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데뷔 30주년 성악가
김영미
예술의전당서 기념공연
"기품있는 무대 만들것"
"19
78년 오페라 '라보엠'으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경험을 통해 음악을 깊이 깨달았죠.
무대 위에 서는 것을 더욱 즐기고 제가 가진 음악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게 됐습니다."
소프라노 김영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가 3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페라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다.
공연 제목은 '김영미-오페라 30년, 벨칸토 30년'이다.
성악기법인 '벨칸토'는 '아름다운 노래'를 뜻한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가장 이상적인 창법으로 간주된다.
김 교수는 "벨칸토가 가능하려면 우선 목소리가 좋아야 하고 몸으로 익힌 자신만의 테크닉으로 노래를 부를 때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게는 이런 벨칸토를 잘 구사하는 소프라노라는 수식어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 진출한 제1호 한국 소프라노라는
말도 붙어 다닌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과 아카데미 등을 거친 김 교수는 세계 성악 콩쿠르를 휩쓸었다.
요즘에야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국제 콩쿠르에 진출하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다.
이탈리아 베로나 콩쿠르(1977년), 푸치니 콩쿠르(1979년), 마리아 칼라스 국제 성악 콩쿠르(1980년),
루치아노 파바로티 국제 성악 콩쿠르(1981년)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테너 파바로티는 김 교수를 가리켜 '동양의 칼라스'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1982년에는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파바로티의 상대역으로 공연했다.
미국,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화려한 무대경력을 쌓은 김 교수는 1992년 귀국했고 다음해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후에도 국내외 여러 공연에 출연해 왔다.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에는 김 교수처럼 벨칸토를 구사하는 성악가로 알려진 바리톤 고성현과 테너 김남두가 우정 출연한다.
여기에 김 교수가 가르친 15명 안팎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제자가 함께 해 의미를 더한다.
김 교수는 "엄청나게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직접 봐 왔기 때문에 요즘 연습 중인 제자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나는 음악의 순수함, 음악가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정통파"라며 "요즘 후배들은 너무 쉽게 유명해지려고
하는 듯 해 안타깝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진짜 순수예술은 어디로 갔느냐"는 지적이다.
"유명해지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이름난 성악가가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그 사람 노래 들어봤어? 기가 막혀'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할텐데…."
김 교수는 명성 있는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자신을 낮추며 음악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푸치니의 '라보엠' 중 '미미의 작별 인사', 베르디의 '운명의 힘' 중 '평화를 주소서' 등을 들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부드럽고 기품 있으며 이탈리아 성악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오따비오 마리노가 지휘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
김정선 문화부 기자 |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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