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슈웨체르 르노그룹 회장은 “향후 3년 간 총 6천억 원을 투자해 한국을 르노그룹의 글로벌 생산
및 신차개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슈웨체르 회장은 지난달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르노삼성차의 대형 세단 'SM7' 신차발표회에 참석,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지금은 비록 내수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조만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확신한
다”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르노그룹의 투자는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슈웨체르 회장과의 일문일답.
--향후 3년 간 투자할 6천억 원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나
6천억 원 중 얼마는 어디, 얼마는 어디 하는 식으로 나눠서 결정하진 않았다. 르노삼성차는 이 6천
억 원을 라인업 확대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고 생산량 증대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용처는 아무래도 부산 제2공장 증설일 것이다. 부산 제2공장에서는 르노와 닛산이 공동으
로 개발중인 차세대 가솔린엔진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아마도 2008～2009
년까지는 부산공장 증설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르노삼성의 플랫폼은 닛산에서 만든 것이다. 향후 르노삼성도 플랫폼을 만들 계획인가
르노삼성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르노나 닛산에 전적으로 의존하
는 것은 아니다. 르노삼성은 브랜드별 정체성과 차별성을 가진 자동차를 계속 개발할 것이다. 가장 대
표적인 것이 오는 2007년 출시 목표로 개발중인 SUV(프로젝트명 H45)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SM7’도 사실상 닛산차가 아닌가
물론 ‘SM7’은 닛산 ‘티아나’의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엔진의 튜닝과 서스펜션 등에
서 티아나와 차별화됐다. 르노삼성의 연구기술센터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차별화는
계속 강화될 것이다. 플랫폼을 공유한다고 해서 같은 차라고 볼 수는 없다. 르노삼성의 엔지니어링이
나 디자인 역량이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브랜드별 차별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가령
오는 2007년 출시될 SUV는 기존의 어떤 모델과도 다르다.
--닛산이 진출해 있는 지역에도 르노삼성차를 수출할 계획인가
르노삼성보다 닛산과의 협력관계가 먼저 시작됐다. 수출에 대한 제약은 물론 있다. 닛산과 르노삼
성의 모델이 매우 비슷한데 같은 시장에 진출하면 서로의 점유율을 깎아먹게 될 것이다. 때문에 앞
으로는 플랫폼은 공유하더라도 브랜드별 정체성을 가진 차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SM7’이 미국시장에도 수출되나.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 왜냐면 오는 2010년 이전에는 르노그룹의 브랜드들이 미국시장에 진
출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2007년 출시되는 SUV는 생산량의 50% 이상이 유럽시장 등에
수출될 것이다.
--한국 자동차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한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005년에는 경기가 소폭 호전된 뒤 2006～2007년이면 확실하게 회복될 것이다.
‘SM7’과 같은 신차가 출시되면 얼어붙었던 소비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다. 우리는 한국시장
의 미래에 대해 큰 확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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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슈웨체르 르노그룹 회장(우)과 르노삼성 제롬스톨 사장이 신라호텔에서 열린 SM7 신차발표회에서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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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홀로서기’ 성공할까
프랑스 르노그룹이 한국시장에 향후 3년 간 6천억 원을 투자,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키로 함에 따
라 르노삼성차가 그동안의 닛산 의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M7’ 신차발표회 참석차 방한한 루이 슈웨체르 르노그룹 회장이 밝힌 투자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에 약 2천억 원을 투자해 건립키로 한 차세대 가솔린엔진 생산공
장이다.
이 엔진공장은 르노와 닛산이 공동으로 개발중인 첨단 차세대 가솔린엔진을 생산하는 곳으로 친환경
고성능 차량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르노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세워지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은 일본 닛산자동차를 포함, 르노그룹의 주요 생산기지에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지역에 차세대 엔진공장이 설립될 경우 르노삼성은 과거 닛산의 모델을 대부분 그대로 들여와 조
립생산만 하던 ‘하청공장’ 수준에서 벗어나 르노의 핵심 전략부품을 생산하는 기지로 탈바꿈하
게 된다.
여기에 대규모 인력충원과 추가투자를 통해 경기도 기흥의 디자인센터를 아시아 지역에서 출시되는
르노 자동차의 내.외관 디자인 개발을 담당하는 핵심 디자인센터로 육성하면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
의 르노삼성차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르노그룹은 닛산과 르노삼성이 비록 차량 플랫폼은 공유하고 있지만 기흥 디자인센터의 역량이 강화
되면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등에서의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별 독자성과 차별성을 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웨체르 회장은 “주요 제품간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은 르노의 고유한 플랫폼 정책”이라며 “플랫
폼을 공유한다고 같은 차라고 볼 수는 없으며 디자인과 엔진의 튜닝, 서스펜션의 차별화를 통해 얼
마든지 브랜드별 독자성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이밖에 오는 200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프로젝트명 H45)의
글로벌 생산기지로 르노삼성차를 선정했다.
르노와 닛산이 플랫폼을 공유하게 되는 이 SUV는 국내시장뿐 아니라 수출까지 노린 르노그룹의 핵심
전략차종으로, 르노는 이 SUV 생산량의 50%는 국내에서 르노삼성 브랜드로, 나머지 50%는 유럽시장
등에서 르노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슈웨체르 회장은 “르노삼성에서 새로 개발중인 SUV는 기존의 어떤 모델과도 차별화 되는 르노삼성만
의 독자적이고 새로운 모델”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
고 설명했다.
그러나 슈웨체르 회장은 ‘르노삼성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못박아 르노삼성이 플랫폼까지 독자 개발하는 핵심 생산기지로 격상시키
기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르노삼성이 르노그룹의 진정한 아시아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동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르노삼성을 한단계 높은 차원의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르노그
룹의 의지는 읽을 수 있지만 내수시장 점유율이 극히 낮은 지금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
르노그룹 내에서 르노삼성의 위상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정 열 산업부 기자 | passio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