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의 가치는 물리적 시설, 교통 여건, 교육 환경, 지역 환경, 자연 환경, 그리고
각 커뮤니티와 사회적 이미지들이 통합돼 형성된다. 살기 좋은 아파트라면 이들 요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는 게 당연하지만
때로는 강점 몇 개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런 요소들이 어떤 형태로든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다.
자신의 여건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삶의 질을 충족하고 정당한 시장가격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확인한 후 엄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한 `살기 좋은 아파트‘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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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만 평에 이르는 월드컵공원은 접근성이 좋아 언제든 앞마당이 된다. 사진제공.김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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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울시가 2007년에 내놓은 ‘서울 대도시권 주거 이동 패턴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은 대생활권 또는
중생활권을 중심으로 인접 자치구로 근거리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권역별 중심으로 도시기반시설, 공원, 문화시설 등을 공급해 대생활권별로 자족 기능을 갖추게 하려는
서울시의 도시발전계획에도 부합한다.
앞으로 강북도 지금의 강남처럼 교통망과 거대 녹지축을 함께 자족 기능을 갖춘 대생활권 중심의 신주거단지로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서울숲을 중심으로 한 동(東)축과 월드컵공원을 중심으로 한 서(西)축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넓이가 여의도의 15배에 달하는 105만 평으로 한국의 센트럴파크라 불리는 월드컵공원과 인접한 마포 상암지구의
월드컵파크는 이런 의미에서 신주거단지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아파트라 할 수 있다.
오늘이 아닌 내일의 도시
상암지구는 주도로를 기준으로 한 쪽은 주로 주거단지이고 반대쪽은 업무단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아직도 공사 현장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안정을 찾은 분위기다.
상암1지구는 2006년 10월 입주를 마쳤고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특별공급으로 채워지는 2지구는 2010년 9월 완공된다.
올 7월 현재 총 51필지 335,134m2 가운데 17.8%만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DMC 업무지구는 입주율이 30% 정도밖에
안 되지만 이미 217개 기업에 1만5천여 명이 일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제일 높고 세계 두 번째 고층 빌딩이 될 ‘서울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빌딩'은 지난달 착공돼 오는
2015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이 정도면 ‘직주(職住) 근접’을 실현하는 자족 도시의 모델로 오늘의 도시가 아닌 ‘내일의 도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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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지 전경. 타 단지에 비해 높은 16∼26층짜리가 배치돼 있으며 단지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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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위주의 단지 구성
T자형의 DMC업무단지를 중심으로 매봉산 방향에 1, 2 ,3단지, 상암산 방향에 4, 5, 6, 7, 8단지(1단지와 8단지는 임대아파트)가
각각 배치돼 있다. 그러나 각 단지 사이에 담장이나 도로의 단절이 없어 모두 한 아파트 같은 느낌을 준다.
총 3,611세대 가운데 2단지 657세대만 69m2(21평형)와 82m2(25평형)의 소형이고 3∼7단지 2,954세대는 109m2(33평형)와
132m2(40평형)짜리다.
특히 3단지는 월드컵공원과 가장 가까워 공원을 무시로 드나들 수 있고 5단지는 DMC업무단지와 가까운 게 매력이다.
상암산이 오른쪽으로 보이는 6단지는 남향으로 조용함과 쾌적함을 자랑하며 가장 늦게 입주한 4단지는 상암지구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인기가 제일 많다. 21~25평형은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가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33평형은 물량이 가장 많고 거래도 제일 활발하다.
현재 실거래 매매가는 7억5천만~8억 원 선으로 3단지의 경우 5월에 비해 7천만~1억 원 상승했다.
40평형은 호가 12억 원, 매매가 11억 원 선이다.
어떤 명품 브랜드도 부럽지 않아
일반적으로 공공 아파트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월드컵파크를 둘러보면 브랜드 아파트가 결코 부럽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세대수만 보면 웬만한 대형 아파트단지 한 개와 엇비슷하나 펼쳐지듯 넓게 분포돼 있어 다른 곳보다 넓어 보인다.
월드컵파크의 도로들은 넓고 쾌적하며 거리에 판매대가 하나도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잘 정돈돼 있다.
4∼7단지는 지상 주차장이 없고 외부 차량은 오직 이삿짐센터만 단지 내 진입이 허용된다.
스쿨버스나 학원 차량들은 단지 입구에서 아이들을 하차시킨다.
취재하러 간 날은 마침 4단지에서 아파트 장터가 열렸으나 단지 입구에 4∼5대만 5분 정도씩 주차해 일대 도로가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하는 여느 아파트 장터와 대조를 보였다.
서울의 센트럴파크가 앞마당
4단지에 있는 한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주민들의 직업군은 화이트칼라와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류다.
DMC업무단지 근무자의 평균 연봉이 비교적 많고 주거 만족도가 높아서인지 얼마간 전세로 입주했다가 아파트를 사려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휘트니스센터나 골프모임을 통한 주부들의 소모임도 활발하다.
주말이면 승용차로 5분 거리인 월드컵경기장 내 대형 할인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영화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무인대여소를 이용하면 5분 거리인 ‘평화의 공원’을 상쾌하게 달릴 수도 있다.
가을날이면 ‘하늘공원’의 억새길을 거닐며 재즈공연을 감상하는 억새축제도 권할 만하다.
뉴욕의 가을을 최고로 치는 이유는 센트럴파크가 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어느새 드문드문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가을날의 월드컵공원이야말로 서울의 센트럴파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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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 단지 조경 사진제공.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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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양호한 교육환경
단지 내에는 초등학교 2곳과 상암중, 상암고가 있다.
내년 2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상암고는 서울시 교육청이 지정한 ‘사교육 없는 학교’의 시범학교다.
방과 후 학교 비슷한 체제로 운영하며 학습 프로그램도 우수하다는 게 주민들의 평이다.
급식도 직영이어서 다른 학교들이 견학 올 정도라고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평판이 좋다.
최근 명문으로 급부상한 인근 성산동의 중암중학교의 예에 비춰 보면 상암지구가 신흥 명문 학군으로 자리매김할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학원가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학원버스로 15분 정도 걸리는 목동지역 학원들을 주로 이용한다.
기존 명문 학군을 택하느냐, 아니면 신흥 명문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암지구를 택하느냐는 학부모들의 몫이다.
지하철 이용 다소 불편... 공항철도 개통으로 개선 기대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이용하지만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도로가 워낙 쾌적해 운동 겸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용한다고 한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얼마 전 경의선 복선이 개통돼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내년 12월 인천공항철도 김포공항∼서울역 구간 개통 후에는 역 3개만 지나면 서울역에 닿을 수 있고 2012년 경의선 복선화가
완공되면 용산역까지도 바로 닿는다.
버스는 여타 지역보다 더 많은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일산과 강남행 광역버스 3개 노선, 서울역과 강남역을 경유하는 간선버스
2개 노선이 있고 G선 버스는 무려 11개 노선이 월드컵파크 곳곳을 거쳐 신촌, 마포, 광화문, 남대문 등으로 통한다.
단지를 빠져나오면 곧바로 강변북로와 연결되는 등 승용차 이용도 매우 편리하다.
이 정도 교통망이라면 지금도 큰 불편함은 없어 보이나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미인을 보는 안목으로
오는 2012년 DMC업무단지가 100% 입주될 즈음에는 근로자가 약 5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직주근접’ 주거단지로서의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는 것은 새삼 물어볼 필요도 없다.
게다가 교통망이 완비되고 133층 랜드마크타워가 복합문화공간의 거대 축으로 자리 잡는다면 플러스 알파(!!)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화려한 미인으로 비치지는 않지만 언젠가 보석과도 같은 빛을 발할 때를 기다리게 하는 내재된
매력의 미인 같다는 인상을 주는 게 월드컵파크다.
서미숙 산업부 기자 | sms@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