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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은 여전히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다.
앞으로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돈이 계속 급증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연금 가입자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제살 깎기'에 나서지 않는 한 상황이 쉽게 바뀌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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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무원연금의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 있도록 공무원연금법이 지난 2000년 개정된 이후 정부 보전금 투입 규모가
줄기차게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은 2006년 6천477억 원에서 2007년 9천892억 원을 거쳐 2008년에는 1조4천294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 올해에는 2조 원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2조4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4년 사이에 6배 가까이로 늘어나는 꼴이니 밑 빠진 독이 따로 없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0년 예산안에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위한 재정 투입 규모가 2조4천037억 원으로
잡혀 있다. 올해의 1조9천931억 원에 비해 20.6%나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 적자 보전액 가운데 8천239억 원(34%)은 국고에서 지원되며 나머지 1조5798억 원(66%)은 지방자치단체 부담이다.
공무원연금은 여전히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다.
앞으로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돈이 계속 급증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다. 연금 가입자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제살 깎기'에 나서지 않는 한 상황이 쉽게 바뀌기는 힘들다.
공무원연금 개선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설령 그대로 실행된다고 해도 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면 `무늬뿐인 개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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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순회 설명회를 열고 있는 공무원들. 정부가 지난해 말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못 됐기 때문에
적자 보전을 위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진.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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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은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 규모를 1조7천990억 원으로 예상하고 “공무원연금 급여 수준을
추가로 내리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 연구원의 예상이 맞는다면 국내총생산(GDP)의 0.17%가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에 투입되는 셈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못 됐기 때문에 연금의 적자 보전을 위한
재정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문 연구원의 분석이다.
문 연구원의 계산에 따르면 개혁안대로 시행된다고 해도 2020년에는 공무원연금 적자가 8조1천240억 원으로 불어나
GDP의 0.49%를 차지하게 된다.
또 2050년에는 18조8천150억 원(0.63%), 2070년에는 44조5천180억 원(1.14%)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공무원연금 적자는 갈수록 누적되고 국민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공무원연금 적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연금 지급률이 국민연금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데다 수혜 대상이 내년이면 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출범한 통합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과 함께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워
주기 위해 호주머니를 더 털어야 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매우 고까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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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용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들. 2020년에는 공무원연금 적자가 8조1천240억 원으로 불어나 GDP의 0.49%를
차지하게 된다. 사진.최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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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고 덜 받는' 구조(?)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공무원연금은 1960년 도입 이래 50년 만에 공무원이
기여금(보험료)을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일대 변혁이 이뤄진다.
개정안은 공무원단체와 학계 등이 참여한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건의안을 수용한 것으로 공무원들이 내는 기여금을
현재보다 26.7% 올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여율은 현재 과세소득의 5.525%에서 올해 6.0%로 오르고 2010년과 2011년에는 6.3%와 6.7%로 각각 인상되며
2012년부터는 7.0%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반해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 받는 연금은 현재 과세소득의 2.12%에서 1.9%로 10.4% 낮아지고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은
신규 공무원부터 현재의 60세에서 65세로 늦춰진다.
또 연금 산정 기준이 현행 '퇴직 전 3년간 평균 보수월액'에서 '전체 재직기간 평균 과세소득'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연금수급액은 재직기간이 20년인 경우 현재보다 6%, 10년은 8% 정도가 각각 감소하고 개혁 이후에 신규 임용된
공무원은 25%나 줄어든다.
하지만 개정안은 공무원연금의 적자 구조 개선에 크게 미흡해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하는 보전금이 갈수록 늘어나는 문제점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기여율이 7%로 고정되는 2012년부터는 고령화에 따른 연금수급자 증가 등으로 적자 보전금이 증가세로 돌아서서 2018년에는
6조129억 원으로 올해의 3배 정도로 급증하게 된다.
또 정부의 적자 보전금에 연금 부담금과 퇴직수당을 합친 연금 관련 총 재정 부담금도 올해 7조원 규모에서 2018년에는
13조6천512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적자가 단기적으로 소폭 줄어들 뿐 장기적으로는 크게 늘어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공무원들이 기여금을 더 내거나 연금수급액을 더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에 비해 공무원연금이 특혜를 받는 현재의 상황이 무한정 지속되는데도 국민이 계속 지켜보기만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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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제도 개선안은 현행보다 공무원들이 내는 연금 보험료는 늘리고, 받는 금액은 줄여 정부의 적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골자다. 그래픽 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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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
공무원연금공단의 엉터리 자산 운용도 문제다. 비전문가를 채용하고 거래 기관을 공정하게 선정하지 않는 등의 크고 작은
잘못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주식에 7천92억 원을 투자해 3천529억 원의 평가손을 냈다.
무려 50%에 이르는 손실률이다. 금융 자산 전체로도 4조4천664억 원을 투자해 2천197억 원을 까먹어 -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무원연금기금은 주식 투자 손실 등으로 2007년 말 4조8천43억 원에서 작년 말에는 4조6천861억 원으로 1천182억 원(2.5%)이 감소했다.
해마다 거액의 혈세를 공무원연금에 쏟아 붓는데도 공단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민간 기업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각종 명목의
수당을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만 이사장과 감사, 임원, 2급 이상 등 간부 67명에게 지급된 성과급이 3억7천만 원에 이른다.
비리 공무원 등에게 부당 지급된 퇴직급여가 2005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모두 2천445건, 328억1천800만 원에 달했으나 85%가
넘는 281억8천300만 원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파면, 해임 처분을 받은 공무원에게는 퇴직급여나
수당을 8분의 1 내지 2분의 1만 지급하고 제3자의 불법 행위로 인한 공무상 요양비와 장해급여, 유족보상금 등은 제3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 규정들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직원에게는 규정에도 없는 경조비와 위로금, 생일격려금 등으로 인심을 펑펑 쓰고 있다.
공단의 `해외 대학 대여학자금 대부 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 6월까지 공무원 자녀의 해외 대학 유학자금으로 지급한
무이자 대출액은 총 6천760건, 440억1천346만 원에 달했다.
특히 2007년 2천194건, 117억5천384만 원에서 2008년 2천891건, 181억9천148만 원, 올해에는 6월까지만 해도 1천675건,
140억8천8천928만원에 이르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별로는 교육기관이 52.9%(3천579건)로 압도적으로 많고 지방공무원이 17.6%(1천193건)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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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적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연금 지급률이 국민연금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데다 수혜 대상이 내년이면
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진 이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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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더 내고 덜 받는’ 구조
국민연금은 지난 2007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변신했다.
당시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소득대체율(소득에 대비해 받는 연금액의 비율)은 국민연금이 처음 도입된 1988년의 70%에서 2007년과 2008년
각각 60%와 50%로 낮아졌고 2009년부터는 매년 0.5%포인트씩 줄어 2028년에는 40%가 된다.
국민연금기금의 올해 운용 수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8월까지 올린 수익만 해도 19조 원을 넘어 지난해 4천억 원대의 손실을 벌충하고도 한참 남는다.
올해 전체로는 기금 설립 이래 최대 수익 기록인 2007년의 13조7천190억 원보다 훨씬 많을 게 거의 확실하다.
운용수익률은 연 9.10%로 저금리가 정착된 2000년 이후 가장 좋았던 2001년의 9.01%를 웃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총자산은 작년 말의 235조4천억 원에서 265조2천억 원으로 8개월 사이에 12.7%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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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일지
1960 = 공무원연금제 도입
1993 = 공무원연금 적자 전환
2001 = 공무원연금 적자 정부보전금 도입
2006. 5 = 한국개발연구원에 개선방안 연구 의뢰
2006. 7 = 공무원연금 제도발전위원회 구성
2007. 1.10 = 발전위 정책건의안 발표‥공무원 단체 반발
2007. 3 = 공무원연금 정부협의체 구성
2007. 11 = 정기국회 종료‥공무원연금 개혁 무산
2008. 1.7 =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무원연금 개혁 발표
2008. 6.18 = 공무원 관련 5개 단체 발전위 참여 결정
2008. 9.18, 22 = 발전위 소위 개최‥합의 무산
2008. 9.23 = 발전위 본회의 개최‥건의안 합의
2008. 9.24 = 발전위 건의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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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남 기자 | js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