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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붕괴 후 최악
영국, 2008년 경제
금융시장 불안, 미국 경기침체, 유가와 식품가격 상승은 영국의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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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맨체스터 트래포드 플라자의 쇼핑센터.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유가와 식품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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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장기 호황을 누린 영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은 1997년 노동당 집권 후 10년 동안 연평균 2.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최대의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올해 경제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영국 경제는 밝지 않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이 심각한 경기둔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2007년 2.7%에서 올해 2.2%로 떨어질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이 영국 내 주요 경제학자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경제전망 조사 결과 영국이 세계적인 신용경색의
여파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비관론이 두드러졌다.
영국이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금융시장의 불안, 미국의 경기침체, 유가와 식품가격 상승이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진단했다.
영국 경제를 위협하는 첫 번째 요인은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시작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은 미국이나 다른 G7 국가보다 영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미국보다 더 가파르고, 소비자 차입비율도 유럽 다른 나라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지수에 따르면 영국의 실질 주택가격은 1997년 이래 10년 동안 무려 205%나 뛰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03%, 프랑스는 137%, 스페인은 184%에 불과하다.
또 영국 가구의 모기지 부채 비율은 가처분 소득의 125%나 된다.
반면, 미국 가구의 모기지 부채는 104%, 프랑스 가구의 모기지 부채는 65%밖에 안 된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큰 이유는 영국 전체 경제에서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보험 산업은 영국에서 총 부가가치의 6.5%를 차지한다.
유럽 다른 나라의 4∼5%보다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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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산업연맹의 줄어든 성장 예측과 영국 집값의 하락 등 영국 경제에 검은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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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에 따르면 런던 금융가 시티에 기반을 둔 도매금융과 관련, 고부가 사업서비스는 지난 4년 동안
영국 경제성장의 약 16%를 차지했다.
금융가 시티를 통해 영국이 향유했던 이런 엄청난 부의 원천들이 올해는 침체를 겪을 전망이다.
매년 1만 명씩 증가했던 시티의 고급인력도 올해 5천 명쯤 감소하고, 런던 주택시장과 소비자 경제를 부추겼던 시티의 보너스
액수도 2007년 74억 파운드에서 올해 62억 파운드로 줄어들 전망이다.
시티의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보너스를 줄이기 시작하면 영국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런던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런던의 경기침체는 주택시장과 소매시장을 통해 영국 전체로 서서히 파급된다고 경제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영국이 겪을 문제의 대부분은 해외, 특히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 가능성에서서 연유한다.
런던정경대의 하워드 데이비스 경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부동산 가격이 미국처럼 상승한 영국과 유럽
다른 나라들까지 미국의 경기침체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금융 당국이 경기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여지가 닷컴 버블 붕괴 후 2001~02년에 비해 지금은
훨씬 더 제한돼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영국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세금을 감면하거나 공공지출을 확대할 여지가 없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영국 경제의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꼽고, 이 때문에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금리인하 정책을
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유가와 식품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경기둔화가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을 것이고, 경제가 통화정책의 이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들어
BOE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을 무시하고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리처드 램버트 영국산업연맹(CBI) 사무총장은 “2008년은 어려운 해가 되겠지만 위험을 과장하기보다 연착륙 이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형 런던 특파원 |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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