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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다 유형
공부하는 샐러던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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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불안정한 고용 탓에 자신의 전문 분야는 물론 새로운 분야까지 공부하는 샐러던트족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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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졸업 후 몇 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잠깐의 백수생활을 거쳐 힘겹게 재취업에 성공한 박모(여.28) 씨.
한숨 돌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처지도 못 된다.
회사도, 자신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는 틈틈이 학업을 병행하는 샐러던트족의 길을 택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실력을 조금이라도 다져 놓으려면 바쁘고 힘들지만 일과 학업 모두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박 씨처럼 현재 직장에 다니는 이들 중에는 회사에 다니며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샐러던트족이 적지 않다.
취업.경력 포털 스카우트(대표이사 민병도)가 11월 초 남녀 직장인 762명을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발송해 '현재 어떤 유형의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느냐'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20.1%가 자신을 '샐러던트족'이라고 대답했다.
그 뒤를 이어 일보다 가정을 중시하는 네스팅족(15%), 약 3개월 단위로 반복해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369증후군족(14.6%),
고소득으로 바쁘게 사는 대신 여유로운 생활을 택한 다운시프트족(13.4%), 퇴근 후에도 일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아 불안한
슈퍼직장인증후군족(9.4%), 업무에 의욕을 잃어버린 직장인사춘기증후군족(8.3%), 회사에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는
갤러리맨족(5.5%),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직장이나 부서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메뚜기족(3.1%), 눈에 띄지 않고 최대한
조용히 묻어가려는 암반수족(2%), 툭하면 사표를 쓰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쓰지 않는 나토족(1.6%)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자기 계발과 자기 관리에 충실한 직장인이 많지만 일보다 가정, 성공이나
소득보다 삶의 의미와 여유를 중시하는 이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운시프트족으로 대표되는 이들 유형의 직장인은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고 소득이 많아도 이에 연연하지 않는다.
삶의 의미와 보람, 여유를 찾기 위해 돈은 조금 덜 벌지언정 진정으로 원하는 직종을 자발적으로 택해 삶을 ‘하향’시키는 것이다.
언론인으로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했던 강모(44.여) 씨는 다운시프트족의 전형적인 사례다.
모 방송사에서 10여 년간 아나운서로, 음악 DJ로 활동했던 그는 3년 전쯤 회사에 사표를 냈다.
대학 시절부터 꿈꿔 왔던 직업이지만 내적으로 고갈돼 가는 느낌, 나아가 조직의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번민이
컸던 탓이다.
고심 끝에 회사를 그만둔 그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분야를 택했다.
퇴직금으로 대학원을 마치고 여성학 강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한 달에 몇 차례 강의하고, 남는 시간에는 한가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가족과 함께 한다.
월급은 물론 용돈 수준으로 턱없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월급만 놓고 보면 ‘하향’이 맞지만, 삶 전체로 보면 오히려 ‘상향’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다운시프트족과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는 슈퍼직장인증후군족도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불황으로 인해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거나 자신이 구조조정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회사형 인간’이 돼 가는 현상이다.
이 유형은 직급별로는 차.과장급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그 다음은 부장급 이상, 대리급, 일반사원 등의 순이다.
퇴근 후에도 업무에 대한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이로 인해 사생활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집에서까지 회사 일을 하는 등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도 야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업무와 연관된 모든 사람을 경쟁자로 여기며, 회사 일에 매달리느라 가족이나 지인들과
사이가 멀어지는 등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역시 나빠져 어깨나 허리 부위의 만성 통증, 우울증, 위장병, 탈모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센터장 고선주)가 최근 전국의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함께 자녀가 있는 기혼자 622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 때가 있다’는 답변이 60.7%에 달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정의 불화 및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단기간에 승진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등 긍정적인 경우도 없지 않다.
향후 5년 뒤의 모습을 예상하는 질문에는 대다수의 직장인이 샐러던트족으로 생활하고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급변하는 사회 현실을 반영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꾸준히 도전하려는 의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네스팅족이나 다운시프트족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 직장인도 적지 않아 직장이나 일 못지않게 가족과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움직임도 꾸준히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카우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의 경기 침체와 고용 상황을 감안할 때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는 물론
전혀 다른 분야에까지 매진하는 샐러던트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 추세"라고 지적하고 "하지만 무조건 새로운 분야를
준비하기보다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 내에서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해 더 공부하고 집중하는 것도 고용 불안을 이겨내는
비법 중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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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어 설 명
* 샐러던트족 - 직장을 다니면서 꾸준히 공부하는 유형
* 다운시프트족 - 자발적으로 저소득을 택해 여유 있게 일하며 삶의 만족을 찾는 유형
* 네스팅족 - 사회적 성공보다 단란한 가정을 더 중시하는 유형
* 슈퍼직장인증후군족 - 퇴근 후에도 일 걱정이 끊이지 않으며, 구조조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유형
* 369증후군족 - 3개월, 6개월, 9개월 단위로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을 반복해서 겪는 유형
* 갤러리맨족 - 일에 몰두하지 않으며 주인의식이 희박한 유형
* 암반수족 -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숨을 죽인 채 직장 생활을 해나가는 유형
* 나토족 - 사표를 쓰겠다고 자주 말하지만 실제로는 쓰지 않는 유형
* 메뚜기족 - 직장이나 부서를 수시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유형
* 직장인사춘기증후군족 - 업무에 의욕을 잃고 주위를 냉소적으로 보는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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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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