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로 번갈아 출연
연기영역 확장
이건명 "깊은 연기에 대한 갈증 채우고 싶었다"
맘마미아, 블러드 브라더스, 유린타운, 렌트, 갬블러, 키스미 케이트, 미스사이공, 아이다, 틱틱붐, 19 그리고 80….
이건명이 13년간 출연한 작품은 모두 뮤지컬이었다.
"10년 넘게 뮤지컬을 했는데도 갈증이 생기더라구요. 깊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었겠죠.
뮤지컬에서는 깊은 감정을 음악과 노래로 표현하잖아요. 순수하게 대사로만 공연을 채우는 연극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건명의 첫 연극 도전작인 '나생문'은 아쿠타가와 류노스께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우리에게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로 친숙하다.
이씨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한가지 사건에 관해 각각의 인물들이 엇갈린 진술을 털어놓는데 다 진실처럼 들려요.
세상을 향해 다각적인 눈을 가지라고 말하는 작품이죠.
이 연극을 처음 봤을 때 30대 초반이었는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나 이건명을 바라보는 시각도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구나,
내가 바라봤던 세상도 단면 뿐이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데니안 "당분간 연기에만 전념"
올 초 개봉한 영화 '기다리다 미쳐'를 통해 배우 신고식을 치른 데니안은 연극 '클로져'에 이어
'나생문'에 출연하면서 아이돌 스타에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가수로서 보여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래 연극은 좀 나중에 하고 싶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연기가 안정된 다음에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클로져'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처음엔 거절했는데 어떻게 연달아 두 작품을 하게 됐네요."
'클로져'에서 두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면서 번민하는 '대현' 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무사' 역을 맡았다.
그는 "대현 역도 감정 표현이 어려웠는데 이번 작품은 사극인데다 혼령으로 나오기도 해서 더욱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개막한 '클로져'에 10회 가량 출연한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더 든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 연기도 어렵지만 연극은 집중해서 감정을 끌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힘든 것 같아요.
한 인물의 감정을 느껴서 표현해내기가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무대에서 나도 모르게 감정에 젖어 눈물이 나온 적이 있어요.
저자신도 깜짝 놀라면서 이런 게 연기의 매력이구나 하고 느꼈죠."
그는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연기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연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선 문화부 기자 |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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