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한다’는 법칙은 직장생활에서도 예외가 없다. 많은 직장인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상사와 부하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나의 유형과 상대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사람 중에 CEO와의 관계 때문에 회사생활에 심각한 회의를 느낀 친구가 있었다. 순수 공학
도 출신인 CEO와 문과 출신인 그 친구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번번이 부딪쳤다. CEO는 도식화된 명쾌
하고 간결한 PT를 원하는 반면, 그 친구는 장황하고 상세한 설명을 하기 일쑤였다.
한 번은 둘 사이의 마찰이 너무 심해 이 친구가 “왜 CEO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걸까?”라는 생각
에 집중하다 운전중에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결국 두 사람은 해결지점을 찾지 못하고 한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사실 위의 두 사람은 모두 출중한 능력을 지녔으며, 일에서도 좋은 성과를 도출해내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표면적인 일처리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의 차이 때문에 결코 원만하
게 지낼 수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는 조직 차원에서 아까운 인재 한 명을 놓치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
져오고 말았다.
이 두 사람의 결정적인 문제는 상호간의 스타일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직장생활은 독불장군처
럼 혼자 해결해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원활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연결지
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상사와 잘 지내야 하는 것은 직장생활의 기본이며, 부하를 잘 다룰 줄 아
는 기술은 리더십의 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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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는 상사나 부하직원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
그러나 상사와 잘 지내는 것은 직장생활의 기본이며, 부하를 잘 다루는 것은 리더십의 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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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을 알아내라
그렇다면 이러한 연결지점은 어떻게 찾아내야 할까? 먼저 상호간의 스타일을 알아내야 한다. 스타일
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잘 알려져 있는 심리검사를 활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16가지 유형
의 성격이 나타나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와 인간의 행동유형을 4가지 핵심요소로 나눈
DiSC(Dominance, Influence, Steadiness, Conscientiousness) 등이 있다.
하지만 상대의 유형을 파악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평가지를 매번 활용할 수는 없다. 기업들은 인성검
사의 자료로 이러한 유형 평가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 역시 개인이 쉽게 활용하기
는 어렵다. 대신 이들 각각의 유형은 독특한 행동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몇몇 행동유형의
특성을 기억해 두면 상대의 행동과 말투 등을 분석, 추측해낼 수 있다.
DiSC 진단에 기초한 대표적인 4가지 스타일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도형(Dominance)은 자신감이 많고
목표지향적이지만 자신의 입장이 명확해서 상대의 견해나 감정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사교형(Influence)은 일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익숙하고 칭찬이나 인정에 의해 동기가 부
여된다. 대신 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해 산만해 보일 우려가 있다.
안정형(Steadiness)은 현재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어 하며, 팀 지향적이다. 나아가 변화를
두려워하며 지나치게 자신을 양보하는 경향이 있다. 신중형(Conscientiousness)은 과업지향적이고 분
석적이며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일의 전체적인 면을 보지 못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같이 어떤 스타일이든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좋고 나쁜 스타일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단,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설명했던 두 사람의 경우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우선 필자의 친구 B는 핵심을 직접 말하기보
다 다양한 사례와 비유를 통해 길고 상세하게 설명하는 데 익숙했다. 대신 결론을 도출해내기까지 체
계가 부족하고 산만한 경향이 있었다. 이는 사교형에 가까운 특징이다.
반면 CEO였던 P는 도표나 상세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상황을 분석하기 좋아하는 신중형이었다.
B는 칭찬을 받고 인정받는 것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데 비해 P는 칭찬에 인색하고 핵심사항만 분석
하고 논의하기를 좋아하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만일 B와 P가 서로의 성격 유형을 이해했다면 극단적인 결별에 도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려면
B는 신중형인 상사의 스타일에 맞게 분석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었고
, P는 사교형인 부하의 스타일에 맞게 잘한 것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칭찬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스타일의 차이를 인정하라
이렇게 상호간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만일 스타일을 파악했
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스타일을 내세우며 서로 협조할 의사가 없다면 문제가 있다. 상대의 성격과 행
동유형을 통해 스타일을 파악했다면, 다음에는 그 특징에 맞게 응대해 주는 예의가 필요하다.
주도형에게는 큰 그림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세부사항을 말하는 것이 좋으며, 사교형에게는 충분히
인정하고 칭찬하면서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형에게는 조직 내에서 그가 역할
하고 있는 공헌도를 충분히 인정해주고, 신중형에게는 개인적, 감정적 일들에 성급히 개입하지 말고
상세한 설명과 논리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스타일은 동료간, 상사와 부하간을 막론하고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요인이 된다.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이해했다면 나를 잠시 버리고 상대에게 맞출 줄 아는 지혜와 용기도 필
요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행동유형을 존중하면서 상대를 배려할 수 있을 때 상대의 진심은 열리게
될 것이다.
또 이는 직급이나 직위를 막론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활용하
는 것이 아니라 아랫사람이나 윗사람 모두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활
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나’가 아닌 ‘타인’을 대할 때 이러한 유형별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
로써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