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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의 빛
'제3의 인생'은 '제3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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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SGI회장
1928년 1월2일 토쿄 출생.
창가학회인터내셔널(SGI) 회장
창가대학(創價大學), 창가학원, 민음박물관,도쿄후지미술관,
동양철학연구소 등을 설립
유엔평화상, 브라질남십자국가훈장, 세계계관시인등 수상다수.
전 세계 대학으로부터 255개의 명예박사, 명예교수 칭호 수여.
토인비 박사와의 대담집<21세기를 여는 대화>를 비롯한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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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리운 하코네의 벗이 “벌써 산벚나무가 물들기 시작했습니다”하고 단풍 소식을 알려주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온 산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멋지게 물드는 계절이 온다.
저녁놀에 새빨갛게 비치는 가을 단풍은 각별히 아름답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리라.
장엄한 저녁놀처럼 그리고 온 산 가득 불타오르는 단풍처럼 인생을 총마무리하고 싶다.
로트블라트박사는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홀로코스트(대량학살)로 빼앗겼다.
그 동안 전쟁이 없는 세계를 목표로 세계를 끊임없이 뛰어다녔다.
우리가 오키나와에서 개최한 평화회의에도 달려왔다.
건강이 걱정되어 물으니 쾌활하게 웃으며 “저는 ‘피곤’을 용납하지 않습니다”하고 말했다.
‘현대 중국화의 어머니’로 추앙 받는 홍콩의 펑샤오린 화백은 평화에 대한 바람을 혼신의 힘을 다해 붓으로 표현했다.
여든세살의 신춘을 맞이해서 편지에 “또다시 높은 봉우리에 오르련다.” 하고 썼다.
아흔 살인 지금(2003년)도 날마다 붓을 든다.
전에 보내주신 편지에는 선명한 필적으로 “수무강(?無疆:그 수명은 끝이 없고)”이라고 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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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로트블라트 박사와 11년만에 도쿄에서 재회한 이케다 SGI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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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역사가 토인비 박사와 대담을 시작했을 때, 신조를 묻자 여든세 살의 박사는 즉석에서 ‘라보레무스’라고 답했다.
라틴어로 ‘자, 일을 계속하자’는 뜻이다.
인생의 선배들이, 보는 이의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젊게 사는 원천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토인비 박사가 말한 한마디가 아직도 내 가슴에 메아리치며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초월해 가능한 한 먼 장래를 생각하며 인생을 도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항상 젊게 살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미래의 세계를 진지하게 생각하라, 그리고 미래에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목숨이 있는 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단호히 성취하라는 말이다.
사명이 있는 인생에 은퇴는 없다. 인간으로서 존귀한 책임을 엄연히 완수하는 사람은 늙음을 극복하고 죽음조차도 이겨낸다.
더욱이 토인비 박사는 “우리 정신은 날카로운 검을 지니고 있는 한 육체적인 한계에 구속되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즉 부정이나 사악에는 단호하게 정의에 찬 분노를 계속 불태우라는 말이다.
후지사와시에 백 살이 넘어서도 전문학교 특별강사로 초빙되어 살아 있는 인간학을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두번의 세계대전이라는 전란 속에서 꿋꿋이 살아온 여성이다.
젊어서 남편을 여의고 자녀 여섯명을 키우면서 줄곧 지역에 성실하게 공헌했다.
무명의 서민으로서 허영에도 빠지지 않은 이 위대한 어머니가 장수하는 비결에 대해, 나는 감명 깊게 들었다.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푸념이나 험담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태어난 이상 늘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머니가 건강한 비결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돋보기 너머로 날마다 신문을 읽고, 사회나 정치의 움직임도 감시하고,
적극적이며 과감하게 주장하고, 생기 발랄하게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족이나 이웃 사람들은 경애하는 이 어머니와 함께 항상 즐겁고 뜻 있는 대화의 자리를 넓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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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인비 박사의 요청으로 이케다 SGI 회장은 박사의 자택을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었다.(1973년 5월,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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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佛典)에는 중국 고대의 명군인 주나라 문왕이 고령자를 공경하고 소중히 한 덕분에 난세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한다.
‘주나라가 800년에 걸쳐 번영한 그 근본은 전적으로 인간성에서 나온 힘’이라는 사관(史觀)이다.
나이 드신 분들의 경험과 인덕과 영지는 둘도 없이 귀중한 사회적인 재보(財寶)다. 한없는 가장 좋은 자원이라 해도 좋다.
인생의 삶에 보람을 느끼고, 그 힘을 충분히 발휘해 총명하게 활용한다면 얼마나 풍요롭고 평화로운 휴머니즘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나는 21세기의 고령사회를 실버(은색)라기보다 오히려 ‘황금’처럼 빛나는, 지혜와 활력이 넘치는 화락한 장수사회로 만들기를
염원하고 있다.
1997년 단풍이 한창일 때, 오사카 가타노에 있는 간사이 소카학원(創價學園)에서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지금은 작고한 라이사 부인이 학원생을 진심으로 격려했다.
“마지막에 승리하는 사람이란 설령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투쟁을 관철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마음’ 여하에 달렸습니다.”
단풍잎이 선명하고 새빨간 것은 마지막까지 생명을 불살랐다는 증거이리라.
이 세상에서 사명을 완수하고 다시 대지에 돌아가서 땅을 비옥하게 하고 어린 나무들을 자라나게 하는 자양이 된다.
나무, 풀, 새, 별 등 모든 생물은 싸우며 산다.
사람도 미래를 바라보고 살아간다면 그 생명에는 청춘의 불꽃이 혁혁히 불타오를 것이다.
‘제3의 인생’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제3의 청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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