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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 차량은 지금까지 100여 대가 출고됐는데, 더 이상 팔리지 않는 것은 약물사형의 원가가 비싸
각 법원에서 구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동식 사형집행 차량이 최근에는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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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사형이 많이 집행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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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20일 오전 8시 장스치앙은 교도소에서 잠을 깬 뒤 최후의 아침식사를 마쳤다.
장이 평소에 가장 즐겨 입는, 목둘레가 암홍색 둥근 옷깃으로 된 점퍼를 입도록 교도관들이 권했다.
장은 최후의 순간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별호가 ‘구지광마(九指狂魔)’인 장은 몸을 파는 여자와 잡화점 사장을 살해하고 부녀자를 강간했으며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이날 사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여느 사형집행과 달리 장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버스를 개조한 사형집행차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이 사형집행차는 겉에는 ‘준이시(遵義市) 중급인민법원 집행차’로만 돼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판별이 힘들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목적에 부합되게 차량이 설계돼 있다.
사형을 집행하는 집행구간과 감독제어 구간, 운행구간 등 3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중간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간이침대, 그 옆에는 쉽게 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주사펌프와 개수대,
시체보관함 등이 비치돼 있다.
감독제어 구간에는 심장.뇌 전도기와 감식장치들이 있어 사형집행의 전 과정이 기록된다.
오전 10시에 장은 이동식 사형집행차에 올랐고 순서에 따라 어깨, 가슴, 무릎 등에 벨트가 채워졌다.
장의 얼굴은 평온했고 법의학자인 천샤오즈는 그의 왼쪽 팔에 주사를 꽂아 주사액을 흘려 넣을 통로를 만들었다.
그 후 경찰이 그의 얼굴을 검은 천으로 덮었다. 나머지는 모두 기계장치에 의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주사약물은 두 종류였다.
호흡, 그리고 심장박동 억제를 위한 약물이 투명한 관을 따라 그의 몸으로 흘러들었고
50초도 안돼 모든 약물이 체내에 들어갔다.
약물투입 2분 10초 만에 컴퓨터 자막에는 그의 죽음을 알리는 수평 직선이 그어졌다.
구이저우성 준이시 정부는 2003년 초 중앙정부로부터 이동식 사형집행차 제조인가를 받았다.
당시 준이시 중급인민법원의 법원장이었던 이주량이 차량설계에 직접 참여했다.
경제발전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준이시가 왜 많은 돈을 들여 사형집행차를 만들려고 하느냐는 지적이 있었으나
그는 “비용을 따지면 목을 자르는 것이 가장 싸게 먹힌다.
하지만 그런 야만적인 행위는 더 이상 현대사회에서 용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준이시 중급인민법원장으로 있다가 지금은 구이저우성의 고급인민법원 부원장으로 승진한 이주량은 최근
남방주말과의 인터뷰에서 준이시가 고정 사형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고,
산하 14개 현의 사형범을 매번 압송해 온다면 안전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동식 형장’이 범죄방지를 위한 선전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도입배경을 밝혔다.
중국에서사형은 대부분 총살이다. 총살은 피비린내를 풍기면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사형되는 죄수와 가족들의 고통도 크다.
충칭시 고급인민법원에서 6년간 일한 후 지금은 변호사로 독립한 치우싱셩은 사형집행이 있던 날의 하루를
이렇게 연상한다.
법원은 사형집행 하루 전에 교외의 한적한 장소를 임시 사형집행장으로 정하고 당일이 되면 선도차, 경찰차,
수인을 태운 호송차량 등 행렬이 현장으로 이동한다.
연도변의 경계가 삼엄한 것은 물론이고 사형집행 대상이 많으면 호송병력도 증원된다.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사형을 집행하는 경찰과 사형수 간의 거리는 최대한으로 좁혀진다.
치우싱셩은 “중국인들은 시체를 온전히 보전하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경찰이 눈만 가린 사형수들의
입을 크게 벌리게 하고 총알이 목을 뚫고 나가게 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법원이 사형수 가족들로부터 총알 값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2~8마오(12~96원) 정도를 상징적으로 받았으나 통일된 강제규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치우싱셩은 지금은 법원이 가족들에게 돈을 거두지 않고 매년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형제도에 비해 주사약물 투입은 훨씬 인간적이다.
사형수와 그의 가족,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경찰이 받는 스트레스도 훨씬 덜하다.
그러나 약물사형이 이뤄지면서 탐관이나 돈 있는 사람만 약물사형이 집행되고 돈 없는 사람은 총알받이가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법원의 한 관계자는 “총살이나 약물사형을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법원의 결정소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치우싱셩은 일반적으로 법원은 고관이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이 약물사형의 대상이며,
일반인은 대부분 총살형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니 죽는 순간까지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형집행 차량은 지금까지 100여 대가 출고됐다. 더 이상 팔리지 않는 것은 약물사형의 원가가 비싸 각 법원에서
구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먼저 차를 개조하는 데 40만 위안이 든다.
매번 사형을 집행할 때마다 약을 베이징에 가서 받아와야 하는데 이 비용이 300위안이며, 2명이 가게 될 경우
비행기 값과 숙박비 등으로 6천 위안 정도 예산을 잡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비용을 아끼기 위해 베이징에 출장갈 일이 생기면 겸사겸사 약물을 받아오는 경우가 흔하게 됐다.
한편 이동식 사형집행 차량이 이제는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최근 중국에서 사형수의 장기를 이용한 이식이 자행되고 있다는 일부 외신보도에 대해 중국
사법제도에 대한 “악의적인 중상”이라고 성명을 냈다.
위생부는 “대부분의 장기들이 사망을 앞둔 일반인에 의해 자발적으로 기증되고 있고,
일부는 자발적으로 기증동의서에 서명한 사형수로부터 적출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사형이 많이 집행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많은 인구만큼 인간이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사형수에 대한 장기적출 논란이 중국의 사형제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진병태 상하이 특파원 | jbt@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