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부동산 거품 붕괴?
올해 30~40% 떨어진다
인도 부동산 시장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돈벌 수 있으리란 생각은 정신적 자위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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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부동산 시장은 1995~2001년 사이 최고 70%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사진은 마카르 산크란티 축제 도중 갠지스 강가에 모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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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인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인도 부동산 업계에서 ‘엄숙한 댄서’란는 별명을 갖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 거부 새뮤얼 젤은 최근 뭄바이에서 열린
부동산 관련 세미나에서 “인도 부동산 붐은 이미 거품 붕괴의 직전에 있고 결국 눈물로 끝날 것”이라 경고했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져 있던 1990년대에 인도로 건너왔던 그는 사무용 건물 등을 싼값에 닥치는 대로 사들인 뒤
45억 달러짜리 부동산 트러스트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지난해 390억 달러에 팔렸다.
그는 “인도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정신적 자위 행위”라며
‘파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업자와 펀드 매니저들이 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다만 유일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면 거품이 언제, 얼마만큼 빠질 것이냐는 정도였다는 것.
인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졌던 가장 최근의 경우는 가격이 최고 70%까지 떨어졌던 지난 1995년부터 2001년까지였다.
이와 관련, 펀드업체인 콴텀 어드바이저스의 아지트 다얄 최고경영자는 “인도 부동산 붐에 조종이 울리고 있다”면서
“올해 특정 시점에서 30~40%까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2년간 배 이상 올랐고 모기지 금리도 계속 인상되고 있는 추세다.
IT(정보기술) 중심지인 방갈로르 아파트의 경우 100m2에 10만 달러를 초과하고 뉴델리나 뭄바이에는 500만 달러가
넘는 주택도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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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잘 나간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월급만으론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없을 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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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콜카타에서는 신규 주택의 경우 공급이 수요를 5~10배나 초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첫째 주에 2년 만의 최고치인 6.75%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지금까지도 6% 위에서 움직이는 등
고삐가 잡히지 않으면서 경기과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2004년 이후 6차례에 걸쳐 총 1.5%포인트의 단기 대출금리를 인상했고,
시중은행의 현금보유율도 지난해 12월 이후에만 두 차례나 올린 상태다.
최근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인도 최고의 부유층에 속하는 4천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이들도 부동산 구입에 엄두를 못낼 지경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물며 인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젊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고작 700~2천 달러의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을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다.
다얄 최고경영자는 “인도에서는 성인이 돼도 부모와 함께 사는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다”면서
“특히 이런 상황에서 누가 집을 장만해 분가하려 들겠느냐”는 말로 인도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가 임박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금은 1990년대와 달리 시티그룹이나 모건스탠리, 크레디트 스위스 등과 같은 국제 펀드들이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폭락세를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한해 동안 인도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총 10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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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성공 대가' 치르기 시작
신흥시장국들이 최근 '성공의 대가'를 치르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올 들어 세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해온 베트남 증시가 붕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경우 통화가치 급등으로 수출경쟁력이 추락하는 고통을 받고 있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는 한해 사이 집값이 평균 67% 치솟았다.
ABN 암로 관계자는 자본유입이 무조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신흥국 정부들이 뒤늦게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태국이 지난해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자를 규제한 것이 역효과를 내 증시가 지난 16년 사이 최대 폭락하는 후유증을
겪었음을 지적했다.
관측통들은 중남미의 경우 특히 통화가치 상승으로 고심하고 있다면서 구리에서 콩에 이르기까지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콜롬비아 페소화 가치가 올 들어 10% 뛰었으며 브라질 헤알화도 6% 상승했다.
아시아의 경우 어려움은 더 커 중앙은행들이 인플레 진정과 통화가치 급등을 막아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
한 예로 인도는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인 것이 투기자금 반입을 촉진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졌으며,
이 때문에 루피화 환율도 뛰어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선재규 국제뉴스부 기자 |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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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득 뉴델리 특파원 |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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