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형 스크린에 최우현이라는 이름과 회사 로고인 크레오로가 연이어 비춰지는데 가슴이 뿌듯했어요.
중동의 중심 두바이에 한국을 대표해 제 이름과 회사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이었죠.”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대표적인 주얼리 디자이너인 최우현 씨는 세계흑진주협회의 초청으로 두바이의 파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보석쇼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지금까지 디자인한 작품들이 밀라노, 도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 중동지역은 처음이라 반응이 정말 궁금했어요.
다행히 두바이의 유명 보석상들이 내 작품을 취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힐 만큼 반응이 좋았습니다.
물론 개인들에게도 호평을 받았고요.”
최우현 씨는 중동지역에 한국 디자이너로 소개된 것이 기뻤고 그의 디자인에 큰 관심을 가져준 것으로
중동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파악할 수 계기가 됐다고 기뻐했다.
그는 2년 전 이태리 밀라노의 몬떼 나폴레오네 거리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 거리는 루이비통, 샤넬 등 유명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제가 자리 잡은 곳은 이태리 전통디자인 매장인데 수작업으로 이뤄진 특이한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요.
주얼리, 가방 등 액세서리 매장이 대부분입니다.”
최우현 씨가 이태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8년.
이태리에서 공부하고 사업차 방문을 하게 된지도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제 작품을 찾는 현지인들의 하나 둘씩 늘다보니까 매장을 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티나 매장처럼 한국 사람들이 이태리 제품을 좋아하니까 저도 이태리에서 승부를 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거죠. 매장이 크지는 않아요.
아직 여력이 없어 욕심을 많이 내지 못했지만 반응은 좋아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이태리와 인연을 맺은 지 13년 만에 매장을 열었다. 물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해외전시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90년 당시는 밀라노 사람들도 개인 전시회를 갖기 어려웠는데 그 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어요.
어떻게 개인전을 열 수 있었냐고 이태리 사람들이 묻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특별한 전시회였어요.”
그 후 스위스 국경지역에 있는 꼬모와 일본의 도쿄, 나라 등 해외 유명 도시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태리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좋아했다.
아마도 이태리에서 공부한 디자이너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림보다 공예를 좋아한 최우현 씨는 1981년 홍익대 금속공예과에 입학했다.
공예에 남다른 매력을 갖고 있었던 그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주얼리 디자인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다.
이태리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하고 귀국했을 때 비로써 전문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우현 씨는 작품이 특정 공간에 배치되는 것보다는 인체라는 갤러리 이용해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한다.
공간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게 보였으면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획일화된 디자인은 거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인체의 아름다운 곡선을 이용해 자기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있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그는 자신의 개성이 장신구로 나타나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원하고 있다.
최우현 씨는 자를 이용한 선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물을 모티브로 디자인 소재를 얻는다.
산이나 강이나 아니면 좀 더 감각적으로 부는 바람, 태풍의 느낌도 그에게는 좋은 아이디어다.
“시각적으로 아름답지만 착용하면 불편한 것들이 있는데 공예품은 그러면 안 됩니다.
착용감이 좋고 편해야 하며 색상도 어울려야 합니다.
인체의 모양에 따라 주얼리 크기나 느낌이 달라야 하는 것이죠.”
최우현 씨는 주얼리의 대중화를 바라고 있다.
주얼리의 가치, 가격에 큰 비중을 두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누구에게든 보석이 어울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보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요즘 그는 LG 휴대폰에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초콜릿 휴대폰을 서울 시립대와 공동 개발했다.
이번 두바이 전시회에 소개돼 중동 부호들의 호평을 받은 이 제품은 주문 제작된다.
삼성 휴대폰과 모토롤라에도 액세서리를 이용한 휴대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요즘 많이 사용하고 USB에도 전자파 예방에 좋은 자수정을 이용한 제품 등을 개발중인데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최우현 씨에게는 중2학년이 되는 딸이 있다.
그의 전시회가 있을 때는 현장에 나와 일손을 돕기도 하는데 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꽤 크다.
“지금도 혼자서 주얼리 디자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결국 제 작품을 흉내 내는 정도에 그치지만 그래도 대견합니다.
딸아이가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한다면 적극 지원해 줄 생각입니다” 그의 딸은 최우현 씨에게 든든한 후원자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