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위기
증시 폭락. 부동산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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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증시는 폭락하고 부동산은 버블 붕괴 조짐을 보이며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기업경영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베트남은 개방 이후 지금과 같은 경제난을 처음 경험해 보는 데다 시장경제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았고 정부의
정책운용 경험도 충분치 않아 경제위기를 단기간 내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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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붕괴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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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시를 가로지르는 사이공 강을 따라 다국적 기업들의 간판이 들어서 있다.
개방과 개혁을 주창한 ‘도이 머이’ 정책으로 성장해온 베트남이 최근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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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설에 휩싸인 베트남이 증시 폭락에 이어 부동산시장의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6년 분양 당시 서울의 강남 부자들까지 관심을 갖게 했던 베트남 호찌민의 최고급 아파트 ‘사이공펄’은 불과 3개월
전 ㎡당 4천 달러까지 치솟았던 매매가가 최근 3천300달러까지 20% 가량 떨어졌다.
2년 전 분양가가 3천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최근 높아진 금리를 감안하면 금융비용도
건지기 힘든 형편이 됐다.
입지 조건이 나쁜 곳은 아파트 가격이 30~40% 가량 급락했다. 분양 중인 아파트들은 분양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 내놓고
있지만 거래가 거의 없다는 게 베트남 현지에서 활동 중인 부동산 개발업체의 얘기다.
하노이에 진출한 한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미디어윌의 데이비드 박 베트남본부장은 “현재 베트남은 부동산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시중에 돈이 없어 기존 물량의 거래가 안되는 것은 물론 신규 분양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아 버블 우려를 샀던 호찌민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것은 불과 2~3개월 밖에 안됐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무역수지 적자로 인한 경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5% 수준으로 확대된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정책금리를
8.75%에서 12.0%로 끌어올리고 대출금리의 상한선을 12%에서 18%로 높였다.
그 결과 시중 자금이 자취를 감추고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높아진 금리를 이기지 못하고 급매물이 내놓으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강도의 긴축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심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국영기업에서 추진하던 부동산 개발사업들까지 거의 중단된 상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현지 통화인 동화 가치의 급락으로
물품 조달 비용 늘어난 건설사들은 2중, 3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물건 하나가 나오면 10곳 이상의 매수자가 몰리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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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공항 면세점에서조차 자국 통화인 동화를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하노이 공항 면세점 내 초콜렛 가게와 가게에 걸린 ‘동화 결제 거부’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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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짧은 기간에 일어난 변화라 버블이 심했던 호찌민 등 남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 부동산 경기 냉각을 실감하지 못하는
지역들도 많다. 수도인 하노이 등 북부지역은 부동산 시장의 영향이 아직 덜한 편이다.
하노이는 신시가지의 고급 아파트 가격이 최근 10% 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고, 고급 오피스(사무실)나 고급 주거공간인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의 임대료는 여전히 월 3천~4천 달러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경제난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심각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금융당국인 증권감독위원회(SSC)의 응우엔 도안 흥 부위원장은 “남부지역의 버블이 꺼지는 등 부동산 시장 상황이
나빠지긴 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여전히 대도시에서는 호텔 잡기가 어렵고 사무실 구하기가 힘들며
거주 수요도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작년 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한 베트남 증시보다 붕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더욱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베트남 경제를 떠받쳐온 두 축인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베트남 해외교포들의 송금액 중 대부분이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상태여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 경제 파장이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의 변원섭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의 경우 부동산 투자가 엄청나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담보대출 비중이 상당히 높고, FDI나 해외교포들 송금액 중 상당부분이 부동산 쪽으로 흘러들어갔다.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빠질 경우 은행이 도산할 가능성이 있는 등 증시 급락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듯 베트남 정부에서 최근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내년 초부터 외국인들에게 주거용 아파트에 한해 50년 동안 장기임대와 임대권의 매매를 허용토록 한 것. 이럴 경우 현재 부동산
소유 제한으로 높은 임대료를 물고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아파트 장기임대에 나서면서 부동산 가격을 지지해 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향후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인플레이션과 맞물린 추가 금리인상 등 정부의 긴축정책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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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의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것은 불과 2~3개월 밖에 안됐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무역수지 적자로 인한 경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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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징후
“최근 기업 직원들의 단체회식이나 가족 단위 외식이 줄어 매출이 평소보다 25%나 줄었고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얼마 전 음식
가격을 10% 가량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다들 알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최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인 산호(San Ho)의 매니저인 레 쿽 중(33)씨의 얘기다.
해외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설을 비롯한 경제위기설이 들끓고 있지만 베트남 현지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고성장을 구가하던 베트남 경제의 발목을 잡은 인플레이션을 현지인들이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께로 불과
2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즐겨먹는 쌀국수 가격이 하노이 거리에서 한 그릇에 7천~8천동(440~500원)하던 것이 최근 1만동(630원)으로 30~40%
가량 오르면서 비로소 물가가 오르는 것을 체감하고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무역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경제난의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고시하는 동화 환율은 달러당 1만6천200동이지만 암달러 시장에서 2개월 전 달러당 1만5천400동이던 환율이 현재는
1만8천동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이처럼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공항 면세점에서조차 자국 통화인 동화를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하노이공항에 입점한 한 초콜릿 가게에서는 카운터 뒤편에 아예 ‘당분간 동화는 받지 않는다(Please note that VND is
temporarily unaccepted)’는 안내문을 걸어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인근 토산품 가게에서는 동화로 결제하되 정부고시
환율로 계산했을 때보다 30% 가량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쌀값이 급등하면서 일부에서 쌀 사재기가 발생하자 정부에서 단속에 나서기도 했으며, 한 외국계 회사에서는 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불만을 품은 베트남 노동자들이 전례 없이 파업을 하기도 했다.
또 눈덩이처럼 불어난 무역수지 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당국에서 관세를 높이는 한편 수입업체들의 신용장(L/C) 개설을 통제하면서
수입 업무는 거의 중단된 상태다.
당초 5%였던 신용장 개설 담보비율을 2개월 만에 100%로 높임으로써 수입 관련 신용 대출이 아예 막혀버린 것.
이로 인해 기계부품, 철강, 정유 등 산업재의 품귀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철강 수출업을 하고 있는 쌍용의 유치훈 하노이지사장은 “무역적자 폭을 줄기 위한 극약처방을 한 셈인데 정도가
지나치다. 이러다 3~4개월 뒤 재고가 바닥나고 나면 물품 품귀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칫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정부에서 수습하기 힘들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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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증권거래소의 VN지수는 지난주 4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6월 6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추락하며 10월 고점 대비
65%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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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동산시장 불안 가중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호찌민증권거래소의 VN지수는 지난주 4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6월 6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추락하며 10월 고점 대비 65%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호찌민증권거래소의 지난 5월 주식 거래량은 하루 평균 800만 달러로 작년 10월 5천200만 달러의 7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하노이증권거래소는 같은 기간 3천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10분의1로 줄었다.
거래량이 줄면서 수익이 급감한 현지 증권사들은 부도 위기설 속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긴축정책 여파로 남부 호찌민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불과 2~3개월 만에
20~40%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도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붕괴될 경우 경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낮은 위기 체감도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베트남 내부에서는 물가 상승 외에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현지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하노이에 진출한 한국 부동산개발업체인 미디어윌의 데이비드 박 베트남본부장은 “현지인들이 위기감을 못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상승 등 경제 상의 변화를 체감한 것이 불과 2개월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제난은 이제 막 시작 국면으로 시간이 갈수록 영향이 서민 생활과 경제 전반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1986년 말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Doi Moi)’를 채택한 이후 쉼 없는 경제발전을 지속해왔으며,
특히 최근 10년 동안 연 평균 7.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빠른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뿐만 아니라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동화 가치가 급상승하고 고가의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는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등 호황을 구가했다.
경제난에도 베트남 정부 당국이 내놓는 경제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베트남 증권감독위원회(SSC)의 응우엔 도안
흥 부위원장은 “올해 말까지 경제난이 해결되고 내년 초부터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모든 경제 문제를 올 연말까지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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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1986년 말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Doi Moi)’를 채택한 이후 쉼 없는 경제발전을 지속해왔다.
베트남 경제 호황일 때 가장 번성했던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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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 여전
베트남은 개방 이후 지금과 같은 경제난을 처음 경험해 보는 데다 시장경제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았고
정부의 정책운용 경험도 충분치 않아 경제위기를 단기간 내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현지 경제 전문가와 업계의 반응이다.
베트남 최대 국책은행인 비엣콤뱅크의 응우엔 반 뚜안 부행장은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경제난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진
지속될 것으로 본다.
회복된다면 2010년부터나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어렵더라도 어려움을 잘 해결하면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쌍용의 유치훈 하노이지사장도 “장기적으로 보면 베트남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
더 곪기 전에 한번 터지는 것이 오히려 베트남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만큼 경제위기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호찌민 소재 외국계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레 뒤 항(30)씨는 “개인적으로 베트남 주식에 투자해 현재 6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지만 주식을 팔 생각은 없다. 늦어도 2~3년 후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변의 동료들 중에도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최근 손실이 커진 것은 안타깝지만 과거 몇 년 간을 돌아보면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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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사업중인 한국의 건설, 섬유, 부품업체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와 원자재값 급등, 경제위기에 따른
대출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금호건설이 베트남에 건설한 사무복합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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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나 떨고 있니’
베트남 경기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위기감도 점증하고 있다.
최근 코트라 베트남 무역관과 현지 업체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사업중인 한국의 건설, 섬유, 부품업체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와 원자재값 급등, 경제위기에 따른 대출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사업환경 갈수록 ‘악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호치민의 한국 업체 10곳을 찾아가 설문한 결과 베트남에 진출할 때에는 노사관계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설문에서 현지 한국 업체들은 올해 초 노동임금을 작년 대비 평균 20~30% 인상했고, 조사 대상 10곳 중 4곳이 추가 임금인상
요구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도 빈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10개 중 3개사가 파업을 경험했으며, 파업 기간 법규상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이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 파업 기간에도 임금을 지불했다.
인력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개 중 7개사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단순직보다는 숙련직, 생산직보다는 사무직 구인난이 더 심각했다.
물류비 문제와 환경비용 상승도 애로요인으로 지적됐다.
아마타 공단에서 호치민 시내까지 트럭 운임이 작년에는 80달러였지만 현재는 50% 상승한 120달러에 이르고,
환경세 인상으로 공장 폐수 정수비도 2005년 대비 2.3배 급등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근로자와 유대관계 강화를 통해 이들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노동집약 산업의 경우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전환을 적극 모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신규 진출을 검토하는 업체는 현지 법무법인 서비스를 통해 베트남의 지역별 인력수급 및 시장상황을 사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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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권감독위원회(SSC)의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경제난이 해결되고 내년 초부터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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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많은 한국 업체 위기감 확산
안유석 호치민 무역관 과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이자율이 20%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어차피 자기자본으로 시작한 업체는 당장 어려운 상황은 아니지만 베트남에서 돈을 빌린 업체는
살인적인 이자율 때문에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안 과장은 “현재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부분은 부동산으로, 한국 건설업체들은 토지비용도 다 지출한 상태에서
이제 분양을 하려고 하는데 경기침체로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가 급매물로 쏟아져 나와 힘들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도 한국처럼 자기 돈으로 아파트를 사기 보다 대출로 사는 경향이 많은데,
최근 이자율이 폭등해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말하고 “제조업으로서 노동집약적이며 현지 대출이 많고 내수 위주인
한국기업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악재는 경남건설, GS건설 등이 현지에서 추진하는 신도시, 호텔,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도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건설의 10억 달러 짜리 호텔 및 사무실빌딩 프로젝트와 부영의 아파트공사는 기초공사 중이며, 현대R&C의 아파트공사는
막 기공식을 하려는 참이다.
이들 업체는 착공도 하기 전에 건자재값이 최대 70%까지 오르자 공사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기초공사에 필수적인 철근과
시멘트는 가격이 40~60% 인상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의 매점매석으로 구입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아울러 일부 한국 건설업체들은 베트남 정부와의 협상과 주민 보상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데다 건설자재 가격까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면서 벌써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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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설을 비롯한 경제위기설이 들끓고 있지만 베트남 현지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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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 회사와의 협력 사업이어서 사업 철수나 일정 변경 등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상황 악화를 우려하지만 베트남이 이전에도 경제위기를 빨리 회복한 경험이 있어 향후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원자재 비중이 큰 섬유와 봉제, 부품업체들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베트남에는 대우 어패럴, 신원, 세신어페럴, 약진통상, 기은무역 등이 진출해있다.
이 가운데 일부 중소업체들은 인건비와 자재비 급등, 현지 대출이자 상승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중소업체의 경우 올 들어 인건비가 작년에 비해 30% 이상 올라 경영이 쉽지 않고, 달러로 사는 원자재 값이 비싸지는
데다 대출이자까지 20%에 육박해 ‘울며 겨자먹기식’ 생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치민에서 봉제업을 하는 한 한국 업체는 1천300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최근 인력난으로 작년에 비해 임금을 40%나 높게
불러도 1천명을 유지하기 힘든 처지다.
신원 곽윤석 베트남 법인장은 “호치민의 경우 이미 섬유와 봉제기업이 포화상태여서 하노이로 옮기려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치민에서 오토바이 부품사를 운영하는 최정호 보람테크 사장은 “호치민에만 한국 업체가 800~900개가 몰려있는데
작년 말부터 금융비용과 더불어 인건비 상승이 엄청나 대부분이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최 사장은 “베트남 금리가 20%가 치솟은 가운데 보통 기업 이윤을 10%로 산정한다면 돈을 벌어서 모두 은행에다 바치는 셈”이라면서
“아울러 베트남 화폐 동으로 결재하고 원재료는 달러로 수입해 환차손도 엄청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환율도 베트남 정부 고시 환율보다 실제 통용되는 건 더 높아 힘들다”면서 “이런 상황이 2~3달 지속된다면 주요 납품처인
일본 업체들에 부품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해야 할 판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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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올해 말까지 해결, IMF구제금융 받을 정도 아니다”
응우엔 도안 흥
베트남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베트남 증권감독위원회(SSC)의 응우엔 도안 흥 부위원장은 최근 “올해 말까지 경제난이 해결되고 내년 초부터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모든 경제 문제를 올 연말까지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증권감독위원회에서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비관적으로 보더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증시와 경제가 회복세를 띨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설에 대해 “지금 베트남의 경제상황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의 아시아 국가들만큼
심각하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영향이 있지만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증권사의 부도설과 관련 “증시 상황이 나쁘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직원들의 급여를 낮추고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부도 위기에까지 처한 증권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증시 악화로 증권사들이 부도 위기에 처했다고 들었다.
현재 베트남에 영업허가를 받은 증권사는 91개가 있다.
지금은 주식시장 상황이 나쁘고 거래량도 많지 않아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원들의 급여를 낮추고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부도 위기에까지 처한 증권사는 없다.
지난해 자기자본 투자 규모가 컸던 증권사라면 어려움이 크겠지만, 서비스 수수료만 받았던 증권사들은 괜찮을 것이다.
- 최근 VN지수 400선이 무너졌다. 주가지수의 낙폭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나.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최근 신문에 증시 전망이 많이 나온다.
누구는 350, 누구는 400, 누구는 300 이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단기적인 전망일 뿐이다.
- 통화정책만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중앙은행에서 긴축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최소한 6개월 정도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소비는 많이 줄인 상태다. 보통 수요가 줄면 인플레이션도 잦아들게 된다.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성장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금리는 안된다.
금리인상 외에 정부의 공공지출을 축소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른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 경제나 증시 회복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나.
낙관적으로 보면 올해 말부터지만, 비관적으로 보더라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띨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말까지 경제난이 해결되고 내년 초부터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모든 경제 문제를 올 연말까지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최근 주가 상승폭을 2%로 제한했는데.
하노이증권거래소는 주가 변동폭을 ±10%에서 ±3%로, 호치민증권거래소는 ±5%에서 ±2%로 각각 낮췄다.
악화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다.
증시가 긴축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을 알지만 우선은 인플레이션부터 잡아야 한다.
- 최근 베트남의 IMF 구제금융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지금 베트남의 경제상황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의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르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 당시 국가들만큼 심각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영향이 있지만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 주가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시장 상황도 최근 나빠졌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심각한 편은 아니다.
호찌민 등 남부지역은 투기로 인한 버블이 있었는데 최근 꺼지고 있지만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지역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
부동산 시장의 악화도 단기적이라고 본다.
알다시피 베트남은 여전히 호텔을 잡기가 어렵고 사무실을 구하기 힘들며 가격도 비싸다. 거주 수요도 많다.
- 외국인의 증권사 지분참여 제한을 조기에 완화할 가능성은.
현재 49%로 제한된 외국인의 증권사 지분 제한을 더 늘리자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은 가입 후 5년 뒤에 베트남 시장을 100% 개방하는 것으로 돼 있다.
공식적으로 WTO에 가입한 것은 2007년 6월이고 100% 개방은 2012년 6월이다. 2012년 1월부터 외국인이 100%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은.
규제나 사업 절차를 간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가 업무를 중앙 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 베트남펀드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들이 많다.
작년에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를 많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 운용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지금 같은 시기가 투자 적기다.
베트남과 한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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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 증권부 기자 | abullapia@yna.co.kr
심재훈 산업부 기자 |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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