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국계 호텔의 도쿄 진술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002년 개업한 '포시즌스호텔 마루노우치 도쿄'를 필두로 2003년에는 롯폰기힐스에 '드랜드 하얏트 도쿄',
2005년에는 도쿄만 인근의 재개발 지역인 시오도메에 '콘래드 도쿄', 니혼바시의 '만다린 오리엔탈'이 들어섰다.
올 들어서도 지난 3월엔 롯폰기의 신축 초고층 건물인 도쿄미드타운 타워에 '리츠칼튼 도쿄'가 문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오는 9월에는 히비야에 '페닌슐라 도쿄'가 개업한다. 도쿄역 인근에는 2009년 3월을 목표로
'샹그릴라 호텔 도쿄'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호텔의 특징은 하루 평균 숙박비가 4만~5만 엔 이상의 럭셔리 호텔이란 점이다.
이처럼 외국계 특급호텔이 단시간 내에 속속 도쿄로 진출하는 것은 일본 호텔업계 초유의 일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도쿄미드타운에 들어선 리츠칼튼 도쿄 호텔은 도쿄에서 가장 높은 미드타운 타워(248ｍ)의 47~53층을 쓴다.
일부 객실에서는 후지산도 볼 수 있다.
최상층인 53층에 들어선 스위트룸은 90평에 하루 객실료가 210만 엔이다.
가장 싼 16평형 디럭스룸도 하루 객실료가 6만8천 엔 선이다.
9월에 개업하는 페닌슐라 도쿄도 막바지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콘라드 도쿄도 객실 요금이 4만~50만 엔 대로 고급화했다. 외국인 고객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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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쇼핑 중심가이자 관광 명소인 긴자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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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처럼 외국계 호텔이 도쿄 진출을 서두르는 것일까.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그 원인을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호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화로 인해 일본 시장진출 및 인수합병(M&A) 등 일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많은 외국인 비지니스맨이 도쿄를 찾게 됐지만 일본 내에는 이들이 묵을 만한 국제적 지명도를 갖춘 호텔이 다른 선진국
주요 도시에 비해 적은 상태다.
다음으로는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 호텔 이후 외국계 호텔 모두 개발업자들로부터 호텔 입주공간을 임차해 직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종전에는 경영리스크에서 회피하기 위해 운영수탁이나 프랜차이즈 방식이 일본 내 외국계 호텔의 일반적이 사업방식이었지만
직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출점할 만할 입지와 시장성을 갖춘 빌딩군이 속속 나왔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일본인 해외여행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측면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외국계 호텔은 모두 미국계였다.
하지만 이 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시아계 고급호텔의 참가가 눈에 띄고 있는 것이다.
만다린이나 페닌슐라, 샹그릴라 모두 홍콩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호텔 체인을 구축한 회사들이다.
일본에 '쇼룸' 성격의 자사 호텔을 개업함으로써 일본인들 사이에 자사 호텔의 인지도를 높여 외국을 여행하는 일본인들을
투숙객으로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도쿄에 신규 진출한 외국계 호텔의 특징은 페닌슐라 도쿄 외에는 모두 300실 이하의 소규모라는 점이다.
포시즌 호텔 마루노우치의 경우는 객실 수가 57실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레스토랑이나 연회시설 등 부대시설도 꼭 필요한 것 밖에는 없다.
'작게 만들어 고단가에 판매한다'는 것이 외국계 고급호텔의 전략이다.
외국계 호텔의 도쿄 진출과 더불어 해외 투자펀드들의 호텔 매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거대 증권그룹인 모건 스탠리는 지난 4월 일본 2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가 도쿄와 가나자와, 도야마, 오사카 등
국내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13개 호텔을 매수키로 했다.
인수 금액은 2천813억 엔으로 일본 부동산 거래 사상 최고 액수였다.
모건스탠리는 일본과 외국의 50여 개 투자사들과의 경쟁입찰을 거쳐 인수자로 결정됐다.
앞서 3월에는 론스타가 오키나와현 나하에 있는 일본항공(JAL) 계열의 호텔닛코나하와 그랜드캐슬 호텔 등 3개 호텔을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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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호텔의 도쿄 진출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인들 사이에 자사 호텔의 인지도를 높여
일본인 외국 여행객들을 투숙객으로 끌어 모으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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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특급호텔과 투자펀드들의 인수로 호텔업계의 구도변화가 가시화되자 토종 호텔업체들도 바짝 긴장하면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토종 호텔 3개 업체는 제국호텔(834실), 호텔뉴토타니(1천19실), 호텔 오쿠라(1천600실).
이들은 새로 개업한 호텔에 대응하기 위해 각각 호텔 리뉴얼에 나섰다.
117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제국호텔의 경우 2008년까지 170억 엔을 들여 본관 객실과 레스토랑 리뉴얼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2003년부터 단계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본관에 특별층인 임페리얼 플로어를 설치해 최고급 고객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오쿠라도 2003년부터 120억 엔을 들여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객실 타입의 다양화'를 내걸고 외국계 호텔과의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호텔 뉴오타니도 올해 10월 마무리를 목표로 2005년에 본관 객실 리뉴얼 및 내진성 강화, 옥상 정원 조성 등의 공사를 벌이고 있다.
투입 비용은 100억 엔선.
이들 토종 호텔업계는 전용 온천탕과 휴양 설비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외국계 호텔과 경쟁하고 있다.
일본 문화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외국의 출장자들뿐 아니라 일본 내 노년층을 공략하는 데는 일본식 호텔이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계 호텔 업체들은 소규모, 고단가 전략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세계적인 예약 네트워크를 구축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몸집을 최대한 줄이고 고가 전략을 채택, 비대하고 노후화된 토종 업체에 도전장을 내민 외국계 호텔 업체들.
이들에 맞서 대대적인 리뉴얼과 일본 특유의 문화를 내세우며 반격에 나선 토종 업체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외국계와 토종 호텔간 고객확보 전쟁의 추이가 주목된다.
최이락 도쿄 특파원 | choinal@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