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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재계 가교 역할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 회장
전
국경제인연합은 5월 15일 서울 여의도 회관 경제인클럽에서 회장을 비롯한 회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고,
이윤호 박사(전 LG경제연구원 원장)를 상근부회장으로 정식 선임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향후 2년간 전경련 사무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게 되며, 경제계의 화합과 경제현안을 해결해 나가는데
정부와 재계의 가교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부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금 전경련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소명중의 하나"라고
강조하였다.
이 부회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경제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했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되살아나야 하며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친기업 정서를 확산시키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이 조 회장을 중심으로 회원의 단합을 도모하고, 경제계 원로와 회장단, 회원사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주력할 것이며, 회원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사무국 조직을 효율적으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전국은행연합회 등을 거쳐 LG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해 정부와 민간 경제계를 두루 거친
금융 및 실물경제 전문가다.
또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자문위원과 한국경제연구원 감사 등을 오랫동안 맡아 전경련 사무국 상근부회장으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1948년생으로 대전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 및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1995년 LG경제연구원 대표이사 원장과 고문을 지냈으며 1997년부터 전경련 자문위원,
2001년부터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감사를 지냈다.
한편 LG출신 인사가 전경련 실무를 총괄하는 상근 부회장이 됨으로써 그동안 전경련에 소원했던 LG 그룹과 전경련의 관계가
활성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반도체 빅딜' 섭섭했던 LG와 전경련 화해할까
LG그룹 출신 인사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에
내정됨으로써 '4대 그룹' 중 하나인 LG와 재계 총본산인 전경련의 관계가
개선될 것인지 주목된다.
과거 'IMF 위기' 때 이른바 '반도체 빅딜'을 계기로 전경련에 소원했던 LG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전경련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면
전경련이 명실상부한 재계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기본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윤호 부회장은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LG경제연구원 원장과 고문을 거친 LG그룹의 대표적 경제 이론가다.
LG측은 그가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전경련이 능력과 역량을 평가해 영입한 것으로 본다"며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고 그룹의 입장이나 의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LG측은 또 "LG와 전경련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두고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로서는 사실상 그룹에서 퇴직한 임직원의 개인 거취에 대해 관여할 수 없으며 이번 인사에 대해 관여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LG그룹에 상근 부회장을 LG측 인사로 추천해달라며 LG를 전경련으로 끌어들이는
'화해 제스처'를 취했으나 LG는 추천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때문에 LG측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LG 출신 상근 부회장'을 밀어부친 격이 된 이번 인사에 대해 LG측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뒷말도 없지 않다.
LG는 1998년 반도체 빅딜 과정에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으로 강제로 빼앗겼으며 이 과정에서 전경련이 핵심 중재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이후 구본무 LG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발길을 끊었었다.
LG는 최근 편찬한 60주년 사사에서도 1998년 연말은 "LG에 있어 혹독한 아픔의 시간이었다"고 지적해 섭섭함을 표했다.
“전경련 상근 부회장 내정은 개인적인 결정이며 LG와 전경련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LG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LG와 전경련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반도체 빅딜에 대한 LG측의 '한'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이미 수년이 지난 과거의 일인데다 재계의 대표 그룹인 LG가
재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전경련을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경련 수뇌부 인사를 마무리하고 구 LG회장의 전경련 활동 참여 계기를 마련한 조석래 회장이 LG 등 재계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전경련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사무국은 5월 17일자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 향후 전경련의 사업방향과 사무국 운영방침을 분명히 했다.
전경련 사무국은 조직체계를 종전의 4본부 3실 11팀제에서 5본부 2실 14팀 체제로 조정해 국제, 규제,
산업인프라 등 회원 관심분야 위주로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또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미래연구와 신사업분야를 핵심사업으로 추가하고 기획조정실 내에 혁신팀을 신설하여
회원의견 수렴과 사업추진 방식, 사무국 제도·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의지를 다졌다.
전경련의 간판역할을 맡고 있는 경제본부장에 한국경제연구원의 황인학 기업연구본부장을 상무로 영입했으며 여타 임원에 대해서는
금년 말까지 능력발휘를 위한 기회를 부여한 뒤 재평가하기로 했다.
실장과 팀장에 대해서는 연공을 배제하고 능력과 혁신마인드를 평가기준으로 대폭적인 발탁인사를 실시해 16개 실·팀장급 중
4분의3이 신규임용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이윤호 전경련 부회장은 이번 사무국 개편을 통해 "변화와 혁신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1년 동안 해야 할 일을 반년에
마친다는 각오로 일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각 부서는 회원 필요사항을 기준으로 금년도 전경련사업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현경숙 산업부 기자 | ksh@yna.co.kr
주성남 기자 | jsn@yna.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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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장경제체질 아니다"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은 "우리는 아직 시장경제체질이 아닌 것 같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더 많은 혁신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시장경제를 할 수 있는 체질인가,
시장경제가 착근했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며 "시장경제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시장경제 착근의)기본 원리는 경쟁과 개방"이라며 "경쟁과 개방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체질화하고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동석한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LG그룹에 상근 부회장 추천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른바 '반도체 빅딜'로 인해 소원해진 LG그룹과 전경련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회복할 게 뭐 있냐"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과 이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연루 혐의에 대해 '개인의 일'이며 이 일로 인해 재계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개인이 한 일을 우리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힘들고 곤혹스럽다"며 "짧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다른 나라도 비슷한 일이
많이 있었고, 불행한 일이지만 전체(기업)가 어떻게 잘 되고 있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사건의 성격에 비해 언론이 너무 크게 보도하고 있다"며 "'아들이 맞고 와서 아버지가 때린' 정도의 사건이고
대기업 총수가 저지른 사건이라 해도 너무 크게 다뤄지고 있다. 누구니까 더 도덕적이 돼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Q.전경련은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다. 부회장을 맡게 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혀달라.
전경련 부회장 자리는 쉽지 않은 자리이고 걱정이 더 많다. 힘이 될 수 있으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
Q.부회장은 전경련 내부 살림을 총괄하고 대외적으로 재계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
전경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전경련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다. 찬찬히 들여다본 뒤 생각해보겠다.
Q.LG 출신이 전경련 부회장을 맡게 돼 그동안 소원했던 LG와 전경련의 관계가 활성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있다.
그렇게 되면 참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LG 그룹과는 상관없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도 LG 그룹과는 무관하게 이번 인사를 추진한 것으로 안다.
조 회장이 LG 등 주요 그룹과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겠나.
이번 인사에 대해 조 회장이 LG그룹과 의논해 그룹이 알고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Q.97년부터 전경련 자문위원,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감사 등을 지내 전경련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경련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국민이 전경련을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전경련은 재계가 기댈 수 있고, 정부로서는 믿고 의논할 수 있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전경련에 대해서는 사실 '아웃사이더'였다. 앞으로 전경련을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길 바란다.
Q.조 회장과는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였다.
Q.대선을 앞두고 있어 전경련이 정치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재계는 정치권에 대해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경숙 산업부 기자 |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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