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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세계를 누빈다

무원부지(無遠不至). 신라 화랑도가 행했던 `멀리까지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는 정신이 오늘날 `글로벌 한국기업'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비록 화랑도처럼 산수를 주유하며 즐기지는 못하지만 한국기업들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경제전쟁의 현실 속에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전통적인 수출지역인 미국ㆍ일본ㆍ유럽은 물론 새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릭스(BRICS)와 성장 잠재력이 터지기 직전인 중동 동남아지역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주요 기업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싸구려 인식에서 탈피, 현지화 고급화로 고객 유혹

◆북미◆

한여름에 접어들던 지난해 7월, 미국 중부 대평원지대에 있는 아이오와(Iowa)주의 소도시 코랄빌(Coral ville)의 베스트바이 매장.
인접한 아이오와시티(Iowa City)와 합쳐 인구 10만여 명에 불과한 이곳이지만 베스트바이 매장 TV 코너 에서는 세계 유명 브랜드의 LCD TV가 경연을 펼치고 있고 그중에서도 삼성전자 LCD TV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돼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물론 가격이 비싸 LCD TV를 선뜻 사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기존의 브라운관 TV는 대형 제품을 제외하고 는 잘 보이지도 않는 저 뒷켠으로 밀려나 있다.
DVD를 고르던 한 고객이 직원에게 제품에 관해 문의하자 이 직원은 "그것보다 조금 비싸지만 좋은 DVD가 있다"며 대뜸 삼성전자 제품을 추천했다. 과거 한국산 제품하면 `싸구려'로 인식돼 매장에서 제일 후미진 곳에 진열됐던 아픈 기억은 지금 이곳에 서는 찾기가 어렵다. 삼성전자가 반도체ㆍ휴대폰ㆍLCD TV 등에서의 명성을 앞세워 화려한 조명을 받는 매장의 전면을 차지한 것 을 비롯해 LG, 현대차 등 전자ㆍ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우리 업체들의 북미시장 공략은 현지화ㆍ고급화를 통해 더욱 힘이 붙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수출과 현지법인(생산법인 1개, 판매법인 4개) 판매액을 포함한 북미시장 연계매출 액은 150억 달러 가량. 99년부터 할인점 중심의 저가매장에서 철수해 베스트바이나 서킷시티 같은 전문매장 중심으로 공략하며 고급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최근에는 이들 전문매장과 함께 북미에서 인기 있는 농구ㆍ야구 등 스포츠를 활용한 자선 마 케팅활동을 펼쳐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최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뉴욕의 타임워너센터에 280여 평 규모의 첨단기술 체험관인 `삼성 익스피리언스'를 열었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오동진(吳東振) 부사장은 "삼성 TV가 미국 시장에서 연간 매출액 10억 달러를 달성하 고 3천500달러 이상 고가 TV시장에서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며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TV제품을 계속 선보여 미국 TV시장에서 선두를 유지 하 겠다"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2005 CES 전시장에서 해외언론사들이 삼성전자가 공개한 최대 크기의 102인치 PDP TV를 취재하고 있다.

2003년 에어컨과 전자레인지가 시장점유율 30%를 상회하며 미국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LG전자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고소득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벌여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뉴욕 타임스퀘어에 넓이 26미터, 높이 15미터의 첨단 LED 옥외광고판을 설치해 뉴욕중심 가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난타의 공식 스폰서를 맡아 극장 내에 LG 가전제품 시연장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LG 제품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1976년 중미 에콰도르에 포니 6대를 처음 수출한 이후 거의 30년만인 내년부터는 미국 현지에 서 생산한 `미제'(美製) 자동차를 판매한다. 10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15만대의 쏘나타를 생산 하게 되며 오는 2006년에는 싼타페 후속모델인 뉴싼타페도 연간 15만대 생산하는 등 연산 30만대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능력을 오는 2010년까지 50만대까지 늘리는 한편 2010년까지 미국 시장에 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의 본격 가동을 계기로 보다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 현지 고객의 감성과 기호에 맞춘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지난해 11월까지 미국시장에 28만8천585대를 수출하며 자동차 수출호조세를 이끌었다. 기아차의 쏘렌토는 지난해 11월 미국 북서부자동차기자협회(NWAPA)가 뽑은 '올해의 최고 가치를 지닌 S UV'(Best SUV Value)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자ㆍ자동차 외에 식품업계에서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5천만 달러를 들여 라면공 장을 짓고 있다. 1970년대부터 라면을 수출해온 농심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LA공장이 완공되 면 연간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5년 로스앤젤레스에 두부공장을 지어 미국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현재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두부 공장 3곳과 콩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콩식품 전문기업인 `와일드우드 내추럴 푸드 '를 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밖에 LG화학은 최근 미국 레텍(RheTech)사와 자동차 내외장용 소재로 사용되는 고기능성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ODM(제조업체 설계생산방식) 계약 조인식을 갖고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 한 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선다.

잠재성 큰 나라 포진, 무시할 수 없는 시장

◆남미◆

중남미는 한국에서 비행기 탑승만 20시간이 넘게 걸린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 곳 중 하나지만 기업에게 거리는 별 의미가 없다. 이 지역은 대표적 신흥시장인 `브릭스(BRICs)' 맨 앞 글자가 상징하는 브라질 외에 아르헨티나, 칠레 등 잠재성이 큰 나라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시장이다. 전자와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많은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올 해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은 한국과 남미의 체감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LG전자는 브라질의 아마조니아, 상파울로, 멕시코 멕시칼리, 레이노사, 몬테레이 등에 5개 현지공장을 두고 있고 판매법인도 5개 운영중이다. LG는 지난 11월 브라질의 휴대전화 공장을 증설하면서 중남미시장 본격 공략을 선언했다. 올 4월 브라질 따우바테 공장이 완공되면 2007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650만대의 CDMA 및 GSM 단말기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칠레는 LG전자의 새 전략기지다.
LG전자 칠레법인은 휴대전화 매출이 2003년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등 2004년 매출이 2003년보다 21% 가량 늘어난 8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LG전자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의견을 듣고 제품 및 가격, 마케팅에 반영하는 `P MS'(Product Market Strategy.제품시장전략) 제도를 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남미에서 판매법인 4곳과 2군데 지점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 11월 브라질 상파울로 트랜스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일류상품 전시관을 방문. 삼성관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마케팅, 관문 마케팅,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후원을 통한 `정상(頂上) 마케 팅'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이 지역 최고 브랜드로 올라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은 하나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니, 노키아, 델, 코카콜라, 폴크스바겐, 아메리카 에어라인, 텔레포니카 등 세계적 브랜드 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톱10 브랜드'에 올랐고, 대표적 시장인 브라질에서도 모니터, 휴대전화, 컬러TV,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지난해 10월 마나우스 공장이 연간 30만대 규모로 TV 생산을 재개한 데 이어 캄피나 스 휴대전화 공장의 생산능력(2004년 300만대)도 올해부터 점차 늘려가기로 했다. 칠레에서는 휴대전화 판매가 작년보다 2배 이상 성장하며 3대 업체로 자리 잡았고, 가전은 컬러TV, DVD플 레이어, 양문형냉장고, 모니터, 오디오, 전자레인지, 캠코더, VCR 등 8개 분야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11월 산티아고에서 21개국 700여명의 각료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APEC 정상회의에 테크놀로 지 부문 공식 파트너로 참가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껏 드높였다.
자동차와 에너지 분야의 진출도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까지 중남미 수출이 2003년 같은 기간보다 31.9% 늘어나는 등 수출이 탄력을 받았고, 기아차도 10월까지 중남미에 3만987대를 수출했다. 기아차는 중남미의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현지 대리점을 2003년 262개에서 지난해 287개로 늘린 데 이어 최근 출시된 신차 스포티지도 투입키로 하는 등 시장공략을 강화했다. SK㈜는 미국 헌트사 등과 함께 참여한 초대형 가스전인 페루 카미시아 광구에서 지난해 8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56광구의 지분취득 및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 브라질 BM-C-8광구에서도 원유를 발견했고 11월에는 BM-C-30/32 광구에 대한 사업권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에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인 포스코는 지난해 9월 CVRD사와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 MOU)를 맺고 대상지역 물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의류업체 신원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 확대 를 위해 96년 1천만 달러를 들여 과테말라에 종업원 2천명 규모의 공장을 세워 현재 니트, 셔츠류를 생 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남미 시장은 정국이 다소 불안정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일부 국가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고 다른 나라도 잠재력이 큰 곳이 많아 다각적인 수출확대 방안을 검토중"이 라고 말했다.

연구ㆍ개발(R&D) 아우르는 글로벌 공략 최대 승부처

◆중국◆

중국 베이징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창안대로(長 安大路)를 달리다 보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청색 외관 의 멋들어진 쌍둥이 빌딩 2동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빌딩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부지런히 오가는 베이징 시민들도 독특한 외관에 잠 시 시선을 멈추곤 한다.
LG그룹이 지난 2003년 7월 착공한 이 `LG 베이징 타워' 건물은 글로벌 경쟁의 최격전지가 된 중국 시장 을 바라보는 한국기업들의 달라진 시선을 한마디로 대변해 준다. 중국은 이제 값싼 인건비에 치우친 생산기지 차원을 떠나 연구ㆍ개발(R&D)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공략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 현지우수인력 채용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를 비롯, 중국 사업의 효율성 및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내 지주회사 설립 및 사옥 건설에 앞 다퉈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국은 명실상부한 `제 2의 내수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비오디 하이디스, 쌍용차 등이 잇따라 중국 업체에 넘어가는 등 중국기업들이 MA& 시장에서 `사 냥꾼'으로 변신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유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다 업체간 경쟁도 갈수록 격화돼 충분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 진출에 앞서 철저한 사전 검토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 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가 지난해 12월 생산누계 20만대를 돌파한 가운데 베이징현대 차 임직워들이 기념식을 갖고 있다.
◆`중국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현대차그룹은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내 100만대(현대 60만대ㆍ기아40 만대)구축 시점을 2010년에서 2008년으로 앞당겼다. 베이징현대차는 현재 연산 15만대의 1공장을 2005년 9월까지 30만대 규모로 증설하고 6억 달러를 추가 투입, 2006년말까지 2공장(30만대 규모)을 세우기로 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올초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투싼을 비롯, `쏘나타', 베르나 후속 `MC' 등 신 규 차종의 지속 투입을 통해 2007-2008년께 풀라인업을 구축, 2010년께 현지 점유율을 현 6.6%에서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둥펑위에다기아차도 총 6억4천487만 달러(약 7천550억원)를 투입, 연산 30만대의 제2공장 건설 작업을 준 비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ST마이크로사와 합작, 20억 달러를 투입해 올초 중국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06년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2003년 11월 중국 내 지주회사인 포스코차이나를 설립한 포스코는 급성장하는 중국 내 건설산업 수요를 겨냥, 오는 2006년까지 총 14억 달러를 추가 투자키로 했다. 중국 유통시장 확대 개방에 맞춰 신세계는 지난 97년 상하이에 이마트 1호점을 연지 7년만인 지난해 2호 점을 오픈했고 2010년까지 50여개의 점포망을 구축키로 했다. CJ홈쇼핑은 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합작으로 `동방CJ홈쇼핑'을 설립, 지난해 4월1일 중국에서 첫 방송을 시 작한 뒤 하루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 3천만 달러에 이어 2010년 14억 달러의 중국 매 출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9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개장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개, 2005년 50개, 2006년에는 120개로 중국 내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740만 달러를 투자, 칭다오현대조선 합작사를 설립해 종합상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조선업 부문에 진출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자동차 정비 서비스업인 `스피드메이트'를 중국에 런칭한다.
◆한국제품,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휴대폰 시장 전체에서는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지만 3천 위안 이상 고가시장에서는 5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애니콜 성공신화'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PDP, 홈시어터,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프린터, 캠코더, LCD 모니터, 노트북 PC 등 9가지를 전략제품으로 선정,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명품 대열에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중국매출을 지난해 100억 달러 안팎에서 250억 달러로, 전세계시장 내 중국 비중도 현 18%에서 25-30%로 높이기로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ORG-GFK에 따르면 LG전자도 지난해 1-7월 누계 기준 CRT 프로젝션급 이상 TV에서 11.1% 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역시 점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중고가 이상의 프리미엄 TV를 주력품목으로 설정, 중고가 위주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단위 집중수요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중국 D램 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 42%의 점유율(아이서플라이 집계 기준)로 1위를 유 지하는 등 압도적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지난 12월 23일 중국 자동차 사상 최단기간인 24개월 만에 생산 누계 20만대를 돌파했고 특히 준중형급인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지난 11월 혼다 어코드를 제치고 중국 내 전모델에 걸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현재 중국 파이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LG전자 중국지주회사가 올해 중국에서 매출 150억달러와 고급 제품군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세운 가운데 중국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들이 LG전자 LCD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에 `제2그룹' 설립 `잰걸음'
SK는 중국을 발판으로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목 표 아래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중국 사업 총괄 지주회사인 `SK 중국 투자유한공사'를 설립했으며 201 0년까지 중국에 매출 5조원, 20여개 현지법인을 보유한 에너지ㆍ화학그룹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K는 2010년까지 중국에서만 5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중국 현지법인 매출 비중을 2003년 2%에서 201 0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LG그룹은 올 8월 완공을 목표로 베이징 시내 창안대로(長安大路)에 제2의 쌍둥이 빌딩인 `LG 베이징 타워 '를 건설 중으로 LG전자, LG 화학 등 중국 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룹계열사 10여 곳이 이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중국 시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중국 내 그룹 계열사들의 업무를 총괄ㆍ조정하 는 지주회사 출범 작업을 막바지로 진행하고 있다. 이 지주회사는 현대ㆍ기아차를 포함, INI스틸, 하이스코 등 중국 내 15개 계열사 전체를 총괄 조정하게 되 며 현대캐피탈을 통한 금융서비스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베이징 시내 차오양(朝陽)구내 지하 3층, 지상 22층 규모의 밀레니엄 타워를 인 수, 중국 내 계열사의 헤드쿼터로 육성하고 있다.
◆R&D 거점ㆍ우수인재 확보 `총력'
주요 기업들은 단순한 생산기지 확보 차원을 넘어 현지 R&D 거점 및 우수 인재 확보 작업에 `올인',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밀착형 R&D 체제를 위해 지난 2003년말과 지난해 초 쑤저우와 항저우에 각각 반도체 후공정 연구소, 시스템 LSI 연구소를 연이어 개소한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오픈했다. 삼성전기도 중국을 글로벌 공급대응을 위한 양산 거점화 및 복합단지로 운영하기 위해 현지의 우수한 인 력을 바탕으로 종합 R&D센터 건립작업을 진행, 개발ㆍ경영자원의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도 중국 내 R&D 센터를 설립, 현지 생산비중을 현재 중국 매출의 40% 수준에서 2006년 57%, 20 08년 79%로 높이기로 했다.
우수인력 채용을 위한 `헌팅 작업'도 가속화,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중국 내 명문대를 돌며 기업설명회 를 실시하는 한편 베이징대, 칭화대 등 우수대학을 중심으로 CEO들이 직접 강연회를 갖고 있다. 우수대 학을 선정, 삼성장학급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현지인을 베이징 통신연구소장에 채용하는 등 핵심 포스트의 현지화를 통해 현 지 우수인력에게 성장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제2의 중국' 인도시장, 한류 열풍 일본ㆍ동남아시장

◆인도ㆍ일본ㆍ동남아◆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인도 남서부 푸네에서 제2동장 준공식이 있었다. 사진은 푸네공장 TV라인
`제2의 중국'으로 일컬어지며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인도 시장, 한류를 발판삼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 하는 일본 및 동남아 시장. 중국이 우리 무역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인도, 일본, 동남아 등 나머지 아시아 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 `제2의 중국' 인도를 공략하라
브릭스(BRICs)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10억 인구의 인도는 3억 이상이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구매력이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인 것으 로 평가될 정도여서 세계는 `제2의 중국'으로 주목하고 있다. 인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11월까지 총 33억439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2003년 총 수출액(28억5천295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인도는 2002년만 해도 한국의 23번째 수출 대상국이었지만 2003년 13번째로 크게 뛰어올랐고 지난해는 11번째를 기록해 `10대 수출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도 수출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자동차부품과 철강,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철 강, 자동차, 전자업계는 인도 사업 확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인도를 중국에 이은 `제2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한 `인도시장 3대 성장전 략'을 선포했고 이 같은 전략 아래 2010년까지 인도에서의 매출을 지난해의 10배 정도 증가한 100억 달 러로 잡았다. LG전자는 TV와 에어컨, CDMA단말기,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 다.
96년 인도를 일찌감치 전략시장으로 선정한 삼성전자도 지난해 7월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삼성 인 도 소프트웨어센터를 설립했으며 양문형 냉장고, 디지털TV, LCD 모니터 등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인도에서 수입차 판매 1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는 생산 규모를 연간 25만대로 늘렸고 포스코는 철광석 등 원료가 풍부한 인도 오릿사주에 연간 1천만t 이상의 생산이 가능한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 이다.
삼성전자가 삼성 디지철 호프 프로그램을 통해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 지역에서 나눔 경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이 디지털 정보촤 교육을 받고 있다.
◆한류열풍 타는 일본ㆍ동남아
외환위기로 인한 수출경쟁력 향상으로 99-2000년에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했던 일본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주춤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197억290만 달러로 2003년 동기보다 26.2% 늘었다. 섬유 등 경공업 제품은 중국에 밀려 점차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디지털 전자기기,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선전에 따른 것이다. 또한 그동안에는 일본 수출이 중간재가 많았지만 한류 열풍으로 앞으로는 소비재 시장에도 진출이 활발 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KOTRA 정혁 팀장은 "한일간에는 산업 분화가 상당히 잘 돼 있어 비중은 다소 줄어들더라도 교역량을 안 정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한류 열풍에 따른 국가 이미지 제고로 향후에는 소비재 시장 진 출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호적인 분위기를 등에 업고 각 기업들은 일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의 성공을 발판삼아 PDP TV와 LCD TV 등 기술면에서 일본을 추월한 품목을 앞세워 가전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동남아도 90년대 초반까지 수출액이 연 평균 40-50%씩 급증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부 터 중국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2003년부터 각 기업들은 다양한 문화행사 등 현지 밀착 마케팅을 펼치고 한류로 한국 제품에 대 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다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에서 `삼성 디지털 호프'(Samsung DigitAll Hope)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문화 소외계 층을 돕고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 각국의 청소년 및 장애아동 20여만 명이 혜택을 봤다. 또한 지난 2001년 인도네시아 반둥을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인도 방갈로, 태국 치앙마이, 필리핀 세 부 등을 `삼성시티'로 선정,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도시 건설에도 우리 건설업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대우건설 등 국내 6개 건설업체들 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노이 신도시 사업은 서호 주변 252만평과 홍강 북쪽 2천397만평에 총 300억 달러를 투자해 인구 75만 명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전자 휴대폰, 노키아ㆍ모토로라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차지

◆유럽ㆍ러시아◆

프랑스의 관문인 파리 샤를 드골공항 입구에는 삼성전자에서 세운 휴대폰 모양의 조형물이 서있다. 손이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양으로 약 11ｍ 높이인 이 조형물은 프랑스에서 `명품 휴대폰'으로 통하는 삼성 애니콜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러시아의 중심지인 모스크바 붉은 광장 맞은편에도 이 지역의 명소가 된 4 층짜리 삼성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만들어진 이 건물은 핸드폰과 PDP TV 등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주요 제품들을 전시해놓고 있는 데 모스크바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은 각 도시의 상징적 공간을 활용한 이 같은 마케팅에 힘입어 올해 프랑스와 러시아 시 장에서 처음으로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그것도 경쟁사인 노키아 등과 달리 50만 원대 이상 제품만을 주로 판매하는 고가 전략으로 이룬 성과라 더욱 값지다.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억 유로를 돌파했으며 러시아법인은 약 30억 달러(약 3 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러시아 시장의 경우 중국 다음으로 큰 8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게 그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유럽시장의 중요성을 감안, 올 여름 열렸던 아테네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로 다양한 마케 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삼성의 이미지를 전 유럽인들에게 각인시켰다. 특히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고 역사가 깊은 유럽지역의 특성을 감안, 고급 문화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현 지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02년 베르사유 궁전과 루브르 박물관에서 마케팅 행사를 펼친 데 이어 올해는 로댕 박물관에서 `디지털 로드쇼'를 개최했다.
이 로드쇼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57인치 LCD TV와 80인치 PDP TV를 비롯해 CES에서 혁 신대상(Best of Innovations Winner)을 수상한 50인치 DLP 프로젝션 TV와 두께를 기존 제품대비 10cm 가 량 줄인 슬림형 DLP TV 50인치 등 3세대 DNIe가 탑재된 다양한 디지털 TV 제품들을 미술 작품과 함께 소 개했다. 유럽에 14개의 판매법인과 3개의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LG전자는 2003년 폴란드 믈라바(Mlawa)에 위 치한 브라운관 TV 생산라인을 고부가가치 디지털 TV 중심의 생산공장으로 확장ㆍ증설해 전문화된 첨단 디지털TV 생산기지로 바꿨다.
지난해 12워 프랑스 파이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이서 열린 '한불 IT비지니스 포럼'에서 삼성전자 도우미들이 지상파 DMB 휴대폰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는 폴란드 공장에서 PDP, LCD, 프로젝션TV 등 고부가가치 TV제품의 생산비중을 2004년 50%, 2005 년 60%, 2007년 70%로 점차 확대해 유럽지역에서 프리미엄TV 시장점유율 1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러시아에서도 널리 알려진 상징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의 LG전자의 이미지를 러시아인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인접해 도심 중앙을 연결하는 `발쇼이 까메니(BILSHOY KAMENY: 거대한 돌) 브리지' 가 대표적 사례. 1691년 완공된 모스크바의 상징물 중 하나인 까메니 브리지는 이제 모스크바 시민들에게 본래 이름보다 `LG 브리지'가 더 익숙하다. 야간조명 기능이 내장된 LG전자의 거리 광고는 `까메니 브리지'의 밤 풍경을 아름답게 바꿔 모스크바 시 민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게 했다. 러시아에서의 이러한 독특한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 LG전자는 2003년 에어컨, 진공청소기, 오디오 등 3개 제품이 러시아 `국민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슬로바키아 질리나시(市)에 11억 유로를 투자해 `기아 모터 슬로바키아 공장'을 착공한 기 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유럽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 첫 해인 2006년에는 20만대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30만대 규모 까지 확대할 방침이며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신규로 개발된 소형 및 준중형 승용차를 생산, 유럽 현지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슬로바키아 공장은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생산(KD) 하는 방식의 단순 조립공장이 아닌 프레 스, 차체, 도장, 의장 및 엔진공장 등 자동차 제작 전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종합 자동차 생산공장으로 건설된다.
기아차는 유럽 현지에 안정적인 자동차 공급을 위한 생산기지 구축을 계기로 현재 연간 25만대 수준인 유럽 판매를 오는 2008년에는 5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유럽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올해는 유럽지역으로 의 완성차 수출 목표를 올해보다 15% 이상 늘려 잡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완성차 수출비중은 미국 39%, 유럽 30%, 기타 31% 등이지만 올해 유럽수출 비중이 15 % 정도 늘어나면 미국과 유럽지역의 수출비중이 34~35% 안팎으로 거의 같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유럽수출 확대를 위해 겟츠(클릭), 매트릭스(라비타), 투싼, 싼타페 등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의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2006 독일 월드컵 공식 후원을 통한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유럽연합(EU)에 신규로 편입된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 8개 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삼해외건설 주무대 중동 시장 다시 주목

◆중동◆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1천㎞ 떨어진 해안도시 아쌀루에(Assaluye).
이 도시 남서쪽으로 105㎞ 떨어진 걸프만 사우스파스(South Pars) 가스전 현장에서 우리 기술자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플랜트 건설에 도전하고 있다. 이란정부가 280억 달러를 들여 25단계로 나눠 추진 중인 이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현대건설이 2-5단계 총 27억 달러 어치를 수주했으며 LG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업체가 현재까지 발주된 10개 전 단계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현대건설이 지난 99년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수주한 2,3단계 공사는 지난 2002년 7월 완공돼 현재 가스를 생산해내면서 하루 400만 달러, 연간 12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4,5단계는 공사금액이 16억 달러로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 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 트로는 최대 규모다. 4,5단계 건설 현장에 들어가는 기계는 총 12만2천t에 달해 성인남자 160만 명의 무게와 맞먹으며 여기 에 설치되는 가스관 연장은 총 370만ｍ로 서울과 부산을 8회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 현장에서는 한국인은 물론, 이란 현지인, 태국인, 필리핀인, 인도인 등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들이 숙식을 함께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사가 한창일 때는 최대 1만8천300명의 인원이 동원된 적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대규모 인력을 관리하면서 공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전체의 3%에 불과한 한국인 임직원과 반장들이다.
2-3, 4-5단계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현대건설은 향후 이란에서 발주될 총 200억 달러 규모 나머지 단계 공사 뿐 아니라 중동 타지역에서 발주될 수많은 가스처리시설 공사 수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이스파한(Esfahan)에서도 우리 기술로 제철소가 건설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99년말 이란 국영철강사 니스코(NISCO)로부터 연산 140만t 규모의 용광로를 비롯한 제선설비 일체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해 올 10월 가동을 목표로 한창 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 포스코건설은 최근 이란 케르만샤(Kermanshah)와 야즈드(Yazd) 지역에 500~600MW급 LNG 발전소 2기를 건 설하는 6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란은 중동에서도 개발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건설이 4,5단계 공사를 수주, 건설중인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에서 지난해 8월 세계 플랜트 시공 사상 최단 기간이 28개월 만에 천연가스가 성공적으로 되입돼 제품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가스매장량이 26조㎥로 세계 2위인 이란은 인구가 총 6천700만 명으로 나머지 걸프연안 8개국을 모두 합 한 것과 맞먹으며 현재 정부 주도하에 7차에 걸친 경제개발계획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주변국가에 비해 개발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던 이란은 원유, 가스, 석유화학 등의 부문에 향후 10년간 약 1천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며 향후 5년간 350억 달러 규모의 신규발주가 예상되는 등 잠재수요가 높은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란과 함께 카타르도 해외건설 시장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카타르는 걸프만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북부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향후 5년간 에너지 산업에 총 24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며 석유화학 제품 생산시설 및 담수시설 증 설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카타르에서는 현대건설이 2억6천500만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액화처리시설 공사를 수행하고 있으 며 LG건설, 삼성건설 등도 각종 건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동의 국제도시인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도 국내업체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삼성물산은 최근 두바이에서 세계 최고층 건물인 버즈두바이(Burj Dubai) 공사를 8억8천만 달러에 수주 했다. 버즈두바이은 지상 160층 이상, 높이 700ｍ 이상, 연면적 15만천여 평 규모로 지어지는 건물로 현재 세계 최고층(508m)인 타이베이 금융센터(TFC)보다 200~300m 높아 완공되면 세계 최고 마천루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건설은 타이베이 금융센터,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 등 세계 1-2위의 초고층 빌딩 시공에 참여 한 데 이어 버즈두바이까지 수주함으로써 향후 중동지역 건설시장에서 수주기회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해외건설의 주무대였던 중동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속되는 고유가 추세로 중동의 건설 발주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 세계 원유매장량의 70%, 원유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중동국가들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대규모 석유 및 가스 플랜트 확충을 서두르고 있으며 그동안 벌어들인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각종 인프라 건설 사업 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만 봐도 총 57억4천793만달러의 수주액 가운데 중동지역 수주액이 30억6천24 5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에서 토목.건축 대신 대규모 석유ㆍ가스 플랜트가 `캐시카우'(Cash Cow)로 떠 오르고 있다"며 "중동지역은 향후 5-6년간 대규모의 석유ㆍ가스시설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업체 들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준 산업부 기자 | june@yna.co.kr 공병철 산업부 기자 | kong@yna.co.kr 송수경 산업부 기자 | kong@yna.co.kr 이정진 산업부 기자 | transil@yna.co.kr 정열 산업부 기자 | passion@yna.co.kr 김희선 산업부 기자 |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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