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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원단 업체들은 디자인을 보여주면 무조건 다 만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디자인을 먼저 보여줘야 합니다.”
프랑스 샤넬 본사의 김영성(44.여) 원단 구매 총책임자는 최근 대구국제섬유박람회장인 대구엑스코에서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개성적인 색과 개념을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샤넬과 같은 유럽 명품회사들에 납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한국 원단을 구매한 적이 없다는 김 총책임자는 “일본도 10년 전에는 쓸 만한 디자인이 없었지만 꾸준히 실력을 쌓아
유럽 브랜드들의 신용을 얻었다”면서 “한국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책임자는 부산대 불문과를 나와 프랑스에서 미술과 패션을 배운 뒤 1998년 샤넬에 입사했고,
샤넬 본사에서 일하는 유일한 한국인으로 원단 구매정책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국내 업체가 샤넬에 맞는 개념을 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개념 관련 자료는 비밀이다.
그러나 일단 원단 구매 파트너가 되면 개념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 한국 원단에 대해선 “개성적인 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섬유업체들의 문제점으로 “일단 좋은 디자인의 샘플을 크게 만들어 보내줘야 한다”면서
“한국 업체들 중 일부는 샘플을 보자는 요구를 무시하거나 전시회에서 디자이너를 박대하는데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가
성공의 관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한국 업체들은 견본을 예쁘게, 예술적으로 보내주는 성의가 부족하다”면서
“그런 작은 노력과 의지가 쌓여 일정 수준에 이르면 원단 가격이 비싸도 얼마든지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균 대구경북취재본부 기자 | tae@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