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산업... 어떤 과제 안고 있나
안으로 고임금 밖으론 중국 제품의 저가공세로 어려움
지난 87년 11월 11일은 우리 섬유산업이 한국 수출사에서 단일 업종으로는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날이다.
60년대 초 뛰어난 기술력도 없이 오직 노동력만으로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던 한국 산업사에서 섬유분야는
국가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고 아직도 수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섬유산업은 최근 들어 안으로는 고임금과 밖으로는 중국 제품의 저가공세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로 18회가 되는 섬유의 날을 맞아 한국 섬유 산업의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 본다.
섬유산업의 어제 섬유산업은 60~70년대 한국의 산업화의 핵심기간 사업이자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62년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행 때부터 섬유는 수출의 주종을 이루었고 71년도
에는 총 수출의 42%를 점유했다.
77년 한국이 100억 달러를 수출을 달성하며 `무역입국'의 기반을 다지는데도 앞장을 섰고 87년 11월 11일에
는 단일 업종으로는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97년 외환위기가 닥쳐 온 이후에도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여 외환위기 탈피에 효자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섬유산업의 오늘 2002년에도 섬유산업의 국내 생산액은 42조원으로 이중 44%인 19조원(157억 달러)을
수출했고 올해 9월 현재 작년대비 1.2% 증가한 114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 19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보인 반도체산업의 3배 규모인 67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또한 섬유산업은 1만9천개 이상의 제조업체, 패션숍 및 패션몰, 도소매상 등이 17만개 이상의 유통
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섬유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인원만도 약 100만 명(생산 39만 명, 유통 31만
명, 기타 30만 명)으로 전체 취업인구의 약 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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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섬유교역전에서 한 디지털 프린트 업체 부스의 화려한
디스플레이 앞을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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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섬유산업은 아직도 한국의 기간산업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중국 등에서 중저가
의 섬유와 의류로 공세에 나서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 2002년 기준으로 세계 섬유시장에서 중국, 이탈리아, 미국, 독일에 이어 5위의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제는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 없이는 섬유강국으로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앞으로의 과제 2005년부터는 섬유교역 자유화로 인한 쿼터제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대량의 쿼터보유국이었던 한국은 그동안의 기득권 상실과 최근 섬유수출 감소의 지속 등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섬유수입 쿼터가 폐지될 경우 미국시장에서 54개 면?모?합성섬유 의류 중 35개 분야에서 중국산 수입제품
의 가격이 최대 82%까지 급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섬유산업은 제품의 고급화, 차별화 및 다양화 등에 중점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
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섬유산업의 급성장으로 우리나라는 대중국 섬유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수입도 저가품을
중심으로 더 크게 증가하는 등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섬유업계의 대응 이 같은 급변하는 세계교역환경 변화에 대해 섬유업계는 고급 패션의류의 생산비중을
2003년 10%에서 2010년에는 3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해외 패션트렌드 및 시장수요 조사 보급, 기획 및 자가브랜드 확대, 차별화 및 고급소재 개발,
월드 디자이너 육성 등에 중점을 두고 중국 등 아시아의 고가시장 선점을 위한 한류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부가가치의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산업용 섬유의 생산비중을 지난 해
24%에서 2010년에는 50%로 늘린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고 신섬유, 청정염색가공기술의 개발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업계는 수도권과 경북권, 경남권 등을 중심으로 기술기반 구축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지역별
섬유연구센터간 연계 체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인터뷰> 박성철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국내 섬유산업 구조의 틀을 새로운 경쟁
시대에 맞게 다시 짜겠습니다"
박성철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은 11일 제18회 섬유의 날을 맞아 2005년 섬유쿼터제 폐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섬유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산업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마케팅 활성화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섬으로써 섬유패션 산업에 대한 새
로운 수출 비전을 찾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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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산업연합회 박성철 회장이 '한국섬유산업 대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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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쿼터제가 폐지되는데
섬유쿼터 폐지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섬유쿼터 체제하에서 누려왔던 기득권을 상실하는 대형 사건이다.
섬유쿼터 폐지에 따른 영향으로 선진국의 수입 규제가 폐지되고 교역이 크게 증가될 전망이다.
교역 증가로 경쟁도 치열해지지 않겠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돼 섬유류 수출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서는 섬유쿼터
폐지로 인해 중국 등 후발 개도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돼 섬유산업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섬유쿼터제 폐지 대응책은
무엇보다 국내 섬유산업 구조의 틀을 새로운 경쟁 시대에 맞게 다시 짜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한국섬유산업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생산.유통의 기능은
동남아 등 해외로 옮기고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 않나
전 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해외로 나가는 섬유 업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해외 진출업체에 대한 산업용지 구입자금, 설비자금
등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업계 자구책은
섬유산업연합회도 기술혁신을 위한 기술 로드맵 제시, 업체 지원을 위한 기술인프라 구축, 수도권
패션센타 건립, 해외 공동마케팅 활성화, 정보화 기반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이 투자 적격지로 부상하는데
최근 국내 섬유.패션산업이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급성장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조성은 우리 섬유기업에 있어서는 탈출구가 될 수도 있다.
개성공단의 장점은
개성공단은 지리적 조건과 양질의 노동력 확보면에서 투자 적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지리적 이점을 활용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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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정 산업부 기자 |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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