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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이상기류
중국경제 외관될까?
중국 부동산 시장이 일시에 무너질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화로 인한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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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의 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미래 개발을 위해 저장대학교 20층짜리 대학 건물을 폭약으로 철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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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국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세계적으로 도미노 현상을 유발할지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의 고도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는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서 은행 자금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물밀듯이 빠져나갔고,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자산가격 부풀리기가 절정에 달했다.
여기에다 고급주택 공급제한 등 규제위주의 부동산 정책과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택공급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통화당국이 대출을 억제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거래가 줄면서 잘 나가던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줄지어 도산하고 있고, 선전, 베이징 등 가격급등을 주도했던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는 장기적으로 적정수준의 가격회복이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일시에 가격이 무너질 경우 부동산 담보대출 부실화로 인한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경제의 연착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며,
중국 경제가 자칫 ‘삐걱’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하기 힘들다.
해외에선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있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는 이런 경착륙 우려에 더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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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의 억제책을 마련중인 가운데, 베이징에서 열린 부동산박람회에서
호텔 모형을 세우고 있는 관계사 직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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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상승세 꺾여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전국 70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올랐다고 최근 발표했다.
하지만 전월에 비해선 0.2% 상승에 그쳐 연간으로 상승폭이 가장 낮았고 3개월 연속해서 둔화 추세를 보였다.
전국 70개 주요도시 가운데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지난해 11월에는 10개에 그쳤으나 12월에는 22개로 늘었다.
광저우, 선전, 창춘, 난닝, 시안, 쿤밍 등이 모두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했으며 특히 시안은 3%나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전조는 중국 부동산 가격상승을 견인했던 선전에서 뚜렷해 보인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선전은 지난해 11월 작년 동기 대비 18.6%나 올랐다. 하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1.6% 상승에 그쳤고
12월 들어서는 작년 동기 대비 16.4% 올랐으나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수치상으로는 12월 들어 하락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수개월 전부터 호가만 있고 거래는 없는 침체양상이 가중돼 왔다.
부동산 업체인 중위옌집단의 한 관계자는 사겠다는 사람이 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가격이 20%가 떨어지더라도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의문이라 말했다.
이런 현상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12월 9.3%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전월 대비해서는 0.4%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이 전월 대비 2%, 11월에 0.9%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가격이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푸동에서 판매되는 한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지난해 11월 m2당 1만8천 위안이었으나 12월에 1만4천~1만5천 위안으로 조정됐다.
한 달 사이에 같은 아파트 분양가격이 이처럼 내린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중국 관영 중앙(CC)TV 조사에서는 베이징에서 지난해 12월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
베이징의 부동산 시세를 조사한 결과 12월 첫째 주 10.09% 하락했고, 둘째 주에 0.75% 떨어진 뒤 셋째 주 12.88% 상승 과정을 지나
마지막 주에는 20% 하락해 전체적으로는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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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지 80년 이상 된 낡은 집을 허물고 재건축을 하게 돼 7천500세대가 이주하게 된 중국 칭다오에서 가재도구를 옮기고 있는 주민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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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전국 규모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중텐즈예의 경영진이 돈을 챙겨 달아나고 창허디찬이 도산한 데 이어 1월 중순에는
전국에 1천800개 점포를 가진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촹후이쭈셔우가 사실상 도산했다.
회사 측은 주장삼각주의 7개 주요 도시와 상하이, 칭다오 등지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촹후이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철수를 시작하면서 이들에 주택매매를 위해 계약금을 맡겨 놓았거나 부동산 판매를 의뢰해 놓은
개발상, 임금을 못 받은 직원들이 각 점포로 몰려가 집기 압류에 나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업황이 좋을 때는 각 점포마다 매달 20만 위안(2천500만 원)의 수익을 냈지만 현재는 수익을 못 내고 있다면서
한 달 계약건수가 1~2건에 불과한데 어떻게 점포유지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얼마나 점포를 철수했는지는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촹후이가 도산할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촹후이는 고정자산 4천만 위안, 경영진의 개인재산이 1억 위안 정도로 추산돼 채무를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부동산이다.
회사 측은 2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어 성사될 경우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에
불고 있는 한파를 감안하면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전망 불투명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긴축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차례에 걸치 금리인상과 10차례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또 긴축시동을 걸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1월 25일 다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올렸다.
금융긴축으로 부동산 개발상의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 개발상들은 자금회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건물을 할인
판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지난해 12월 한국의 ‘1가구 2주택’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 2주택 매입시 금융기관의 융자 비율을 70%에서 60%로 낮췄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것이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는 신호라는 시각이 있지만 장기적으론 여전히 불투명하다.
광둥 지역을 선두로 가격하락 추세가 나타나면서 지난 2년 간의 과열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막대한 무역흑자로 인한
시중유동성 과다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으론 중국의 도시화 가속화로 도시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부동산 업계는 최근 조정으로 구매희망자들이 관망 자세로 돌아섰다면서 이번 조정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삐걱거릴 경우 조정은 폭락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진병태 상하이 특파원 |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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