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의 가치는 물리적 시설, 교통 여건, 교육 환경, 지역 환경, 자연 환경, 그리고
각 커뮤니티와 사회적 이미지들이 통합돼 형성된다. 살기 좋은 아파트라면 이들 요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는 게 당연하지만
때로는 강점 몇 개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런 요소들이 어떤 형태로든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다.
자신의 여건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삶의 질을 충족하고 정당한 시장가격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확인한 후 엄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한 `살기 좋은 아파트‘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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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는 독특한 어린이 놀이터 사진제공. 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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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들어 전세 가격이 급등하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서울의 뉴타운 사업들이 본격화되면서 그에 따른 이주민 수요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뉴타운 사업은 어디였을까. 국토연구원의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36’에 의하면 1974년 7월에 발표된
‘잠실지구 종합개발기본계획’이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설계 용역보고서다.
이 도시설계안은 당시 영국의 뉴타운 계획과 오사카의 센리 뉴타운 계획, 도쿄 교외의 다마 뉴타운 계획을 참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1,000ha, 인구 25만 명 수용의 잠실 뉴타운 계획이 탄생했고,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잠실벌은 다시 제2기
뉴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에서 가장 시선을 받고 있는 레이크팰리스(옛 잠실주공 4단지)를 둘러본다.
잠실지구의 주요 단지 구성
잠실지구는 옛 주공 4단지가 레이크팰리스(총 2,678세대)로 2006년 12월 재건축 단지들 중 가장 빨리 입주했다.
이후 3단지가 트리지움(총 3,696세대)으로 2007년 8월, 1단지가 엘스(총 5,678세대)로 2008년 8월, 마지막으로 2단지가
리센츠(총 5,563세대)라는 이름으로 2008년 9월 각각 새로운 이름을 달고 새롭게 변신했다.
여기에 잠실시영이었던 파크리오(총 6,864세대, 2008년 8월 입주)까지 가세하면서 모두 24,479세대에 10여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 단지가 형성됐다.
과천시나 동두천시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규모다.
이러니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체의 아파트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떠오를 만도 하다.
레이크팰리스는 석촌호수 방향과 삼전로 방향에서 각각 LG자이와 삼성레미안이 공동 시공했다.
조경에 많은 공을 들여 트리지움에서 벤치마킹했을 정도다.
43평형과 50평형의 비율이 전체의 약 42%로 대형 평형이 가장 많은 단지이기도 하다.
레이크팰리스 내 연합부동산에 의하면 현재 86㎡형(536세대)은 7억3천만~7억5천만 원선, 114㎡형(1,012세대)은 10억 원 내외,
144㎡형(678세대)은 13억 원 내외, 166㎡형(452세대)은 15억 원 내외에서 시세가 각각 형성돼 있다.
호가 수준은 다른 단지들과 비슷하나 실거래가에서는 레이크팰리스가 다소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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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붉게 물든 레이크팰리스. 교육, 교통, 커뮤니티, 녹지 등에서 레이크팰리스는 그다지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사진제공. 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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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에서 비롯된 경쟁력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보통 새로 입주한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그럼에도 입주 3년이나 된 레이크팰리스는 잠실단지의 가격 리더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파트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바로 석촌호수라는 자연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석촌호수가 바라보이는 아파트는 전체 35개 동 가운데 5개에 불과하다.
그래서 언뜻 그 혜택이 극소수에만 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거주하는 주민의 얘기를 들어보면 석촌호수는 35개 동 주민 모두의 보배다.
석촌호수 조망은 그저 눈을 즐겁게 하는 정도다.
그러나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나서서 집 앞 연못가를 바라보며 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고,
주말이면 석촌호수와 인접한 아파트 오솔길을 한가로이 거닐 수도 있다는 건 큰 매력이다.
마음먹고 나서야 하는 한강공원과는 또 다르다.
주민자치센터의 풍부한 프로그램
2008년 잠실 3동과 5동이 3동으로 통합하면서 옛 5동의 주민자치센터를 청사로 사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레이크팰리스 내에 있던 옛 3동 주민자치센터는 서울시 및 송파구청과 연계된 문화.교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종의 지역 커뮤니티센터로 자리 잡았다.
원어민 강사의 어린이 영어 강좌에서 주부들을 위한 휘트니스센터에 이르기까지 6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월 3만 원 정도만 내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매월 등록자가 1,500~1,800명에 이르고 수강신청기간이 되면 신청자들로 장사진을 이룰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서울시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 정도 커뮤니티센터라면 아파트 선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힐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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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길에서 레이크팰리스로 들어가는 주요 출입구의 하나. 사진제공. 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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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2호선 잠실역
2호선 잠실역 4번 출구를 나와 롯데마트를 끼고 돌면 바로 120동 쪽 진입 광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도보로 약 7~8분 정도 걸리지만 큰 건물 한 개를 돌 뿐이어서 그런지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가 워낙 넓어 단지상가 쪽 방향으로 갈 때에는 잠실역보다 신천역에서 더 가까워 보인다.
대개는 트리지움(옛 3단지)이 신천역과 인접하고 있어 교통이 더 편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낀 점은 퇴근하면서 잠실역에서 지하로 연결된 롯데마트나 백화점에 들러 생필품을 사고 바로 집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벌이 주부에게는 레이크팰리스가 오히려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9년 상반기 통계에 의하면 하루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은 강남역(약 20만 명)이고 그 다음이 잠실역(약 16만 명)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이 가시화되면 잠실역 주변이 삼성역 주변을 제치고 강남 제2의 중심가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그런 면에서 향후 중심지 기능으로서의 가치가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할 만하다.
물론 지상의 도로교통은 더욱 혼잡해지겠지만.
광역적으로 이뤄지는 학교 배정
교육환경 면에서는 리센츠(옛 2단지)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잠신초, 잠신중, 잠신고 등이 모두 리센츠 단지 내에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레이크팰리스 단지 내에는 송전초등학교만 들어와 있다.
그래서 중학교 배정은 잠신중, 배명중, 신천중, 정신여중 등으로 다양하며, 고등학교의 경우도 잠신고, 배명고, 정신여고,
강남 8학군의 구정고, 현대고에 이르기까지 광역적인 배정이 이루어진다.
학부모의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리센츠에 비해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면 명문 사설 학원가는 레이크팰리스 단지와 연접한 삼전로에 형성돼 있어 다소 유리하다.
중산층 위한 대표적 주거 공간
잠실 재건축단지에는 80평~100평대의 초대형 평형이 없고 25~50평대가 주류를 이룬다.
그런 점에서 결코 강남 귀족층을 대변하지는 못하겠지만 수도권의 중산층, 그중에서도 안정된 중산층이 거주하기에 안성맞춤인
지역이 이곳 아닐까.
지금까지는 주거 공간의 요건을 두루 갖춘 아파트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교통이 좋으면 다른 무엇인가가 빠지고, 쾌적성이 좋으면 교통이 불편한 식이었다.
그러나 레이크팰리스를 돌아보며 70년대 최초의 뉴타운을 계획하며 이상으로 추구했던 10대 항목이 오늘날에 이르러 거의 대부분
반영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교육, 교통, 커뮤니티, 녹지, 도시 경관의 랜드마크, 상업 기능 등의 대표로서 레이크팰리스는 그다지 손색이 없어 보인다.
김 리 나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주)오션앤랜드 부동산개발팀 이사
부동산 컨설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