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완화하기로 합의, 상당수 대기업집단이 출총제에서 벗어나고
출총제 대기업이 정부가 지분을 소유한 구조조정 기업 인수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출총제는 자산 6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회사 자금으로 다른 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순자산의 25%로
제한하는 장치다.
공정위와 여당이 출총제를 완화한 것은 출총제 졸업 기준 완화를 통해 출총제 적용 대상 대기업집단 수를 줄여
대기업집단의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주고 공적자금 회수와 기업 구조조정의 원활한 마무리를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10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과 15개 대기업집단 구조조정 본부장 간담회에서 나온
재계의 일부 건의를 수용한 수준에 그치고 출총제 적용 대상 기준(자산 6조 원 이상) 완화 등 핵심 사항은 포함되지
않는 등 기존 출총제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어 재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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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총수가 없는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출총제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한국전력과 KT, 포스코, 철도공사 등
4개 대기업집단은 출총제를 적용받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태국의 라용 아마타시티공단에서 자동차강판 전용 가공공장인 POS-TPC 준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은 공장 전경과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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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대상 대기업 수 예상보다 줄어들 듯
당정이 총수가 없는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는 출총제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한국전력과 KT, 포스코, 철도공사 등
4개 대기업집단은 출총제를 적용받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지난 2월 10일 간담회에서 총수가 없는 기업의 경우 순환출자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왜곡이 없다며 출총제를
적용할 때 총수가 있는 기업과 다른 요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정도 총수가 없는 대기업집단은 총수의 사익 추구 위험이 없는 만큼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과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전 등 4개 기업이 오는 4월에 새로 지정되는 출총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고 출총제 대상 기업집단
수도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에 지정된 출총제 대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 LG, SK, KT, GS, 한화, 금호아시아나, 두산, 한국철도공사,
동부, 현대 등 11개다.
올해는 부채비율 졸업 요건 폐지로 지난해 출총제에서 빠졌던 삼성, 포스코, 롯데, 한국전력과 자산 6조원을 돌파한 CJ,
LS, 대림 등 8~9개 집단이 새로 편입될 것으로 보여 출총제 대상 기업집단이 20개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정부출자기관 지분 소유 기업 출자 예외 인정
또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 등 정부출자기관이 30%이상 지분을 소유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출자를 출총제의
예외로 인정하기로 함에 따라 출총제 기업이 구조조정 기업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종전까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인수전에 출총제를 적용받는 대기업들은 참여할 수 없어 외국자본과 역차별 논란이
빚어졌다.
현재 정부출자기관이 지분을 30% 이상 소유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정밀 등 6개사여서 이들 기업에 대한 인수전은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모범기업 요건 완화
당정은 이와 함께 출총제 졸업기준의 하나인 지배구조 모범기업 요건 중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운용과 관련된 요건도
완화하기로 합의, 지배구조 모범 요건을 통한 개별 기업의 출총제 졸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내부거래위원회 운용 대상을 10억 원 이상의 모든 내부거래에서 100억 원 이상으로 완화했고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4명 이상 두도록 한 조건도 위원은 3명 이상, 사외이사 구성비는 전체의 3분의2 이상으로 각각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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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출자기관이 지분을 30% 이상 소유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정밀 등 6개사여서 이들 기업에 대한 인수전은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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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내부거래위원회의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주요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 내부이사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출총제 앞으로 어떻게 되나
출총제 졸업기준 완화로 출총제의 전체 큰 틀에 대한 변화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정위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올해 끝나면 시행 결과를 봐서 내년에 출총제 폐지 여부를 포함해 대기업집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어서 올해 말부터 출총제에 대한 공방이 다시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 의욕을 저해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역차별 제도일 뿐 아니라 경영권 방어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자산 6조원 이상'이라는 출총제 적용 대상 기준은 경제 규모가 매년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출총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에서 "출총제가 어차피 금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제도"라고 말했고
우제창 제3정책조정위원장도 사견을 전제로 "올해말 시장개혁 로드맵이 끝나면 출총제를 폐지해야 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하지만 재벌 총수 등 일가가 5%도 안되는 지분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50% 안팎의
내부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소유지배구조의 왜곡이 심각하다며 출총제 폐지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또 출총제가 올해 말로 끝나는 한시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소유지배구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 폐지보다는 완화된 출총제 졸업기준을 통해 출총제
대상 대기업집단의 졸업을 유도, 출총제가 자연스럽게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내ㆍ외부 견제시스템에 대한 종합평가가 이뤄지는 내년에 출총제 존폐 여부에 대한 큰 방향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경제부 기자 | leesang@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