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세계 최대 은행이 탄생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과 UFJ은행간 합병으로 출범, 세계 최대 규모 은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1월 4일 영업을 개시한 것이다.
이 은행은 연말연시 연휴 기간에 전국 지점의 간판 교체작업을 서둘러 일본 내 유인점포 672개소의 영업을 시작했다.
또 양측 컴퓨터 시스템을 접속해 현금 자동입출기(ATM) 등의 온라인 서비스도 가동시켰다.
새 은행의 행장에는 도쿄미쓰비시은행장인 구로야나기 노부오 씨가 취임했다. 도쿄 마루노우치 본점에서 열렸던
발족식에서 구로야나기 행장은 “미국과 유럽 등의 일류 은행에 뒤지지 않는,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새 은행은 자산규모가 193조 엔으로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인 지주회사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 내에서
총자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회사다.
계좌 수 약 4천만 개(두 은행 합산, 2005년 9월말 현재)에
고객예금 잔고가 약 100조 엔에 달해 경쟁관계에 있는 미즈호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으로 지난해 10월 1일 앞서 합병을 마친 산하의 신탁은행과 증권회사
등을 포함해 그룹 체제를 갖추게 됐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탄생으로 거품경기 붕괴 후 막대한 부실채권과
그에 따른 경영악화로 이합집산을 계속해온 일본 금융계는 이로서 지난 2002년 4월 합병해 재출범한 미즈호
그룹과 스미토모미쓰이 파이낸셜 그룹(SMFG) 등 3개의 초대형 금융 그룹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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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쿄미쓰비시은행과 UFJ은행간 합병으로 출범, 세계 최대의 은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쓰비시도쿄UFJ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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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한 두 은행의 시스템이 완전 통합되기까지는 2년 여가 걸릴 전망이다. 걱정거리는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 시스템 통합을 위해 이른바 ‘150일 작전’을 거치며 전 행원들이 휴일도 반납하며 매달렸지만
공룡과도 같은 거대한 ‘메가뱅크’의 시스템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일본에서 메카뱅크 시스템의 경우, 2002년 봄 미즈호그룹 통합시에 거래정지와 계좌인출 오류 등이 잇따라
일본사회의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UFJ가 발족할 당시도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에 출범한 은행은 규모 면에서 이전의 메가뱅크를 압도한다. 계좌 숫자는 세계 최대다. 이에 따라 거래처
기업들의 계좌이체 과정 등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현금 자동인출기가 9천대에 달하고 두 은행간 계좌이체가 이뤄지며 점두에서 판매하는 신탁상품도 50개에서
2배로 늘었다. 중요한 것은 전국 어떤 지점에서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한
것이다.
두 은행의 시스템을 접속하더라도 당장은 별도의 기간시스템이 병존하는 만큼 두 은행의 서비스를 통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기예금 및 외화예금의 인출이나 통장의 자동정리 등은 각각의 옛 점포에서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옛 도쿄미쓰비시나 옛 UFJ를 식별하는 마크를 ATM 등에 표시토록 돼있다. 신형 금융상품 개발 등도 일단은
추후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말하면 서비스의 충실도 등 합병효과는 완전한 합병 이후로 미뤄야 할
처지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경쟁 은행을 압도하는 규모다. 국내 유인점포는 672곳, 거래 기업은 38만3천사에 달한다.
해외 40개국 이상에 지점과 출장소 등도 89곳에 이른다. 도쿄역 앞 빌딩에 넓이 5천m2의 거대한 딜링룸을 설치했으며
외화와 채권 등의 매매를 담당하는 딜러 등도 800명이나 배치했다.
아사히신문은 이곳이 도쿄 외환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 은행의 심장부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 신문은
이런 규모력을 잘 살려 통합효과로 경비절감이 가능하다면 장밋빛 미래가 예상된다면서도 시스템 통합에서
허우적거릴 경우 경쟁은행에 뒤쳐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스템 통합이 경쟁력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또 오는 2008년까지 직원 6천 명 삭감 등 구조조정을
단행, 2천400억 엔의 비용감축에 나서기로 한 만큼 그 결과도 주목된다.
이미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은 중국 제2의 은행인 중국은행에 출자하기 위해 협상중이다. 실현될 경우 일본과
중국의 대형 은행간 첫 자본제휴 사례가 돼 국제 금융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측은 이미 중국의 금융 당국과 출자비율 등에 대해 협의를 시작, 이르면 연내 출자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 외국 금융자본은 단독으로 20% 이상 출자할 수 없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측은 향후 중국기업에 대한 융자를 비롯, 신용카드 사업 등 소매금융 분야에서 사업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중국은행 측도 일본의 메가뱅크로부터 출자를 받아 선진 융자심사 기법이나 컴퓨터 관리시스템
등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행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중국 2위의 은행이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측은 이처럼 거대한 자산 등 규모의 경제력을 무기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시장으로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이 은행이 규모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자라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지홍 도쿄 특파원 | shi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