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한국인 부동산 투자 붐
학군 좋으면 집값 오른다
작년 하반기부터 뉴몰든 일대에서 집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고,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팔리고 있다.
 |
|
뉴몰든 주택가 풍경. 영국의 집값은 최근 10년 사이 3배나 올라 주택 보유자나 투자자들은 거액을 번 셈이 됐다.
|
|
미
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 붐이 일고 있다.
정부가 해외 부동산 투자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한국인들이 몰려 사는 한인타운 뉴몰든을 중심으로 런던 남부 서리 일대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뉴몰든에서 부동산 중개업체 ‘킴스레팅’을 경영하는 차성욱 회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뉴몰든 일대에서 집을 사고 싶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고,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이나 조기유학생 부모들은 과거 대부분 임대주택을 빌려 월세를 내고 살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당수가 영국에서 아예 주택을 구입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또 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고 싶다며 현지 부동산 회사에 연락해오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
|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현지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해 수익성과 위험요인을 따져봐야 한다.
사진은 뉴몰든의 부동산 중개소
|
|
뉴몰든에 사는 한 교민은 2004년 40만 파운드를 주고 방 4개짜리 단독주택을 샀다.
이 집은 요즘 60만 파운드까지 값이 올랐다.
개인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1990년 뉴몰든 근처 킹스턴에서 13만 파운드를 주고 방 5개짜리 단독주택을 샀다.
이 집은 작년에 50∼55만 파운드까지 올랐고, 올해 다시 60만∼65만 파운드를 호가하고 있다.
조기유학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작년에 뉴몰든에서 60만 파운드짜리 집을 샀다.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매달 월세를 내느니 집을 산 뒤 월세금을 낼 돈으로 은행 대출금을 갚는 게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집값은 최근 10년 사이 3배나 올라 주택 보유자나 투자자들은 거액을 번 셈이 됐다.
평균 주택가격은 1996년 6만2천 파운드에서 작년 말 19만8천 파운드까지 뛰었고,
지난해 집값 상승률은 5.4%로 물가상승률 2.4%를 훨씬 상회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런던 남부 서리 일대는 평균 주택가격이 2000년 21만 파운드 선이었으나 2006년 말 32만 파운드까지 올랐다.
한인타운 뉴몰든의 평균 집값은 작년 30만 파운드에서 올해 37만 파운드로 급등했다고 인터넷 부동산 정보회사
‘마이프로퍼티스파이(Mypropertyspy)’는 밝혔다.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새로 가입한 동구권 국가에서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오고, 1
0년째 계속된 경제성장 속에 출산율이 증가함에 따라 주택 수요가 늘면서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2012년 런던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어서 당분간 영국의 집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몰든을 포함한 서리 일대는 런던에서 멀지 않고 고속도로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
게다가 학군이 좋고, 생활 편의시설들이 근처에 몰려 있어 인기 주거지역 중 한 곳이다.
교육열이 한국 못지않은 영국에서도 학군이 좋은 지역의 주택은 프리미엄이 붙은 채 팔릴 정도다.
 |
|
뉴몰든의 한국인 부동산 중개소 ‘킴스레팅’은 많으면 일주일에 3건 정도 유학생 부모들로부터 집을 사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
|
차 회장은 “최근 서리 일대 집값이 많이 올랐고,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며
“교민과 유학생 부모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영국의 부동산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여러 건 받았다”고 밝혔다.
킴스레팅은 많으면 일주일에 3건 정도 유학생 부모들로부터 집을 사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고,
한국에서 2천억 원 상당 부동산 투자 신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킴스레팅은 영국의 부동산 상황을 소개하기 위해 6월말 서울에서 영국 부동산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부동산 법규를 잘 모르고 본인이 집을 관리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적게는 집값의 10%, 많으면 20∼30%의 돈만
있으면 모기지 론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부로 투자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차 회장은 “모기지 론을 얻을 때는 자격증 있는 브로커를 통해야 하며, 돈부터 달라고 얘기하는 브로커는 조심해야 한다”며
“서류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영국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고 현지에서 활동중인 조태현 씨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호주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까지 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이제 런던 올림픽을
앞둔 영국 부동산 시장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현지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해 수익성과 위험요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진형 런던 특파원 | kjh@yn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