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보다 가벼운 우표 한 장이 30억 원 짜리도 있습니다. 문화예술품에 속하는 우표는 면세도 되죠.
월스트리트에 진출한 기업 중에 우표 같은 문화예술품에 투자 안하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외국에서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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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최연소로 세계우취연맹 심사위원에 도전하고 있는 김기훈 씨.각국의 고 우표들을 연구하고 가치를 평가
하는 자리로 세계에서 1년에 2명씩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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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수집가 김기훈(23)씨는 국내 우표 수집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전문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취미로 모으기 시작한 세계 각국의 우표가 10만점이 넘는다. 우표 수집이 점차 세분화 되면서
테마를 정해 모으고 있는데 최근에는 식생활 관련 우표를 수집중이다.
“올 가을에 열리는 세계우표 전시회에 ‘우표로 보는 인류의 식생활사’를 전시할 계획”이라며 출품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전시 샘플을 보여주었다. 과연 우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식생활 관련한 다양한 우표가 있었다.
우표 수집 경로는 주로 해외 경매나 카다로그 등을 이용하는데 잘 고르면 나중에 몇 배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우표 수집은 그 자체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흙 속에서 진주를 찾듯’이 그 가치를 찾아내는
것도 우표 수집가의 몫 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인터넷 우취(우표를 수집. 연구하는 취미)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다방면에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한식을 비롯하여 중화요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화요리는 실제로 호텔 등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서예에도 조예가 깊은데 주변의 서예가로부터 국전에 출품하라는 권유를 받을 정도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가지고 있다. 중국요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 일찍부터 중국어를 마스터 했고, 영어와 프랑스에도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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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및 고문서 수집가인 김기훈씨가 공개한 1740년 영국 왕실 지리협회 소속의 지도제작자
이만보웬(Eman Bowen)의 아시아 전도 2점중 흑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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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3번은 우표나 고문서 수집 등을 위해서 해외로 나가는데 얼마 전에는 우표 전시차 미국에 갔다가
뉴욕의 한 고서점에서 ‘한국해(Sea of Korea)'가 표기돼 있는 18세기 영국 고지도 두 점을 구입했는데 학계에서도
당시 동해에 대한 외국의 표기를 알리는 중요한 자료라며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외국에 나가보면 우표를 비롯한 고문서 등에 대한 수집 열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반면에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한국해’지도를 구입한 고서점에서 지도를 사러온 한국인은
제가 최초라고 하더군요.”
국내는 우표 동호인이 50만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1만 명 내외다.
반면에 독일의 경우 동호인만 750만 명에 이른다. 우표만으로도 비즈니스 시장이 형성되고 중개 알선을
비롯한 기업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할 정도다. 우표수집이 단순 취미를 벗어나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고려대학교에 특차로 합격 됐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중화요리
전문학교에 등록해서 요리를 배웠다. 내년에는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할 생각이다.
원하는 일을 하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으며 학력이나 주변의 눈길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
2002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우표전시회 청소년 우취 부문 대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방콕
전시회 금은상, 2003년과 2004년 대한민국우표전시회 금상, 2003년 중국 스촨성 아시아우표전시회 대금은상,
올해 5월 위싱턴 전시회 대금은상 등 각국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이 같은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김씨는 세계푸취연맹의 최연소 심사위원 자격을 따는 것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우표관련 책을 비롯하여 해외를 드나들면서 느낀 점 등을 모은 책을 쓰고 있는
김씨는 “나중에 우표, 문서 등을 전시한 ‘테마 레스토랑’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켜 보는 게 꿈”
이라고 밝혔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