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3면서 '신회' 다시 쓴다
현대중공업
40년 만에 이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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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오는 2009년 완공되면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은 명실공히 동해, 남해에 이어
서해에서도 조선소를 운영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그룹은 한반도 3면의 바다를 일터인 동시에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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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전라북도 군산시 현대조선소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기공식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사진 배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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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행진
"한반도 3면의 바다에서 '현대중공업의 신화'를 이어간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7일 전북 군산조선소 착공식을 가졌다. 서해안 지역에 첫 대형 조선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가 오는 2009년 완공되면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은 명실공히 동해(울산),
남해(전남 영암)에 이어 서해(군산)에도 조선소를 운영하게 된다.
울산에는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제10도크를 포함해 10개 도크를 갖춘 현대중공업과 4개 도크를 보유하는 현대미포조선이,
전남 영암에는 2개의 도크가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한반도 3면의 바다를 일터인 동시에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하게 됐다.
이는 1970년 3월 현대건설 조선산업부로 조선업에 미미한 첫발을 내디딘 지 불과 40년도 지나지 않아 이룬 역사(役事)다.
"5만분의 1 지도, 조선소를 짓겠다는 백사장 사진을 들고 가서 '당신이 배를 사주면 사겠다는 증명을 갖고 영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영국 정부에서 차관을 얻어 기계를 사들여 조선소를 만들겠다'고 했다"는 TV광고 속 고(故) 정주영 회장의 회고처럼
그 출발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약 40년이 지난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1위 업체(수주잔량 기준)인 현대중공업, 4위 업체인 현대미포조선,
5위 업체인 현대삼호중공업을 이끄는 매머드 조선그룹으로 매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동해, 남해, 서해 등 한반도 3면의 바다에서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최초의 그룹이라는 기록도 현대중공업그룹이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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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기공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발파 레버를 당기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덕룡 의원, 강봉균 의원,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이 대통령,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김완주 전북지사, 김영주 전 현대중공업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강현욱 전 의원. 사진 배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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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화를 이어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군산조선소 건설을 '새로운 신화 만들기'로 규정한다.
1970년대 초반 미포만 백사장 사진 1장과 5만분의 1 지도만으로 울산조선소 착공 전 선박 2척을 수주한 것처럼 이번에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게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건설을 앞둔 각오다.
군산조선소가 '신화'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서해안 지역 첫 대형 조선소라는 점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전남 영암에 위치하고 있지만 해안의 특성을 비롯한 자연환경을
감안할 경우 서해라기보다 남해로 분류할 수 있다.
그동안 '서해안은 조선소 입지로 부적절한 곳'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수심 자체가 얕은 데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남해, 동해에 비해 이렇다 할 이점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서해안 시대 개발'을 기치로 내걸고 군산조선소 건설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쌓아온 조선소 운영 노하우 및 조선 기술을 감안하면 '불리한' 지리적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아울러 군산조선소는 '땅 파기와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에서 약 40년 전의 현대중공업의 모습과 닮았다.
당시 정주영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중공업은 '불가능'이라는 단어의 '불'(不)자를 떼어냈다.
물론 그 당시와 현재의 '현대중공업'의 브랜드 가치에 있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지만, 아직 땅파기도 이뤄지지 않은
조선소가 물량을 수주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3일 대한해운과 초대형유조선 2척을 군산조선소에서 건조키로 계약한 것을 비롯해 이미 21척(26억 달러)의
물량을 확보했다. 이는 2009년 완공에 이어 2010년까지의 일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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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대한해운과 초대형 유조선 2척을 군산조선소에서 건조키로 계약한 것을 비롯해
이미 21척의 물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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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코리아 프리미엄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 가운데 국내에만 조선소를 비롯한 선박 건조 시설을 두고 있는 기업이다.
이른바 '토종 조선소'인 셈이다.
곧 현대중공업이 만든 모든 선박은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할 수 있다.
동해, 남해, 서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산 선박을 건조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은 '코리아 프리미엄'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외형상으로만 봐도 세계 최대의 조선그룹이다.
작년 한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매출은 현대중공업 7조5천600억 원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2조8천500억 원,
현대삼호중공업 2조6천억 원 등 13조100억 원에 달한다.
군산 조선소가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할 계획인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사업은 언뜻 살펴봐도 20조 원에 육박하게 된다.
또한 조선.해운 시황분석 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전체 수주잔량은 총 2만4천604CGT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세계 수주잔량의 13.6%를 차지한다.
여기에 100만t급 도크 1기와 1천600t 골리앗 크레인 등을 갖춘 군산조선소가 가세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동시에 2004년 10월 첫 인도를 함으로써 성공적 공법으로 자리 잡은 육상건조공법,
최근 '역발상'으로 건조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계기를 제공한 텐덤침수공법 등은 현대중공업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유지할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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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경우 직영 2만5천 명, 2천500개 협력사 1만9천여 명 등 총 4만4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관산업까지 고려할 경우 약 2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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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만을 생각해 내린 결정이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에게 "중국 등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로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 조선소를 증설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곧바로 나온 답변이다.
각 기업들이 저렴한 인건비, 지대, 손쉬운 원자재 공급 등을 이유로 '해외로, 해외로'를 외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 생산'만을 고집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신화를 창조한 이 땅에서 고용창출이 하나라도 더 일어나야 한다.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해야 한다. 군산조선소의 의미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군산조선소 착공을 계기로 영.호남에 걸친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경우 직영 2만5천 명, 2천500개 협력사 1만9천여 명 등 총 4만4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관산업까지 고려할 경우 약 2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고 있다.
또한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에는 9천여 명이, 영암에 위치한 현대삼호중공업에는 1만1천여 명이 근무중이다.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가 완공될 경우 사내 직원 8천400여 명, 사외 협력사 2천여 명 등 1만여 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며,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도 군산시의 1년 예산보다 200억 원 가량 많은 5천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나아가 군산시 입장에서는 약 55억 원의 세수 증대가 예상되고, 지역 해상물동량도 연간 50만t 정도 늘어나는 등 군산조선소로 인해
지역경제는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아울러 조선소가 들어설 경우 배후단지가 조성되며, 조선소 근무 임직원들의 소비확대 등이 뒤따른다는 점 등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실제로 전라남도는 이농현상이 심한 자치단체 중 하나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이 자리하고 있는 전남 영암군 삼호의 경우에는
'삼호면'에서 '삼호읍'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규조선소 부지를 해외가 아닌 국내에 결정함으로써 국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다른 기업의 국내투자 확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산업부 김범현 기자 | kbeom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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