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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자 기밀유출 심각하다
내부직원, 마음만 먹으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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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이 중국에 비해 기술적인 부문에서 '한수 위'를 점하고 있지만 기술유출 등으로 인해 중국의 기술력이 향상될 경우
곧 국내 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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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공개한 국내 한 반도체 제조업체 연구원의 핵심기술 유출 증거물. 기업기밀 유출 방법이 갈수록 지능화
되고 있어서 철저한 보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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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로의 핵심기술 유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술 유출 방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기술 확보 뿐 아니라 기술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지난 2007년 5월에는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중국에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적발되면서 자동차산업은
물론 산업계 전반의 기밀 보안에 ‘빨간등’이 켜졌다.
기술 유출은 그 피해가 해당 기술의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경제나 안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다.
중국으로의 기업비밀 유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 2005년 기술 유출이나 지적
재산권 침해를 당한 3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쪽으로의 유출이 21개사로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직까지 국내 산업이 중국에 비해 기술적인 부문에서 ‘한수 위’를 점하고 있지만 기술유출 등으로 인해 중국의 기술력이
향상될 경우 곧 국내 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기밀보호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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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 산하 부천산업진흥재단 회의실에서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가 부천지역 기업 임직원과
부천시 공무원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산업기밀보호에 관한 특강’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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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기준 1천대 기업(응답업체 505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해 2007년
11월 20일 발표한 ‘국내기업의 기밀유출 대응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부직원이 기밀유출을 시도할 경우 성공가능성’에
대해 ‘사전계획을 통해 가능하다’(52.9%)거나 ‘어려움 없이 유출할 수 있다’(6.8%)고 밝힌 기업을 합해 가능성을 인정한 기업이
59.7%에 달했다.
반면에 ‘관리감독 강화로 적발될 것’(29.2%)이라거나 ‘철저한 보안시스템으로 원천 불가능하다’(11.1%)는 응답은 합해서
40.3%에 그쳤다.
내부직원의 기밀유출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기본법 기준에 따른 중소기업이
67.6%로 대기업의 56.4%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기밀유출 방지를 위한 관리조직이나 전담직원도 부족해 ‘기존직원이 타업무와 함께 담당한다’(38.8%)거나
‘담당직원이 없다’(30.8%)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13.9%)거나 ‘다수의 전담직원이 있다’(12.3%)고 밝힌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전담직원 보유기업의 비율 역시 중소기업은 16.4%로 대기업의 36.5%보다 훨씬 낮아 기밀유출 대응역량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보안 대책 가운데 ‘보안관리 규정 및 지침’(78.2%), ‘보안등급 부여 등 문서관리시스템’(78.2%), ‘거래업체와의
비밀계약유지’(72.3%), ‘입.퇴사시 비밀엄수 계약’(88.2%)과 같은 관리적 보안대책과 ‘카드키 등 외부인 출입제한
장치’(83.0%), ‘CCTV’(72.0%), ‘온라인 방화벽’ 등 물리적 대책은 활용률이 높았다.
그러나 ‘이메일, 통신 모니터링’(55.0%), ‘USB, CD 등 저장매체 종합관리’(52.4%) 등 기술적 보안대책을 시행중인 기업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국기업.외국인이 국가 핵심기술 및 기밀 유출의 우려가 있는 국내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경우의 대책’에 대해 응답
기업들이 밝힌 의견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조사 후 규제장치 마련’(43.7%), ‘M&A 제한 기술과 산업을 미리 선정해
보호’(32.4%) 등 규제 필요성을 인정하는 쪽이 우세했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03년 10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적발한 기술유출 건수는 총 101건.
이 기술이 해외로 빼돌려졌다면 기업과 우리 경제에 미칠 피해 예상액만 133조 2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전체 건수의 절반 이상이 우리를 추격중인 중국 기업이 관련된 사건으로 드러났다.
중국 외에도 미국과 대만 등 세계 20개국 기업이 우리 기술을 빼돌려가려다 적발됐다.
기술유출 점차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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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기차는 쌍용의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기 위해 기업을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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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집계된 자료도 사실상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의 기술 유출 시도만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기술 유출, 그리고 인수 합병 등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술 유출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피해액은
정부 발표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기술 유출이 늘어난 첫 번째 이유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들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주로 외국의 기술을 들여와 단순 조립, 생산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는 CDMA, PDP, LCD 등 첨단 IT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으면서 세계 각국의 경쟁
기업들로부터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 등에서 상용화 기술이 풍부한 점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온 덕분에 제품 개발과 직결되는
상요기술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원천기술은 적지만 당장 제품화가 가능한 상용기술을 경쟁국 기업들이 탐내는 것이다.
세계 경제 포럼의 2004년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 102개국 가운데 미국, 핀란드, 대만, 스웨덴,
일본에 이어 6위로 평가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기술 강국이라 부를 만한 수준이 된 것이다.
기술 유출의 또 다른 이유로 인력 이직의 보편화 현상을 들 수 있다.
한국 노동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이직률은 외환 위기 이후인 1998~2001년에 22.2%로, 1993~1996년의
18.9%에 비해 증가했다고 한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직장 이동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 부족이라는 이유로 금기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이직을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자신의 경력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직장인들 사이에
강해지고 있다.
또한 직장을 선택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얻을 수 있는 소득이나 명예보다는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현금, 휴가 및 자기 계발
시간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R&D 인력의 경우에 이직 보편화 현상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의하면 ‘퇴사 시 비밀 유지 및 경쟁업체 취업 금지 서약서’를 받는 기업이 37.8%에 달하고 이들 대부분은
휴대폰, 반도체, PDP 등 IT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러한 서약서의 이직 자유 침해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주요 IT 기업들이 R&D 인력 이직에 대해 매우 예민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져가는 사회 전반의 풍조를 감안할 경우 R&D 인력의 이직률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보안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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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007년 2월 산업기밀 유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기술유출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국가정보원, 산업자원부, 특허청 등 정부기관과 24시간 핫라인을 유지하며 기술유출범죄에 대한
법률자문, 전문검사 및 수사관 육성, 동향 파악 및 대책 수립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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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의 형민우 연구원은 ‘핵심기술 유출을 막는 4가지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해외 선진기업의 핵심기술
관리 방안을 소개했다.
첫째, 철저한 보안 인프라의 구축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일은 보안 인프라를 구축이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구소 내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 폰 반입 금지, 파일 유출 금지 등의 정책이 실시되면서 보안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중소 벤처기업에서는 이러한 보안의식 자체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에서 기술력은 곧 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보안에 쓰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장래를 책임질 투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개발 단계에 따라 차별화 된 보상 시스템의 구축이다.
기술 유출 경로에는 부품 및 장비에 의한 기술 유출, 기술 거래, 인수 합병, 산업 스파이 등과 같은 다양한 경로가 존재하지만,
합법적이면서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바로 인력 이동에 의한 기술 유출이다.
사람의 머리 속에 체화되어 있는 노하우는 유출 방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R&D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다.
경쟁 기업이 가장 탐내는 기술 역시, 양산도 가능하고 고객에게도 인정받은 기술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인력 유출 시도가 많다.
기업은 기술의 가치가 가장 높은 시기에 파격적인 보상을 해줌으로써 핵심 인재 유지는 물론 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도모할 수 있다.
셋째, 특허와 블랙박스 전략의 적절한 활용이다.
기업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특허 전략이다.
자사 기술에 대한 꼼꼼한 특허 출원을 통해 무단 도용을 막고, 로열티 수입을 챙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허 전략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특허를 출원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경쟁업체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특허를 도용한 업체와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실익도 없이 수년간의 법정 분쟁으로 경비만 많이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다른 기술 보호 전략은 블랙박스 전략이다.
이는 신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아예 등록하지 않음으로써 경쟁 업체의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전략으로 90년대 후반부터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에도 서서히 도입되는 추세이다.
블랙박스 전략 역시 단점은 있다.
블랙박스에 저장된 핵심 기술은 유출이 되었을 경우,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에 유출 방지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서로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전략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기술이면서 부품 및 장비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블랙박스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경쟁 기업의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모방이 예상되고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기술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특허 전략을 통해 무단 도용 방지 및
로열티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모듈별로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방안이다.
기술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연구원들이 참여하여 다양하고 복잡한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들은 대개 수명씩 짝을 지어 모듈별로 투입되어 신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별 모듈뿐만 아니라 전 개발 프로세스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만약 각 공정의 레시피(Recipe)를 전 개발자들이 공유할 경우, 수많은 개발자 중 한명만 매수하여도 기술 유출이 가능하게 된다.
전 구성원들이 모든 공정을 알고 있다면 연구 개발의 효율성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기술 유출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전체 공정을 알고 있는 사람을 프로젝트 책임자 몇 사람으로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기업은 몇몇 핵심 인물로 관리의 포인트를 좁힐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팀을 빼내 오지 않는 이상 기술 유출은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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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중국에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적발되면서 업계 전반의
기밀보안에 '빨간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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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기업 전방위 대처가 필요
정부에서는 기업을 비롯한 각종 연구소 등의 기밀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3년에 ‘산업기밀보호센터’를 개설했다.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산업스파이 적발과 예방활동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고 기업은 물론 학교. 대학 연구소에도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학교의 경우 앞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으로 진출할 중요 인재들에 대해 미리 교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포함시키고 있다.
2007년 1월에는 산업기밀보호센터 홈페이지(www.nisc.or.kr)를개설, 대국민 정보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2007년 4월부터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산업기술의 부정한 유출을 방지하고 보호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은 산업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분류하고, 이런 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 한층 강력한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본 적이 있는 직장인 10명 중 3명 가량은 이직 제의와 함께 회사 기밀을 유출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부탁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703명을 대상으로 한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면서 재직 중이던 회사 기술, 정보 등의
유출도 함께 부탁받았는가’라는 설문에 28.5%가 ‘ .간접적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했다’고 답했다.
산업기술이 부당하게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법.제도는 이미 상당히 갖춰져 있다. 법만으로 R&D 인력의 이직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강력한 법제가 갖춰져 있다고 해서 산업기술이 유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산업스파이 행위로 인한 보상이 위험 부담에서 오는 처벌의 두려움보다 큰 경우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법.제도는 어느 정도의 예방 효과만 가질 뿐이다.
법.제도와 아울러 업계 및 국가에서 보다 철저한 유출 방지 노력이 기울여져야 할 때다.
강성철 기자 |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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