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고의 인기 드라마를 꼽으라면 아마 『주몽』일 것이다.
주몽 왕자가 고구려를 건국하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조합하여 흥미진진하게 펼치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주몽은 술 때문에 태어났다는 사실.
천제의 아들 해모수가 지상에 내려와 연못가에서 놀고 있는 물의 신 하백의 딸 3명을 보게 되었다.
이 중 첫째인 유화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해모수가 권한 것이 바로 술이다.
술에 취한 유화는 수궁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하룻밤 사랑을 나눈 후 훗날 알 하나를 낳게 되니 이 알에서 나온 것이
바로 주몽인 것이다.
술은 이처럼 고금을 통해 강력한 마력으로 인간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데, 지금도 사회생활에서 최고 화두는 술이다.
잘 마시면 인생의 더없는 즐거움이면서 잘 못 마시면 패가망신하는 술.
술에 대한 몇 가지 잘못된 오해에 대해 살펴보자.
폭탄주로 마시면 순하고 술이 덜 취한다?
천만에 말씀이다. 우리 몸은 알코올 농도가 약 20%일 때 가장 흡수가 잘 된다.
40도짜리 양주와 4.5도짜리 맥주가 섞이면 약 20도가 된다. 따라서 가장 술이 빨리 취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폭탄주의 유래가 접대자리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일단 얼큰하게 취하고 보자는 뜻에서 개발(?)된 것이니
당연한 결과이다.
게다가 맥주 거품 속의 탄산가스는 알코올의 흡수속도를 높여 간에 무리를 주게 된다.
당연히 숙취도 오래 간다.
술 마실 때 오이 등을 넣어서 먹으면 순해진다?
술 마실 때 꼭 오이나 과일 등을 넣어서 먹는 사람들이 있다.
맛도 좋고 술도 순해진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오이를 넣는다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술의 쓴맛이 감소되어 마시기가 좋아진다.
먹기가 좋다보니 음주량은 늘게 되고 당연히 평소 주량보다 과음하기 쉽다.
오래 묵은 술이 몸에도 좋다?
개인당 위스키 소비 세계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묵은(숙성기간이 긴) 술일수록 맛이 좋고 몸에도 좋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
물론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될수록 향이 그윽해진다.
그러나 50년 100년이 지날수록 맛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와인의 경우에는 화이트와인은 2~5년, 레드와인은 5~10년 정도 숙성시킨 것을 최고의 상품으로 친다.
술의 풍미가 좋아진다고 몸에도 좋은 것은 당연히 아니다.
아무리 좋은 술도 과음하면 몸을 상하는 것이 진리이다.
술 마신 후 사우나는 숙취해소에 좋다?
술자리가 많은 사람일수록 술 마신 다음날은 꼭 사우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땀으로 술기운이 싹 빠져나가서 술이 빨리 깬다는 이유에서다.
진짜 그럴까? 술을 마시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랐다가 금방 다시 떨어진다.
말초혈관이 급속하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사우나에서 뜨거운 기운을 쐬면 혈관은 더욱 확장되고 혈압은 더욱 떨어진다.
혈압이 떨어지면 뇌로 보내는 혈액의 양이 줄기 때문에 빈혈도 쉽게 온다.
또한 간장으로 보내야 할 혈액도 줄어들어 알코올 분해 능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음주 후에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기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하수영
한의학박사.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겸임교수
라임한의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