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홈쇼핑 시장급증
심야엔 TV로 쇼핑
일본의 TV홈쇼핑 시장규모는 3천400억 엔. 급속한 성장과 함께 선발업체와 후발주자간 격차와
과당경쟁 등 구조적 문제가 돌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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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상사가 만든 2개의 쇼핑채널은 ‘심야에는 TV를 통해 쇼핑한다’는 소비스타일을 일본 전역으로 급속히 보급하면서
전체 TV홈쇼핑 시장을 팽창시켰다. 사진.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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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서도 TV홈쇼핑 시장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 확대에 따른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음에도 편리성과 안전성을 무기로 매년 시장규모가
10% 안팎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시장규모는 3천400억 엔에 달했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과 함께 TV홈쇼핑에서도 선발업체와 후발주자 간의 격차와 과당경쟁이란 구조적인 문제도 돌출되고 있다.
일본 내 TV홈쇼핑 선발업체인 주피터 쇼핑채널의 스튜디오는 도쿄 주오구의 한 빌딩에 있다.
진행자와 상대역이 24시간 쉬지 않고 상품을 소개하는 이 채널의 심장부인 셈이다.
쇼핑방송 사령탑은 스튜디오보다 한 층 더 높은 곳에 설치된 서브 스튜디오에 있다.
스태프들은 이곳에서 현재 방송중인 상품의 소개방식이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서브 스튜디오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들의 구입 주문상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된다.
판매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엔 즉석에서 방송문구나 강조할 부분 등에 대한 지시가 내려진다.
주피터 쇼핑채널은 1996년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미국의 쇼핑전문 기업이 합병회사로 만들어 위성방송과 케이블TV 등을 통한
판매를 개시했다.
스미토모상사의 최대 경쟁업체인 미쓰이물산도 2001년 미국 업체와 제휴해 ‘QVC 재팬’이란 쇼핑채널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 대형 상사가 만든 2개의 쇼핑채널은 ‘심야에는 TV를 통해 쇼핑한다’는 소비스타일을 일본 전역으로 급속히 보급하면서
전체 TV홈쇼핑 시장을 팽창시켰다.
현재 일본에서 최대 다이어트 관련 상품으로 평가받는 ‘빌리즈 푸드 캠프 DVD’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것도 TV홈쇼핑 때문이다.
미군의 특수훈련 기법을 다이어트에 접목시킨 이 DVD는 지난해 7월 방송을 타고 처음 소개된 이후 지난 9월까지 총 150만 세트가
팔려 나갔다.
빌리즈 푸드 캠프 신드롬의 주역은 TV홈쇼핑 채널인 ‘쇼프 재팬’이었다.
이 채널 운영사인 크론 마케팅 측은 미국에서 수입한 원본 영상에 일본인의 감각을 접목시킨 일본용 DVD를 만들어 홈쇼핑 채널은
물론 지상파 방송 등을 통해서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런 전략이 주효, 올 들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다이어트 기법의 개발자가 지난 6월과 9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그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등 이상열풍까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200억 엔에 불과했던 크론 마케팅의 매출이 올해는 빌리즈의 효과로 1.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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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점이나 건강식품 메이커들이 독자적으로 TV홈쇼핑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내면서 TV홈쇼핑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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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보급 급증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TV홈쇼핑의 위상은 여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인터넷 쇼핑 이용자들의 불만이 채널만 돌리면 상품의
특성을 하나하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TV홈쇼핑의 변함없는 인기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TV홈쇼핑의 경우 프로그램 제작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자금력이 취약해 도산 등으로 인한 배달사고 가능성이 있는
인터넷 쇼핑과 차별화되는 점도 소비자들을 잡는 힘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방송 내용에 대한 심사도 있는 만큼 인터넷보다는 사고위험성이 적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TV홈쇼핑 업계는 시장잠재력이 여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TV홈쇼핑 방송시청이 가능한 가구는 전체가구의 30% 정도인 2천만 가구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들 가구 중 TV홈쇼핑 이용자는 5% 정도로서, 미국의 10%의 절반에 불과한 만큼 시장확대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내부적으론 적지 않은 문제도 있다.
TV홈쇼핑 채널 구축에는 수백 명의 콜센터 직원과 물류거점이 필요한 만큼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
또 선발업체의 경우 매출확대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채산성이 맞는 사업임에 틀림없다.
일부 선발 채널의 경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발업체의 경우는 투자 부담이 상당해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시장의 40%는 상위 2개 채널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가전양판점이나 건강식품 메이커들이 독자적으로 TV홈쇼핑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내면서 TV홈쇼핑 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당경쟁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가 2~3개의 대형 채널로 재편될 경우 공급자 측에서 가격결정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이락 도쿄 특파원 |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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