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착
못하는
보험설계사
1년 내 60% 이상 그만둬..피해는 소비자 몫
보
험설계사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 이내에 그만두고 있으며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그 비율이 갈수록 더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설계사가 중도에 탈락하면 결국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해약이나 승환 계약에 따른 보험소비자의 피해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지나친 중도 탈락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생명보험업계가 2007년 41.5%에서 2008년 37.5%로 4.0% 포인트 떨어졌고
손해보험업계는 42.9%에서 44.5%로 1.6% 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설계사 정착률은 새로 입사한 사람이 1년이 지난 후 얼마나 남아 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보험설계사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회사별로는 푸르덴셜생명이 72%의 정착률로 생명보험업계 1위에 올랐고 교보생명과 ING생명이 각각 54.5%와 52.1%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손보사 1위는 삼성화재(60.3%)이고 2위는 동부화재(49.6%), 3위가 현대해상(48.2%)으로 조사됐다.
최하위 생보사는 하나HSBC생명으로 겨우 8.3%에 그쳤고 AIA생명(11.6%), 우리아비바생명(17.2%) 등이 바닥권이었으며 손보사
중에서는 그린손해(34.3%), 제일화재(35.3%), 롯데손해(35.3%) 등이 낮은 편이었다.
10월 현재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는 모두 47만 6천여 명에 이른다. 이중 32만2천 명(생명보험 17만3천 명, 손해보험 14만9천 명)이
보험사 소속이고 대리점에 속한 보험설계사(모집사용인)가 15만4천 명(생명보험 6만7천 명, 손해보험 8만7천 명)이다.
이밖에 보험대리점이 5만8천 개(생명보험 1만3천 개, 손해보험 4만6천 개)를 헤아린다.
최근에는 보험사의 보험설계사가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 모집, 금융 사고, 승환 계약 유도, 리베이트,
스카우트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관리의 사각지대로 대책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는 보험업계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대량 도입-대량 탈락’의 악순환과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실 교육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한 보험사에서 금전 사고를 일으켜 문제가 된 보험설계사라도 다른 보험사로 옮겨서 다시 활동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보험설계사 관리의 허술함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보험설계사 정착률과 직결되는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보면 생보업계는 2007년 77.1%에서 2008년 73.1%로 4% 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는 76.4%에서 74.8%로 1.6% 포인트 낮아졌다.
생명보험업계의 13회차 유지율은 푸르덴셜생명이 86%로 가장 높았고 2위는 AIA생명(83.9%), 3위는 ING생명(83.3%)이 각각 차지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그린손해가 77.6%로 1위에 올랐고 현대해상(76.8%), 삼성화재(76.5%) 등의 순이었다.
생명보험업계의 최하위는 라이나생명(66.1%), 녹십자생명(67.6%), 뉴욕생명(71.6%) 등이고 손해보험업계에서는 LIG손해(69.7%),
제일화재(70.6%), 한화손해(72.9%) 등으로 조사됐다.
13회차 유지율은 보험 가입 후 1년 후에도 계약이 유지되는 비율로 높을수록 보험계약의 완전 판매 및 양호한 유지 관리를 반영한다.
보험설계사의 조기 중도 탈락이 많은 것은 보험업계의 무리한 모집조직 확대와 영업 실적에 급급한 과당 경쟁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변변히 교육도 시키지 않은 채 일선으로 내모는 바람에 보험설계사들은 보험 상품 내용도 미처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로 친지 등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연고 영업을 하다 이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식으로 체결된 계약들은 십중팔구 부실 모집으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보험설계사가 그만두면 기존의 보험은 고아 계약이 되므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보험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길 경우에도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승환 계약을 권유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렇게 되면 결국 사업비만 낭비하는 꼴이어서 보험료가 오르게 되고 부실 계약이나 불완전 판매, 해약, 승환 계약 등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전가되는 건 뻔한 이치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업종 중 민원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곳은 유일하게 보험산업뿐이며 민원은 부실 모집에
관련된 것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감독 당국은 철새 보험설계사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제라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성남 기자 | jsn@yna.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