속 인터넷을 활성화해 위기의 돌파구를 찾았다.”
남 사장은 “KT가 단기적으로 보면 비관적”이라면서 “지난해는 KT에 최악의 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의
규제가 많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정부의 대규모 과징금 부과, PCS재판매에 대한 제재 움직임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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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식 부산시장(좌)과 남 사장이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 사업추진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민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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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 사장의 통신업계 시장분석은 단기적으로 위기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그는 “KT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우면 1~2년의 단기간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그
뒤에는 블루오션도 있고, 여러 가지 컨버전스 분야에 새롭게 진행되는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다.
컨버전스 분야에서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U-시티’ ‘IP 미디어(IPTV)’, 콘텐츠 사업, 유비쿼터스 분야에서는
광대역 통합망(BcN) 기반 구축, RFID(무선인식) 응용사업, IT 기반 솔루션 사업 등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통신업계의 맏형’ ‘IT 업계의 리더’로서 윈윈(win-win) 방안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남 사장은 "KT는 3년 전
민영화됐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IT 산업 발전에
책임이 크다“면서 KT의 공익적.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KT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약 15조 원을 투자해 생산유발 효과 41조8천억 원, 신규 고용창출 6만7천 명 등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사업협력 제안에 원스톱 처리,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결제 확대, 전 국민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장애인.저소득층에 대한 통신지원 등으로 IT 리더의 역할과 공익성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남 사장은 “과거 KTF 사장에 취임했을 때 제일 먼저 경쟁사를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했다. 여러 가지 모임도 많이
했다. 그래서 그린마케팅, 과열경쟁 자제 등을 이끌어냈다. 이제 KT의 CEO가 된 만큼 그 역할이 더 커졌다”며
앞으로 통신업계의 공동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밝혔다.
“KT가 단순한 회사 차원이 아니라 세계적인 회사로 발전하면서 우리나라 IT 전체의 발전에 어떤 역할이 될 수
있도록 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스승은 어머니
남 사장은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출근을 눈치 채지 않게 사무실에 들어간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91세의 노모에게 화상전화로 하는 안부인사.
40여 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일이다. 잠결에 부모님께서 수의를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가 “결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하시면서 울던 모습을 늘 잊지 못한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를 배웠다고 한다. 그 이후 언제든 찾아올 끝, 물러날 때를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갖게 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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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최근 폰카로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즉시 전송, 언제 어디서나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올팟(ALLPOT)’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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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한창 고입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친지들 때문에 집이 북적거려 공부에 방해가
됐다. 어머니께 불평을 했다가 “사람이 집에 오는 것을 싫어할 요량이면 그런 공부 필요 없다”며 크게 꾸중을
들었다. 자신의 집을 찾는 사람이 많아야 복이 온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은 ‘동선시(動善時), 거선지(居善地)’. 움직일 때는 때가 중요하며, 머무르기엔 낮은 곳이 좋다는
뜻으로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어릴 때부터 한학자였던 조부의 영향으로 한자를 배웠고, 고교시절 도덕경에
심취한 적이 있어 이 구절을 늘 마음에 담고 있다.
남 사장의 이 도덕경 구절에 대한 해석과 실천방법은 이렇다. 거선지에서 땅 지(地)를 현장, 고객으로 해석하는 것.
그의 고객중심, 현장중심 경영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또 동선시 즉 ‘움직일 때가 중요하다’는 ‘타이밍을 맞춰서 행동하라’로 해석한다. 그래서 내일이라도 KT 사장에
적임자가 오면 언제든 물러날 생각을 갖고 일한다. 늦잠꾸러기로 통하던 남 사장이 아침 5시에 출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남 사장은 “나중에 제가 KT 사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경우 굉장히 후회되지 않을까.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운칠기삼’보다 ‘복칠기삼’
“50년 이상 인생을 산 사람에게 복이란 베푼 것에 대한 보답이다.”
이런 믿음을 가장 분명하게 확인한 것은 SK텔레콤과의 주식 맞교환 협상 때였다. KT와 SK텔레콤은 서로 상대사의
지분 10%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특히 SK텔레콤은 KT 지분을 11.34% 보유한 최대 주주로 KT 경영권을 위협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당시 KT 재무실장이었던 남 사장이 제안한 것이 양사의 주식을 서로 맞바꾸자는 ‘주식
스와핑’이었다. 그런데 상대측에서 협상 파트너인 남 사장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바꾸라고 하는 바람에 남 사장이
협상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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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 IT 전시관을 찾은 뉴질랜드 헬렌 클라크 총리가 KT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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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상대측 파트너였던 SK텔레콤의 김신배 당시 전무(현 SK텔레콤 사장)와의 굳은 신뢰 덕분에 다시
협상테이블로 복귀, 난마처럼 얽힌 협상을 타결지었다. 협상 성공 뒤 한국협상학회 회장이 전화를 걸어와 두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협상이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상을 사양했다.
남 사장은 “그때 금감위, 재경원 온 천지를 뛰어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복칠기삼’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설명했다.
남 사장에게도 불운의 시절은 있었다. KT가 지금처럼 좋은 회사로 알려지기 전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KT에 있기
아까운 인물” “왜 KT에 머물러 있느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지방 한직과 교육파견으로 밀려났을 때는 경쟁사가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를 제의했다.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법한 시기였지만 ‘회사에서 혜택도 많이 받았고 신나게 일하게
해준 회사인데..’란 생각에 ‘양심상’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베푼 복을 되돌려 받은 그는 KT 전무, KTF 사장에 이어 KT그룹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남 사장이
현재 KT의 위기상황도 최선을 다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런 ‘복칠기삼’의 믿음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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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중수 사장은 누구인가
지난 8월 민영화 2기 KT의 지휘봉을 잡은 남중수(50) KT 사장은 20년간 KT에 몸담으면서 KT 민영화,
IMT-2000 사업권 획득 등 굵직한 사건들을 특유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사시킨 통신업계의 승부사.
1979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정무1장관 비서관과 체신부 장관 비서관을 거쳐 1982년 KT에 입사, KT 사장에
오르기까지 줄곧 ‘KT맨’의 길을 걸어왔다.
1986년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90년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사업협력실장, 충북본부장을 거쳐 2000년 상무로 승진, IMT-2000 사업추진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IMT-2000 사업권 3장 중 비동기식 사업권 2장을 놓고 통신업체들이 벌인 사활을 건 경쟁에서 최고 점수로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2년에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재무실장을 맡아 12조 원에 이르는 정부보유 KT 지분(28.37%)을 전량 매각하는 KT
민영화에 성공, 탁월한 추진력과 경영능력을 과시, 일찌감치 KT 사장감으로 부각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쟁사인 SK텔레콤이 KT 지분 11.34%를 매입, 최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하자 ‘주식
스와핑’이란 묘안을 성사시켜 ‘통신업계의 승부사’ ‘협상의 명수’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CEO의 길에 접어든 것은 2003년 1월 KTF와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인 KT아이컴의 합병 법인인 KTF
사장을 맡으면서부터. 특히 2004년 시행된 번호이동성제에선 129만 명의 순증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탁월한 경영수완을
보였다.
스스로 다혈질이고 직선적이며 급한 게 단점이라고 말하지만 단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장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낙천적인 성격이어서 잘 웃는 편이며 시간이 나면 책방에서 2~3시간을 보내거나 동네
양재천을 걷는 등 어슬렁거리기를 즐긴다고.
그런 탓에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 편. 그러나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집착이 강해 맡은 일은 반드시
성사시키는 스타일이다.
매일 아침 40분 가량 하는 속보로 건강을 관리한다. 아침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003년 KTF 사장을 맡은
이후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새벽 5시에 출근하고 있다.
부인 이혜림(46) 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출생= 1955년 6월 28일 취미= 어슬렁거리기 골프핸디캡= 21 좋아하는 프로골퍼= 김주연
체력유지법=아침운동
주량= 포도주 1잔 종교= 없음 존경하는 인물= 어머니 스트레스 해소법= 낙천적 성격이어서 스트레스를
잘 안 받음
혈액형= O형 학력= 경기고(1974), 서울대 경영학과(1979), 정무1장관 비서관(1980), 체신부 장관 비서관(1981),
한국전기통신공사 입사(1982), 미국 매사추세츠대 경영학 박사(1990), 한국전기통신공사 충북본부장(1998),
상무이사 겸 IMT 사업추진본부장(2000), KT 전무이사 겸 재무실장(2001), KTF 대표이사 사장(2003년 1월), KT
대표이사 사장(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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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정보과학부 기자 | yskim@yna.co.kr
이정내 정보과학부 기자 | jnle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