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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
지불면증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 해 보자. "어떤 부인이 평소 부질없는 근심 걱정이 너무 많아
무려 2년여 동안 주야로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장자화라는 명의가 이 부인의 진맥을 보니 비(脾)가 병들어 있었다. 비는 사려와 관계되는 장부로 사소
한 것도 지나치게 골똘히 생각하면 비장의 기운이 맺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에 남편과 상의하여 탕약으로 치료하기 전에 크게 노(怒)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노는
간과 연관되어 있으며 즉 오장의 상극관계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을 채택 한 것이었다.
그 남편은 이를 흔쾌히 수용하고 짐짓, 그 부인이 보는 앞에서 그동안 모아 두었던 많은 재물을 탕진하
고, 며칠 동안 계속해서 술을 먹고 하니 이를 본 부인이 크게 화를 내고 땀을 많이 흘렸는데 그날 밤에
곤하게 잠을 자고 또, 8~9일을 잠을 계속 잤다. 그 후로 밥을 잘 먹고 기운을 차렸다 한다.
불면증은 호소하는 사람마다 그 증상의 형태나 경중이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처음 잠들기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을 자다가도 몇 번이고 눈을 뜨는 사람과 새벽 2시쯤 눈이 떠진 후 다시 잠을
못 이루는 사람, 밤새도록 꿈을 꿔서 피로가 풀리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 외에도 평소 잠을 적게 자거나 저녁12시 이후에 습관적으로 잠을 자는 사람은 비만의 확
률이 높다고 한다. 한편 인간의 평균 수면시간은 7~8시간쯤 되나 여기에도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 평
소 5시간밖에 자지 않는데도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2시간을 자도 피로를 느
끼고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따라서 불면증은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잠자는 시간이 극
히 부족하고 그 기간이 상당히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에 기(氣)가 순행하면서 수면생리를 조절한다고 본다. 즉 주간에는 기(氣)가 양의 경
락을 따라 흘러 눈을 뜨고 깨어 있으며 야간에는 음의 경락을 따라 흐르므로 눈을 감고 자는 것이라
했다.
불면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심, 비가 허약해서 오는 것으로 우울증과 비슷하다. 그 증상은 잠을 잘 때
꿈이 많으면서 자주 깨며 가슴이 잘 두근거리고 건망증이 있다. 또한 음식을 적게 먹으며 얼굴이 누렇
고 윤기가 없으며 귀비온담탕류가 적당하다.
그 다음 간화로 인하여 발생되는데 업무과다로 오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그 증상은 눈이 쉽게 충
혈 되거나 안구 건조증을 호소한다. 잠을 잘 때 온방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자는 고약한 잠버릇이 있다
. 또한 게으르고 눕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비위가 허약한 사람으로 비장의 습을 제거해 주며
중기(中氣)를 보강하면 잘 치료된다.
옛날어른들은 잠자는데도 그 법도를 지키도록 양생법을 기술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측면으로 누워서
무릎을 약간 구부린 자세로 자면 심장 기운을 보한다 했으며 입을 벌리지 말고 다물고 잘 것, 등불을
끄고 잘 것, 너무 시장하거나 배부른 상태로 자지 말 것, 이불을 너무 두껍게 덮지 말 것, 손을 가슴에
얹지 말 것 등을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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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신경쇠약으로 오는 불면증에 쓸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한약재중에 백복신이 있다. 복신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가운데에 심이 박혀있다. 약효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 해준다. 이 복신12g을 150cc정도 물에 끓여 뜨거울 때 유정란의 노른자를 한개 넣어서 아침식사
후나 취침 한시간전에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 그 외에 머리맡에 양파를 놓는다든지, 상추쌈을 먹는다든
지, 반신욕이나 따뜻한 물에 발을 10분정도 담그고 자는 방법 등이 있다.
김 용 복
세종한의원 원장
한의학 박사
광진구 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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