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대전大戰
초부유층을 선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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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PB들은 PB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경제 및 금융전반의 탁월한 지식을 꼽는다.
그러나 최고의 덕목은 정직과 성실성이며, 다양한 교양강좌를 통해 부자들의 눈높이를 맞춰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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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들은 올 하반기 현금성 자산 비율을 높이되, 주식 등 공격적인 자산운용 비율은 낮추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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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부자 160명 관리
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B)들은 1명당 평균 160여 명의 부자고객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평균 9개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은행 자산관리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 PB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주요은행에 근무하는 PB 70명을 대상으로 업무환경과 각자의
재테크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들은 이 같이 대답했다.
평균 자산관리 인원
설문 결과 PB들이 관리하는 고객은 평균 162명으로 집계됐다.
100명 이상∼200명 이내 및 50명 이상∼100명 이내가 각각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300명이 넘는 고객을 관리하는 PB들도 10명이나 됐다.
특히 개인별로 고객관리 숫자의 편차가 커 적게는 44명부터 많게는 600명을 관리하는 PB들도 있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의 PB들이 가장 많은 평균 340명을 고객명단에 올렸다.
기업은행은 총 수신 5천만 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을 PB 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다.
PB들은 금융지식 습득 외에 다양한 교양강좌를 통해 부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었다.
명품 감별법부터 미술품 감상법, 와인, 부동산, 세법, 골프 매너, 클래식, 식사예절, 승마교육, 이미지 컨설팅, 보석, 풍수지리까지
대부분 응답자들이 3~4가지 이상의 교양강좌를 개인적으로 수강하거나 혹은 PB 양성과정을 통해 교육받았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PB들은 또 PB가 되기 위한 최고의 덕목으로 경제 및 금융전반의 탁월한 지식을 갖추는 것 외에 정직과 성실성이 몸에
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성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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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대표 PB 38명이 워런 버핏처럼 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재테크의 원칙과 기본자세를 소개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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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직업이지만 정작 PB 자신들은 과다한 업무에
비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들은 ‘업무 수행시 가장 필요한 점이나 문제점’(복수 응답)으로 성과급제 도입(25명)을 최우선 순위로 올렸고, 전문성 제고(20명),
단기성과 지양(20명) 등을 그 다음으로 꼽았다.
국민은행의 한 PB는 “1등 PB나 꼴찌 PB 간에 보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며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 도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PB도 “부자고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면 개인 돈이 많이 드는데 급여는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PB들의 상당수는 “과도한 목표와 실적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업무환경부터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의 모 PB는 “은행의 프로모션 때문에 고객이익에 반하는 투자를 고객에게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고
외환은행의 한 PB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펀드 판매가 어려운 경우 주어진 목표와 고객의 이익 우선이라는 원칙에서
괴로워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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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억대 자산가인 고객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고급 문화강좌를 열거나 관련 행사를 마련한다.
사진은 국민은행이 지난해 전국 PB센터에서 개최한 미술 전시회 사진.전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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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들의 재테크
그렇다면 부자고객의 자산을 불려주는 PB들의 각자 재테크 실력은 어떨까.
응답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본 결과 대부분 직접투자보다는 펀드투자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절반 이상(43명)이 자산 가운데 펀드 비중이 50%를 넘었으며 이 중 80∼90%를 펀드에 투자하는 PB들도 19명이나 됐다.
펀드 비중이 30∼40%인 PB(23명)들은 나머지 자산은 대체로 예금에 20~30%가량 투자했다.
은행 PB들의 평균 펀드 보유 개수는 9개로 집계됐다.
6∼10개 사이의 펀드를 보유한 PB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1∼5개가 2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많게는 40개의 펀드에 가입한 PB(1명)도 있었으며, 20개 이상 30개 미만을 보유한 PB도 4명이나 됐다.
PB들의 펀드 가입 숫자가 이처럼 많은 이유는 재테크 성격도 있지만 새로운 상품이 나올 경우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았다.
PB들은 보유 펀드 가운데 현재가지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로 브릭스, 차이나, 동유럽펀드, 라틴펀드, 국내 성장형 펀드 등을
주로 꼽았다.
PB들 하반기 재테크 전략
올 하반기에는 현금성 자산 비율을 높이되, 주식 등
공격적인 자산운용 비율은 낮출 것을 대부분의 PB들은 조언했다.
정기예금(연 6%)보다 초과수익을 내려면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1,960∼1,98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증시의 걸림돌인 인플레이션
등이 쉽게 해소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의 한 PB는 국내펀드 30%, 해외펀드 10%, 주가연계펀드(ELF) 20%, 머니마켓펀드(MMF) 20%, 예금 20% 비율로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의 경우 이머징 시장의 활황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브릭스나 이머징 유럽 펀드 등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이 많았다.
한국씨티은행의 모 PB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50대 50으로 분산하되 해외로는 브릭스펀드와 유가 및 원자재 상승으로
수혜를 입은 브러시아 펀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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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부자고객에 대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PB가 자리 잡으면서 더 큰 부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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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부자를 찾아라
은행들이 부자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PB(프라이빗 뱅킹)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이제는
더 큰 부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자산규모 수십억 원대인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 센터를 만들고, 실력 있는 PB를 배치하거나
전문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진짜 부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증권사와도 경쟁을 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돈 되는 거액 자산가 고객을 확실히 잡아두겠다는 뜻이다.
늘어나는 초부유층
신한은행은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에 PB센터를 1개씩 새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PB센터에서는 10억 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았으나 최근 국내외에서 수백억 원대 부자가 늘어나면서 더욱 차별화된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고 판단해 PB보다 한 단계 높은 ‘울트라 PB’로 방향을 잡았다.
국민은행도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인 초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PB센터를 작년 8월 서울 여의도에 연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서울 강남에도 오픈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릴린치 세계의 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국내 초부유층(HNWI) 인구 증가율이 14%에 달하고,
이들의 자산 증가율은 국내 GDP 증가율을 웃돌고 있어 시장선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금융 수신 규모 10억 원 이상을 초부유층 고객으로 분류하고 서울 강남과 서초, 잠실의 PB센터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그보다 낮은 5억 원 이상 고객을 전국 16개 PB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와 같이 초부유층 고객을 따로 공략하는 것은 향후 자통법이 실시돼 자산관리에 따른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돈 되는 고객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관련해 상담받으러 온 고객에게 직원들이 달라붙어 20페이지 노트 한 권에 달하는 심층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주면 그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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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들은 명품 감별에서 미술품 감상, 와인, 부동산, 세법, 골프 매너, 승마, 보석, 풍수지리에 이르기까지 3~4가지 이상의
교양강좌를 교육받는다. 사진.도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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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PB
은행들은 소수정예 PB들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은행 이관석 부부장은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건강, 상속, 자식의 미래에 초점을 맞춰 보다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고객부와 연계해 상속과 가업승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IB본부와 함께 해외부동산 부분에 특화하는 등의 방안이
있는데 하루 아침에 기반을 갖추긴 어려울 것”이라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울트라 PB 센터 직원 수를 4~5명, 1인당 고객 수는 15~20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종전에는 PB 1인당 60여 명을 관리했지만 울트라 PB에선 고객의 집안을 모두 관리해줘야 하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이 부부장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PB센터 2곳에 세무 자문, 부동산 자문 등을 포함해 2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국민은행 직원 수가 1만여 명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특공대나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초부유층 대상 PB는 홍콩에 주재하는 글로벌 PB를 포함해 모두 41명이다.
하나은행 장경훈 부장은 “기존 PB 중에 마음가짐이나 적성, 영업기술, 지식전파 능력 등이 우수한 고참급 직원을 선발하며,
충성심 문제 때문에 외부인재보다 내부인력을 선호한다”며 “똘똘한 수신 담당자 수준이 아니라 진정한 PB가 되도록 교육시키는
데만 3년은 걸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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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직업이지만 정작 PB들은 자신들의 업무에 비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최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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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눈높이 맞춰라
신한은행 정해원 잠실PB센터 팀장은 고객상담 등 은행업무를 마친 뒤 곧장 청담동에 있는 갤러리로 향한다.
갤러리 원장이 직접 강의하는 미술 아카데미 고급강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반면 외환은행 양동윤 압구정WM센터장은 와인스쿨 기초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은행 PB들이 억대 자산가인 고객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와인과 미술품, 꽃, 골프, 메이크업 등의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들 역시 교육과정 개설 등을 통해 PB들의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PB세미나를 열어 미술품 감상과 투자방법 등에 대한 외부전문가의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분기 PB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해 미술품 컬렉션, 이미지 메이킹, 실내 인테리어, 향수, 골프, 풍수지리설 등
우수고객(VIP) 마케팅에 필수적인 다양한 문화교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또 우수고객(VIP)을 초청한 뮤지컬 공연과 음악회 개최, 최우수 고객(VVIP)을 초청한 디너쇼와 일본 골프대회 등
특별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통 한과와 공예품, 도자기 및 보석 전시회, 미술품 컬렉션 등 영업점별 소규모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PB와 예비 PB를 대상으로 미술 감상법과 미술시장의 이해를 주제로 교양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분기 워크숍을
통해 와인 강좌와 옷 잘 입는 법, 명품 브랜드의 이해 등을 강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PB 개인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국내 특급호텔 트레이닝센터의 비즈니스 매너 연수와 명품 강좌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 매너 과정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상.하반기 1회씩 PB 마스터 교육을 통해 부동산, 세금 등 기본적인 업무 외에 비즈니스 매너, 와인 강습, 미술경매
컨설팅 등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이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반이나 금융연수원 내 PB 전문가 과정, PB아카데미 프로그램 등 PB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거액 자산가들의 문화, 예술 분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문화교육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PB 선발 절차도 엄격해지고 있다.
10억 원 이상의 거액자산가를 PB 고객의 기준으로 삼는 신한은행에선 PB가 되기 위해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예비 PB로 뽑히더라도 소정의 연수를 받아야 하며, 3년여 간의 JPB(Junior PB) 생활도 거쳐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올해부터 PB 중 CPB(Certified PB)를 선발한 뒤 이 중 상위 1%에게 마스터 PB(MPB) 자격을 부여하는
다면역량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PB센터장이 되기 위해 필수코스인 제1대 마스터 PB로 7월중 2~3명의 PB가 선정될 예정이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PB 고객들은 예술적 조예가 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PB들이 문화, 예술 관련 공부를 통해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은행의 지원으로 교육받은 뒤 미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진 PB들이 자비를 들여
전문가 과정까지 이수하고 주위 동료에게 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영 경제부 기자 | fusionjc@yna.co.kr
최윤정 경제부 기자 | merciel@yna.co.kr
최현석 경제부 기자 |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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