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선’ 정말이네
상장사 평균 근속연수 8년
‘국내 대표기업인 상장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8년에 불과해 환란 후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삼팔선(38세쯤 퇴직)’이 고착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통신업 직원들 평균 근속연수가
13년에 달해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업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2.52년으로 가장 길었고, 의료정밀업이 3.75년으로 가장 짧았으며, 전 업계 평균은 8.01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근속연수란 모든 직원들의 근무연수를 더한 뒤 직원들 숫자로 나눈 수치다. 그런데 통상 기업들은 연령이 많은
직원들의 숫자가 적은 피라미드 형태의 인력구조를 갖고 있어 평균 근속연수가 8년이라도 직원들은 이의 2배인
16년보다 훨씬 짧은 기간밖에 회사에 다니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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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감안할 때 평균 근속연수가 8년이면 대다수 직원들의 실제 근무기간은 16년에 못 미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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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의 피라미드형 인력구조를 감안할 때 평균 근속연수가 8년이면 대다수 직원들의
실제 근무기간은 16년에 못 미치며, 대략 12년 정도 근무한 뒤 직장을 떠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상장사 직원들이 평균 26세에 취업하는 점을 감안하면 12년 뒤인 38세에 퇴직하는 셈이어서 상장사들의
고용상황이 ‘사오정(45세 정년)’을 뛰어넘어 ‘삼팔선’ 단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이 첫 직장을 구하는 데는 졸업 후 평균 1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돼,
남자를 기준으로 대학 4년과 군복무 3년 등을 감안하면 만 26세에 취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종별 근속연수는 통신업 다음으로는 전기가스업의 평균 근속연수가 10.83년, 비금속 광물업 10.45년 등으로 10년을
넘었다. 또 종이목재 9.92년, 철강금속 9.64년, 운수장비업 9.63년, 화학업 9.42년, 기계업 9.02년 등이 9년을 넘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서비스(4.45년), 섬유의복(5.30년), 의약품(6.12년), 유통(6.36년), 금융(7.14년), 건설(8.01년) 등은 환란
후 업계 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거나 임금, 근무시간 등의 어려운 근로환경 때문에 근속연수가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업체별로는 POSCO가 18.06년으로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길었으며, 현대중공업 17.60년, 기업은행 17.50년,
두산인프라코어 17.40년, 한국전력공사 16.90년 등으로 근속연수가 길었다. 이들 업종은 전문기술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거나 공기업이어서 직원들의 근무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신생 법인이거나 업종 특성상 젊은 감각의 직원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평균 근속연수가 1~2년에 불과했다.
패션업종인 한섬은 2.00년이고 법인설립이 오래 되지 않는 신한금융지주(1.90년), (주)LG(1.47년),
한국금융지주(0.70년) 등도 평균 근속연수가 짧았다.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환란 후 기업들이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따라 수시로 직원들을 감원하고 있어 평균
근속연수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면서 “영업환경이 어렵고 근로환경이 열악한 업종일수록 근속연수가 짧다”고
말했다.
김대호 증권부 기자 | dea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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