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천연자원 확보전 치열
경제제재 불구하고 무역거래량 급증
미얀마의 천연자원 중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천연가스.
3개의 거대 해상광구와 19개의 연안광구에서 천연가스와 석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얀마의 천연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주화를 촉구하는 서방 세계의 경제제재 조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는 천연가스와 석유, 보석 원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이를 서로 차지하려는 외국계 회사와 바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년 들어 미얀마의 무역거래량과 외국자본 유치액이 크게 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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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부는 북부지방과 삼각주 지역 연안의 가스전 개발을 위해 외국계 회사에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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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풍부한 천연자원 가운데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천연가스.
미얀마는 3개의 거대 해상광구와 19개의 연안광구에서 천연가스와 석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안과 해상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89조7천220억 입방피트(TCF)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원유 매장량도 32억 배럴에 이른다.
미얀마의 천연가스와 석유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국가는 호주, 영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미얀마 해상의 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 중국, 태국 등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와 중국, 태국은 미얀마에서 자국까지 잇는 파이프 라인을 추진하는 반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운송할 것을 미얀마에 제안했다.
인도는 미얀마의 시트웨에서 자국의 미조람, 아삼, 웨스트벵갈, 비하르주 등을 연결하는 총 연장 1천400km의 가스관
건설을 제의했다.
또 중국은 미얀마에서 자국까지 2천380km, 태국은 1천100km 길이의 파이프 라인을 매설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얀마는 A-1과 인근 A-3 광구의 가스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국가에 판매할 방침이다.
A-1 광구 쉐 가스전은 2조8천800억~3조5천600억 입방피트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09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A-1 광구 개발에는 우리나라의 대우인터내셔널이 60%, 한국가스공사 10%, 인도 국영 에너지업체인 ONGC와 GAIL 등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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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우인터내셔널 양수영 상무가 미얀마의 미야가스전 개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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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부는 해상 외에도 북부 지방과 삼각주 지역 연안의 가스전 개발을 위해 외국계 회사에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얀마가 개발권을 외국계 회사에 넘겨줄 것을 고려하고 있는 가스전은 카친 주의 친드윈 강 어귀와 후콰웅 계곡,
아이에야와디 삼각주 연안의 A, B-1, B-2, O, P, Q 등 모두 6개 광구다.
당초 이들 가스전은 국영 미얀마 석유.가스 회사(MOGE)가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열대림이 무성한 정글인 데다
진흙 밭이어서 개발이 어렵다고 판단, 외국계 회사에 개발권을 넘겨줄 것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와 석유 못지않게 아시아 각국과 심지어 서방 세계까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보석 원석이다.
미얀마 정부가 10월 19일부터 10일간 양곤에서 개최한 보석 원석 경매시장에는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지에서
온 보석 바이어 1천500명이 몰려들었다.
이 중에는 경제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온 상인들도 끼어들어 치열한 구매 경쟁을 벌였다.
미얀마 국영 보석회사의 타인 스웨 전무는
“이번 보석 경매시장에서 옥 4천237개, 비취 468개, 진주 291개의 원석 무더기 등 모두 7천540만 달러 어치가 팔렸다”
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바이어들은 미 행정부가 경제제재 조치의 하나로 달러화의 미얀마 송금을 금지하자 유로화로 환전해
경매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EU 회원국의 바이어들은 보석 구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경제제재 조치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독일에서 온 한 바이어는 “유럽인 중 대다수가 그들이 구입하고 있는 루비와 옥이 미얀마 산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경제제재 조치 때문에 보석 원석 구매에 어려움이 많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미얀마는 루비, 사파이어, 옥의 최대 원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특히 1996년에는 세계 최대의 2만1천450 캐럿짜리 진홍색 루비 원석이 채굴돼 양곤에 있는 미얀마 보석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에는 세계 최대의 6만3천 캐럿짜리 사파이어 원석도 보관돼 있다.
만달레이 북쪽 200km 지점의 산악지대인 모곡이 이들 보석 원석의 고향.
‘루비 계곡’으로 불리는 이곳 모곡은 수만 달러를 호가하는 진홍색 루비와 푸른색 사파이어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미얀마는 1964년부터 1년에 두 차례씩 보석 경매시장을 열고 있으며,
지금까지 공식적인 옥과 비취의 판매액만 6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경을 접한 중국과 태국으로의 밀매도 성행하고 있어 보석 판매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군사정부와 민간인 합작 보석판매회사의 윈 흐트웨 판매이사는
“중국과 태국 외에도 한국, 일본, 프랑스의 고객들이 많다”며 “경제제재 때문에 미국과 직거래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 실질적인 보석채굴권을 국방부가 쥐고 있다.
수출입.외자유치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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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와 석유 못지않게 아시아 각국과 서방 세계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보석 원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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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무역 거래량과 외국자본 유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지난 10월 18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5~2006 회계연도 무역거래액은 총 55억3천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3% 증가했다.
이 중 수출액은 35억5천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22%나 급증했다.
미얀마 회계연도는 매년 4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다.
미얀마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태국, 수입국은 싱가포르다.
수출 품목은 천연가스와 농.수산품, 수입품은 섬유와 기계 부품 및 철강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2005~2006 회계연도의 외자유치액 역시 전년도(1억5천8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60억7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자본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인근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별로는
태국, 인도, 중국 순이다.
투자액은 주로 전력생산을 위한 댐 건설과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화 운동과 경제제재
미얀마 군사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61) 여사 등 양심수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돼
서명자 수가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민주화 운동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88세대 학생’ 단체는 “민주화 인사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지난 10월 4일 시작된
이후 한 달 동안 서명자 수가 전국적으로 53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88세대 학생’은 지난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학생 단체다.
이 단체가 요구하는 석방 대상 민주화 인사는 수치 여사와 쿤 흐툰 우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자를 비롯해
최근 체포된 민 코 나잉, 코 코 기이, 흐타이 키웨, 민 제야, 피욘 초 등 최근 다시 체포된 학생 지도자들이다.
이 5명의 학생 지도자는 군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들로 8~16년간 복역한 뒤 풀려났다.
이밖에도 미얀마에는 1천100명이 넘는 양심수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88세대 학생’ 단체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명운동은 시위를 금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철권통치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강제 진압하면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은 1990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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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북서부 해상의 A-1 광구. 미얀마의 천연가스와 석유개발에 뛰어든 국가는 호주, 영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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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지도자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10월 10일 현재 가택연금 4천 일째를 맞았다.
햇수로 11년에서 보름이 모자라는 세월이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다 1988년 병환중이던 어머니를
만나러 귀국한 뒤 군부의 군홧발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깨닫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한 뒤 강제로 정권을 탈취하던 상황이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듬해 그녀를 가택 연금했으며 이후 연금과 해제를 반복하다 지난 2003년 5월 민주화 단체와
군정 지지자 사이의 충돌 직후 또다시 3번째 연금생활에 들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치 여사는 가택연금 도중에도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었고 1990년 5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정권을 이양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을 1년 더 연장하는 조치를 내렸다.
수치 여사는 1991년 민주화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2004년에는 광주 인권상을 수상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그녀를 ‘아시아의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녀는 1999년 영국에서 남편이 암으로 숨졌을 때도 출국하면 군부가 귀국을 막을까봐 남편의 마지막 모습도
지켜보지 못한 채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여사를 비롯한 민주화 인사에 대한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와 국내 인권.사회단체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C) 등 서방 세계는 인권유린과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에 항의하며 수년째 미얀마 정권에 대해
경제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강제 철수당한 뒤 투자 공백을 아시아 지역 회사들이 채우면서 이 같은
경제제재 조치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단체인 ‘쉐 가스 무브먼트’는 주로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지급하는 가스 판매 로열티와 세금이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외국계 회사는 군사정권과
거래를 끊고 미얀마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성옥 방콕 특파원 | sung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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