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CEO들 왜 지금 한국에 투자하나
"안정된 한국시장 투자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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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주한 다국적기업의 제안’ 컨퍼런스에 참석한 윌리
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 의장(왼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가 연설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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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쟁력이 투자 유도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KCMC)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Korea)는 르네상스호텔 다이아
몬드 볼룸에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주한 다국적기업의 제안’이라는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외국 기업 대표들과 함께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투자처로 결정하게 된 주된 요인을 밝히고 이러한 핵심 역량을 더욱 개발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국 대사는 축사를 통해 “외국기업들의 대한투자 증가는 한국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모든 기회의 이면에는 위험이 따르므로 한국 정부는 기업환경 조성, 경
영투명성 강화,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 규제완화 등 한국의 투자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이부영 의장은 축사에서 “한국은 올해 2천600억 달러의 수출고가 예상돼 이전에
갖지 못했던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투명성 증대 등을 위해 노력 중”이라
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27억 달러를 들여온 씨티그룹과 14억5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
한 GM대우의 대표 등이 왜 상하이나 싱가포르, 도쿄가 아닌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됐
는지 설명했다.
마이클 징크 한국 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수석 부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고용전망에 관해 “
비용절감을 추구할 것이나 감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인수, 통합과정에서 노사 관계가 어려웠으나 조화정책을 추구
했다”며 “비용 감축을 꾀할 것이나 성장이 필요한 만큼 직원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의 알란 페리턴 아시아태평양 전략적 제휴 및 파트너십 개발 최고 책임자는 중국이 아
닌 한국을 투자지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중국은 아직 수출 기반이 될 수 없으며 한국은 생산,
개발을 위한 기술과 자원을 갖추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전세계
1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슨마스텔러의 아시아 교섭 전문가 빌 라일런스는 “현실에 기반을 둔 적극적인 PR를 통해
한국에 대한 각종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고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석구 휴렛패커드(HP) 이사는 자사의 R&D센터를 한국에 유치함으로써 4천만 달러에 달하는
‘한국개발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으며 BMW, KCMC, AMCHAM을 대표하는
기업인들과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안했다
WHY KOREA, WHY NOW?
다음은 올해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주요 외국인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밝힌 대
한 투자이유, 한국의 핵심 경쟁력, 국가이미지 제고 방안 등이다.
마이클 징크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 한국은 자체 시장만으로도 중요하지
만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교역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투자지다.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교역의 절반은 역내에서 이루어진다.
전세계를 놓고 보더라도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균형잡힌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이 크긴 하나 우리의 서비스가 사용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에 27억달러를 투자한 이유
는 바로 그것이다. 왜 지금인가? 한국시장은 매우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가 경제를 잘 관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은행산업은 잘 관리되고 있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인수 대상 기업이 있었다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의 많은 인수가능 은행들 중 우리가 주식을
100% 인수할 수 있는 은행은 많지 않다. 한미은행은 여러 인수 조건을 충족했다. 우리는 한
미은행 지분의 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도 인수할 것이다. 씨티은행뿐 아니라 세계 굴
지의 금융기관들이 한국 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
GM대우의 알란 페리턴 아시아태평양 전략적 제휴 및 파트너십 개발 최고 책임자 투자지로
중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이 아직 수출을 위한 기반 생산지가 되지 못하기 때문
이다. 한국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큰,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성공
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입지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자동차 개발, 생산을 위한 기술, 자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생산한 자
동차를 14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포괄적인 관점으로 한국에 투자했다. 한국은 물적, 인적
자원이 우수하며 GM의 세계적인 확장을 위한 훌륭한 기반이 된다.
GM이 대우에 투자한 전략을 소개하겠다. 투자를 장기적 관점에서 했으며 대우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협상은 테이블이 아닌 이면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알란 팀블릭 인베스트 코리아 단장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200개 이상 기업이 이미
한국에 투자했다. 한국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인센티브보다 투자 환경 때문이라고 본다.
외국인 투자기업들로부터 현금 지원 신청을 많이 받았다. 심사에 시간이 걸린다. 아직은 현금
지원 사례가 없으나 금년 말께 지원업체가 선정될 것으로 본다.
이동기 서울대 교수 투자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현지시장 개척 가능성이 가장 큰 요인
이었다. 설문대상 외국기업의 약 30%는 한국 시장 및 인근 수출 시장 공략 가능성에 따라 투자
계획을 결정했다.
한국 투자 결정시 함께 고려하는 경쟁 국가로는 95%가 중국을 꼽았다. 실제 다국적 기업의
해외 투자 결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기준은 시장 크기, 국가의 경제 성장 가능성,
운영 코스트, 위험도, 노동 비용 등이다.
빌 라일런스 버슨 머스텔러 아시아태평양.중동 회장 한국은 월드컵, 올림픽에도 불구하
고 다양한 국가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저평가 되는 것처럼 국가 이미지가 기업 이미지를 깎아먹는 ‘코리아 디스카운
트’가 분명히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타미 오버비 AMCHAM 부회장 기업들이 노동력을 조정하는 데 많은 비용든다. 임금도 높
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환경변화에 따라 노동력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임시, 계약직 노동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정규 노동자가 적어진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하다면 많은 기업들이 다른 선택을 하고
외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아질 것이다.
한국은 노사문화를 선진화하기 위해 수 십 년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현경숙 산업부 기자 |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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