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베드신을 찍지 않았으면 하는 여배우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제가 1위를 차지했더라고요.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이 설문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배우이기 때문이죠."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종합촬영소 아트서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영화 '아랑'(감독 안상훈, 제작 더드림& 픽쳐스)의
촬영현장 공개 행사에서 여주인공 민소영 역을 맡은 송윤아는 배우로서의 딜레마를 이같이 설명하며 "지금 배우로서
복잡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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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개봉예정인 공포영화‘아랑’에서 여형사역으로 분한 영화배우 송윤아. 사진/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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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 속에는 연기생활 10여 년을 넘긴 30대 여배우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 있다. 관객이 원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가야
하는가. 아니면 관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연기 변신이라는 모s험을 감행해야 하는가.
이런 딜레마에서 송윤아가 선택한 작품이 영화 '아랑'이다. '아랑'은 아랑 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좇는 여형사 민소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러를 기본으로 스릴러 성격을 접목했다.
경남 밀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랑 설화는 정조를 지키려다 억울하게 죽은 아랑의 원혼이 나타나자 부임하는 사또마다 혼절해 죽어나가다가
어느 담력이 센 사또가 사연을 듣고 범죄자를 찾아내 한을 풀어준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 감독님과 민소영 역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왜 여형사는 항상 남성적이고
터프해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도 저와 같은 생각이셨고 이 영화에서 민소영 역은
여성성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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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아트서비스 세트장에서 열린 공포 영화‘아랑’ 촬영현장 공개행사에서 배우 송윤아가 열연하고 있다.
영화‘아랑’은 올 7월 개봉예정이다. 사진/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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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송윤아가 원톱으로 출연하는 영화 '아랑'은 송윤아의 두 가지 바람을 그대로 수용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여성성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가진 송윤아에게는 기존의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연기 변신을 가능하게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감하게 도전했다"는 송윤아의 말에서 그가 이번 역할을 얼마나 신중하게 결정했는가를 알 수 있었다.
변신이란 항상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윤아도 물론 영화 '아랑'에서 관객을 위해 새로운 차림표를
준비했다.
송윤아는 "샌드백을 치고 발차기를 하는 장면이 있어 영화 촬영 전 미리 체육관에서 연습했다"면서 "보도자료에는 제가
강도 높은 액션신을 선보인다고 돼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여형사 역할이기 때문에 맛보기로 몇 장면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에서 격투 장면을 보여주는 등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 샌드백을 치다 다친 손의
상처와 발차기를 하면서 얻은 발목 부상은 그가 변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송윤아는 "신인 감독님이지만 머릿속에 영화에 대한 완벽한 그림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시키는 대로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면서 "스릴러 영화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미리 공개할 수는 없고 영화가 개봉하는 7월까지만
기다려 달라"며 웃었다.
홍성록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 sunglo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