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이 강력한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캐주얼 의류가 10~20대용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지면서 어덜트
여성 캐주얼(일명 미시캐주얼)이 뜨고 있다. 나아가 웰빙의 유행까지 가세하면서 여성 캐주얼복 업계가 발 빠르게 변
신하고 있는 것.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젊은 마인드 풍조에 맞춰 등장한 어덜트 캐주얼은 고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내세우며,
가치표방 저가시장(Quality Price Market)의 새로운 지대를 구축하고 있다.
급속한 팽창
현재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미시 브랜드는 대략 열 곳. 96년부터 선보였던 여성크로커다일(형지어패럴)과 2000년에
론칭한 앤섬(세정)을 제외하곤 올리비아 로렌(세정), 샤트렌(형지어패럴), 지센(위비스), 볼(더베이직하우스),
테레지아(이랜드), 프렐린(파크랜드) 등 대부분이 작년 가을에서 올 봄 사이에 출범한 것들이다.
소소한 것들까지 합치면 수십 개에 이른다. 이들은 김남주, 김희애, 송윤아, 이미연, 김정은, 김선아, 박주미 등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각종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시캐주얼 시장 규모는 대략 1조 원대로 추산된다. 선두주자인 크로커다일이 2천억 원(2005년 기준)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지센(300억 원)과 올리비아 로렌(250억 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금까지 30~40대 여성들은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의 고가 여성복 매장에 가거나 캐주얼이 필요하면 값비싼 골프 의류,
유니섹스 영 캐주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던 게 현실. 다양한 스타일, 세련된 디자인, 가격대비 고품질 등을 내세우는
중저가 캐주얼 시장은 이런 배경 하에서 탄생했다.
크로커다일은 대도시 중심상권보다 주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네 상권에 먼저 진출했다. 또 중년 여성의 체형을
보완하면서 세련미를 풍길 수 있는 소재와 디자인을 개발, 수용할만한 가격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백화점에서 가두점으로
어덜트 캐주얼의 또 다른 각광 요인으로 중년 여성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깐깐하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을
위해 투자할 줄 알며, 한번 신뢰한 것에 대해서는 충성도가 높으며 구전효과도 매우 크기 때문. 크로커다일의 김재철
상품기획부장은 “주부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를 책정하면서 품질을 유지한 것이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이 세대 여성들이 매장을 찾는 경향도 변하고 있다. 장기간 경기부진의 여파에 따라 중저가 의류로 눈을
돌리면서 백화점 유통 브랜드보다 가두점 위주의 브랜드들이 각광받게 된 것.
업계에서는 여성캐주얼 시장이 이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비슷한 연령층 대상과 가두점 형태의 동일한
영업전략으로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 어덜트 캐주얼의 잠재력과 수익창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뛰어드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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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이보다 감성으로 옷을 입는 경향이라 보다 젊고 트렌디한 제품이 사랑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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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웨어들까지 여성라인을 보강하며 미시캐주얼 시장을 노리고 있어 앞으로 신생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상품기획이나
디자인, 영업에서 일대 접전이 예상된다. 현재 크로커다일에 이어 떠오르는 후발주자로는 올리비아 로렌이 눈에 띈다.
작년 하반기 론칭 이후 120개 매장을 확보하고 해외 소싱을 통한 가격경쟁력과 조직력, 빅 스타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중이다. 또 지센, 프렐린, 앤섬 등도 순항중이며 올 들어 샤트렌과 볼, 테레지아 등이 가세하고 있다.
그녀들을 위한 옷
미시캐주얼이 각광받는 데는 디자인 요소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우선 딱히 입을 만한 옷이 없던 중년들에게
‘그녀들을 위한 옷’을 만들어낸 것. 젊은 여성과 달리 군살이 많은 중년의 체형을 보완하면서도 유행에 맞는
디자인을 찾아내야 한다.
크로커다일 김명희 디자인실 이사는 “중년 여성들이 가장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에 그들만의 선호 패턴이나
색상 등이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 세련되고 젊어 보이는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요즘은 나이보다 감성으로 옷을 입는 경향이라 보다 젊고 트렌디한 제품이 사랑받을 전망”이라고 말한다.
이런 기조 위에 전반적으로 커리어 우먼의 도시적 이미지가 강조된 심플하고 세련된 온타임 스타일과 소녀적 감성으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오프타임의 로맨틱 스타일, 일상의 편안함과 여가를 지향하는 데일리 캐주얼과 주말 스타일 등 필요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다한 디테일은 배제하고 아이템, 혹은 디테일의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등 모던한 감성으로 드러나는 경향도
있다. 그런가 하면 볼륨감이 더해진 부드러운 스타일을 전개하며, 복고적 감성을 디테일에 활용해 친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화하기도 한다.
올리비아 로렌의 권해은 디자인실장은 “30~40대 여성을 겨냥한 감도와 가격경쟁력, 가치 등을 두루 갖춘 라이프스타일
제안형 커리어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고급스런 소재와 디자인, 풍부한 색감,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중지향적인 브랜드를 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종호 문화부 기자 | yesno@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