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마이더스 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대우건설 이어 대한통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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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이 사실상 선정된 가운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3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위원회 창립총회에 참석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담소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사진 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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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형 프로젝트딜이나 숙원사업을 잇따라 성취하면서 재계의 '마이더스 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년간 대우건설 인수와 아시아나항공의 파리노선 취항이라는 숙원사업을 이뤄낸 데 이어 이번에는 연초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인 대한통운마저 낚았다.
2002년 회장 취임이후 그룹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고비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한 것이다.
회장 취임 당시 그룹은 재무상태가 불안정해 악성 루머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박 회장은 취임 2년 동안 꾸준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그룹의 체질을 강화시켰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까지 인수하기에는 힘에 부칠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이 많았지만 박 회장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치밀한 준비 끝에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회장이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도 했다.
박 회장은 2006년 2월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 기업이미지를 발표하면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의사를 동시에 밝혔다가
무모하게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자산 12조원이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산 6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두산, 한화, 유진 등 쉽지 않은 경쟁 상대를 따돌리고 뚝심으로 결국 2006년6월 대우건설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대한통운의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 등 4개 업체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STX 컨소시엄은 이번 최종 평가에서 2위를 했으며 한진과 현대중공업의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지난해 4월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 기준 22조8천730억 원으로 재계 7위에 오른데 이어
자산 1조5천억 원짜리 대한통운마저 인수해 8위 한진(22조2천240억 원)을 완전히 제치고 GS(25조1천360억 원)마저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이번 인수전에서 법원은 베팅금액보다는 보다 나은 경영 비전을 제시한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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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창사 이래 숙원사업이던 서울-파리 노선 취항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파리 노선을 따냈고
오는 3월 취항 비행기에 탑승해 자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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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인수제안서를 평가하면서 인수대금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인수대금 증가에 따른 추가 배점을 낮추고,
동시에 인수후 경영능력, 사업계획, 물류증대 등 시너지 효과와 그동안 회사의 회생을 위해 노력한 종업원의 고용안정 등 비계량
항목에도 상당한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 인수가격은 최저 2조원 초반대에서 최대 4조 원대 사이가 됐을 것으로
입찰 참여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은 1조6천억원으로 국내 최대 물류기업이다.
1930년 '조선미곡창고회사'로 창립한 대한통운은 현재 국내에만 42개 지점 및 지사, 1만여개의 택배 취급점이 있으며 4천200여명의
직원과 국내외 1만6천500여대의 트럭과 중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부산, 인천 등 전국 22개 무역항에 항만하역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부산지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천억원대에 달하는 등
1개 지사의 매출이 웬만한 물류기업과 맞먹는다.
대한통운은 포항종합제철소 건설물자 운송, 고리원자력 발전소 발전설비 운송, 88올림픽 및 2002월드컵 물자수송,
국립박물관 이전, 대북물자 수송 등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해 성가를 높여왔다.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대한통운은 정부의 민영화 방침으로 1968년 동아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대형 국책사업을 맡아 승승장구했지만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모기업인 동아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가 큰 낭패를 보게된다.
2000년 동아건설이 워크아웃 대상이 되자 2001년 6월 이 회사에 지급보증을 섰던 대한통운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게됐다.
더구나 공사 발주처인 리비아 정부는 컨소시엄 구성원인 대한통운에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금 13억 달러를 요구했으며,
대한통운은 뼈를 깎는 고통 속에 2004년 12월 독자적으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행하고 2005년 리비아 정부에 예비완공증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예비완공증명을 쉽게 내주려하지 않았고 2005년 7월 새 관리인으로 선임된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이 수차례 리비아를 오가며 설득작업을 벌인 끝에 그해 12월에 결국 예비완공증명을 획득했다.
대한통운은 아직까지 리비아 정부로부터 최종완공증명서를 받지 못했으나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매각 작업을 추진함에 따라 이번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한편, 대한통운 인수전이 금호아시아나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참여업체들간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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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이 지난 1월 5일 그룹 계열사 임직원들과 경기도 광주 태화산을 오르며 스킨십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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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대한통운 인수 의지를 밝혔던 금호아시아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한진, 현대중공업, STX는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지만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에 이어 올 연초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통운까지 인수에 성공하자 그룹이 크게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환영하는 등 축제 분위기다.
반면 대한항공을 인수주체로 내세워 맞불 작전에 나섰던 한진그룹은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의 새 주인으로 결정되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에쓰오일 지분을 인수했던 한진은 올해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육.해.공 물류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물류운송기업을
꿈꾸고 있었는데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계 7위 자리를 금호아시아나에게 내주고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별러왔던 한진은 이번에도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을 낚으면서 양 그룹간의 격차만 더욱 커지게 됐다.
STX는 금호아시아나와의 최종 경쟁에서 밀린 것에 아쉬워했지만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종 평가에서 2위를 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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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은 "업계 1등이 되지 않고서는 500년 영속 기업이 될 수 없다"면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주가로 반영된다고
할 수 있으며 업계 최고 1등의 가치를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 원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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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는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왔으며 최근에 유럽조선소 인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대한통운 인수 실패로 물류 부분 보강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분위기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현대중공업은 물류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했을 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면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조선소의 막대한 물량을 위탁하기보다 자체 물류회사를 통해 소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대한통운에 관심을
가졌는데 굳이 인수에 실패했더라도 그룹 포트폴리오 운영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분위기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3년여 전부터 대한통운 인수전을 준비해온 금호아시아나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 승부였다"면서
"이제 문제는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을 인수해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쟁사인 한진그룹마저 제치고 재계 7위로 올라섰다.
이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창사 이래 숙원사업이던 서울-파리 노선 취항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파리 노선을 따냈고
오는 3월 취항 비행기에 탑승해 자축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이번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도 다른 경쟁그룹 최고 경영자들과 달리 공개적으로 대한통운 인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남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그런 의지는 정교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과감한 베팅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 덕분에 대한통운 인수라는 큰 결실을 이끌었다.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까지 인수함에 따라 항공, 물류, 육상 등을 모두 운영하는 명실공히 최고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면서 "박 회장은 항상 임직원들에게 자세를 낮추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정말 좋은 기업으로 변모해있을 것이니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킨십 경영 시동 박 회장, 500년 기업 만들 것
박삼구 회장은 연초부터 계열사 신입사원 및 임직원들과 신년 산행을 하면서 올해 화두로 제시한 '500년 영속 기반 구축'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월 5일 대우건설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사장단 및 신입사원과 함께 경기도 광주 태화산을
오른 데 이어 다음날에는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과 북한산을 등반해 스킨십 경영을 실천했다.
지난해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그룹사 임직원들과 신년 산행을 감행했던 박 회장은 올해에도 직원 400여명과 함께 3시간여 등반 끝에
태화산 정상에 올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00년 동안 영속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 회장은 정상에서 신입사원들에게 "입사식 이후 오늘로 3일이 지났는데 여러분이 보고 싶어 잠을 못 잤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금호아시아나의 복덩이들이다"면서 "산행을 즐겁게 하라고 하느님께서 날씨까지 좋게 해주신 것 같다"고 덕담했다.
그는 새 정부에서의 기업환경에 대해 "아무래도 투자가 촉진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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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2월 1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본사에서 열린 `새 그룹 CI(기업이미지) 및
아름다운 기업 선포식'에서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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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사람들이 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양도소득세를 보면 그렇다.
미국은 부동산 매매시 차액이 발생하면 바로 세금을 매기는 게 아니라 재투자하면 과세를 유보시켜 준다.
계속 유보하다가 마지막에 차익을 실현하는 순간에 징수한다.
그런 방식이 투자를 이어가게 하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태화산 등반 다음날에는 북한산에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300여명과 산을 오르면서 지난해 노고를 격려하고
올해 분발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등산을 마친 뒤 백운산장에서 임직원들의 신년 세배를 받고 용돈도 주면서 그룹 회장이 아닌 웃어른으로서 친밀하게
다가서려는 모습도 보였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박 회장은 행사가 있으면 모든 테이블을 일일이 돌면서 격려를 할 정도로 스킨십 경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특히 연초 산행을 통해 회장 이하 직원들이 함께 정상을 오르면서 같은 목표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올해 안정과 내실 경영 속에 기업 가치를 높이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올해 그룹은 500년 영속 기반 구축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안정과 내실 속에 흔들림 없는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면서 "모든 그룹사가 기존 사업 분야에서 업계 최고 1등의 기업 가치를 창출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업계 1등이 되지 않고서는 500년 영속 기업이 될 수 없다"면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주가로 반영된다고
할 수 있으며 업계 최고 1등의 가치를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 원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 25조 원, 영업이익 1조9천억 원이며 그룹 신규 투자를 2조9천200억 원, 신규 채용 인원은
2천600명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면서 "500년 영속 여부도 결국은 뛰어난 인재가 우리 그룹에 얼마나 모여 있는가에 달려있으므로
임직원 개인의 글로벌 역량과 글로벌 관리능력 배양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은 광주제일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그는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이다. 박성용.박정구, 두 형이 작고한 뒤 2002년 그룹 회장에 올랐다.
심재훈 산업부 기자 | president21@yna.co.kr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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