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배송의 판타지
아더와 미니모이
'레
옹', '제5원소'를 연출한 뤽 베송이 메가폰을 잡은 '아더와 미니모이: 비밀 원정대의 출정'은 마법 세계로 들어간 어린 소년의
모험담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감독이 직접 쓴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주인공 아더(프레디 하이모어)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할아버지를
찾아 2㎜ 크기의 소인들이 사는 미니모이 왕국으로 떠난 후 겪는 모험을 그렸다.
할아버지가 숨겨둔 보물을 찾아 땅속 미니모이 왕국으로 떠난 아더는 왕국의 후계자인 셀레니아 공주를 만나 왕국을
빼앗으려는 악당 말타자르와 승부를 벌인다.
영화에서는 뤽 베송의 장기인 현란한 액션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감독은 인물의 동선을 따라가는데 치중하면서 디테일을 어루만진다.
솔방울, 조개껍데기, 나무뿌리, 활엽수, 이끼 등을 묘사하는 장면은 생기가 넘치며 빨강, 노랑 등 원색을 사용해 정갈한
느낌을 준다. 또 팝 음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레코드판 위에서 펼치는 아더 일행과 말타자르 수하들의 검무는 상상력의
극단을 보여준다.
다만,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의 이음매가 부드럽지 못하며 이야기도 허술하다.
왜 말타자르가 왕국에 반기를 들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를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아더의 연인인 '셀레니아'는 마돈나가, 미니모이 왕국의 왕은 로버트
드니로가, 악역 말타자르는 젊은 시절 악동으로 소문났던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가 맡았다.
시리즈 2편과 3편에 해당하는 '아더와 말타자르의 복수'와 '아더와 두 세계의 전쟁'이 올 겨울과 내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전체관람가. 7월9일 개봉.
송광호 문화부 기자 | buff27@yna.co.kr
시골소년의 반란
요시노 이발관
영
화 '요시노 이발관'은 '가모메 식당'을 연출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데뷔작으로 2004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어린이영화
부문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핀란드 헬싱키의 한 식당을 배경으로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가모메 식당'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요시노 이발관의 주인으로 등장하는 모타이 마사코가 반가울 것이다.
'요시노 이발관'은 감독의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심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조용한 영화지만 조금 더 밝고 경쾌하다.
시골 마을 소년들이 벌이는 반란은 유쾌한 웃음을 주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과 소박한 사람들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마을의 남자 아이들은 전통에 따라 무조건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한다. 아이들의 바가지 머리를 책임지는 것은 마을의 유일한
이발관인 요시노 이발관 주인 요시노 아줌마.
요시노 아줌마는 오후 5시가 되면 마을 안내 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귀가 시간임을 알리고 이웃들의 소식을 전하며 내일 날씨도
알려준다. 마을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
바가지 머리에 별다른 불만 없이 따르던 아이들은 갈색 머리를 멋지게 빗어 올린 전학생이 등장하자 술렁인다.
여학생들이 모두 전학생에게만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요시노 아줌마의 아들 게이타를 비롯한 다섯 명의 소년들은 '두발
자유화'를 위한 반란에 나선다.
반란은 '왜 꼭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하느냐'는 전학생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기해
재미없는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감독의 장기이기도 하다.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소개돼 가장 먼저 매진되는 인기를 누렸고 올해 같은 영화제에서 다시 한 번 선보였다.
한미희 문화부 기자 | eoyyie@yn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