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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밍그룹에서 부족한 것은 기술ㆍ경영 등에 관한 관리 능력이다. 사업을 손봐서 2010년까지 10대 제지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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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밍그룹은 구슬은 있지만 이를 꿰는 능력이 없다. 이 능력을 가르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최대 제지그룹인 산둥첸밍그룹의 총괄총경리(그룹 총괄 사장)에 임명된 이원수(60) 전 신무림제지 부회장은
첸밍그룹의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총 자산규모가 1조8천억원인 산둥첸밍그룹은 연 150만t 규모의 펄프, 인쇄 용지등을 생산, 연 9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신무림제지 중국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 지난해 11월 산둥첸밍그룹과 연 3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제지 합작법인을 중국 장쑤성 난창시에 설립하면서 산둥첸밍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산둥첸밍그룹은 지난 3월 이 전 부회장이 신무림제지에서 퇴직하자 적극적인 영입 작전을 펼쳤고, 이 전 부회장은
지난달 말 산둥첸밍그룹의 제안을 승낙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산둥첸밍그룹은 어떤 회사며, 이번에 맡게 된 직책은.
"1958년 설립돼 펄프, 인쇄 용지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11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총생산량은 220만t
정도며 매출은 2조원 가량 된다. 현재 최대주주는 중국 정부로 3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개인 최대 주주는 1%를
소유한 첸홍궈(45) 회장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는 지분을 개인에게 불하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첸
회장의 지분은 연말께 2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맡게된 총괄총경리는 첸 회장을 보좌해 11개 자회사를
총괄 관리하는 자리로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표이사쯤 된다.
산둥첸밍그룹에서 오랫동안 영입작전을 펼쳤다는데.
"첸 회장이 신무림제지에서 끝났으면 와서 도와달라고 말했는데 나이도 있고 해서 거절했다. 그러다 5월 첸 회장
이 중국을 방문한 이동욱 신무림제지 회장을 통해 부탁했다. 또 첸 회장이 6월에 왔을 때 북경에 놀러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 거기서 첸 회장이 첸밍그룹 호텔 기공식을 하는데 그룹 총경리로 축사해달라고 해서 밑져아 본전이란
생각에 해줬다. 알고 보니 그 자리가 시장, 서기 등에게 소개시키는 취임식 자리였다. 그 후 일주일 정도 현장을
돌아봤는데, 저 정도면 앞으로 최고 실적을 올릴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제안을 수락했다.
첸 회장이 어떤 점을 높이 산 것 같나.
"성실함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또 중국에서는 자기 속에 있는 얘기를 다 열어놓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따거(大兄)라고 부르는데, 첸 회장은 나를 ‘따거'로 부를 정도로 서로 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첸밍그룹이 경쟁업체인데 왜 기술 지원을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제지업계에선 누가 최신 기계를 가졌느냐에 따라 기술 수준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또 첸밍그룹은 세계적인
제지회사와 많은 제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첸밍그룹이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따라서 나처럼
한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가서 일하는 게 우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할 때 한번 더 생각해 볼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첸밍그룹에서 부족한 것은 기술ㆍ경영 등에 관한 관리 능력이다. 현재 사업을 너무 벌려 놨는데, 이를 손볼
생각이다. 그래서 2010년까지 펄프, 제지 등을 650만～700만t 정도 생산, 10대 제지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강병철 산업부 기자 | soleco@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