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각색
최근의 웰빙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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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과 공해 등에 찌든 농산물이 싫다면 집에서 새싹 채소를 직접 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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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유기농 음식, 여가, 운동, 자유, 타인과의 관계…. 이는 우석대
학교 사회조사통계연구소가 최근 전북지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 특히 유기
농 음식은 10명 중 4명이 꼽았을 만큼 웰빙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웰빙 열풍은 먹거리에서 안전을 추구하는 유기농 음식의 붐과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친환경 의식
을 높이는 데도 크게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 예로 최근 환경실천연합회가 지난 한해 환경문제와
관련해 꼽은 ‘환경뉴스 BEST 5’에서 웰빙 열풍으로 인한 친환경 가치상승은 당당히 1위로 꼽히는
기염을 토했다. 웰빙 열풍이 친환경 건설입법, 500억 원 이상 국책사업 전개시 사전에 환경성 검
토 의무화, 동북아지역 공동 환경대책 등을 몰고 왔다는 것.
이를 두고 연합회 측은 “웰빙 열풍으로 친환경 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반 국민은 물론 기업들도 큰
영향을 받았다”며 “사회 전반에 걸쳐 의식을 변화시키고 여가와 문화 등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웰빙 바람은 최근 들어 전문대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풍요로운 삶과 질 높은 생활을 제공해
준다는 취지 하에 관련학과가 잇따라 생기고 있는 게 그것.
나주대학에는 이름도 생소한 커피바리
스타과가 신설됐다. 이는 이탈리아어로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이란 뜻. 대구보건대학은 와인감별사
와 커피제조 전문가를 양성하는 와인커피가공과를 선보였다.
그밖에 장안대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과, 강원관광대의 관광상품개발과, 대경대의 웨딩메니지먼트
과, 우성정보대의 웨딩이벤트 비즈니스과, 원광보건대의 문화상품 디자인과, 선린대의 플라워 디자
인과 등도 넓은 의미에서 웰빙 학과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가 하면 기업들의 송년회에도 이른바 ‘웰빙 종무식’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끈다. 부어라 마
셔라 갖가지 술을 섞어 단숨에 마시곤 쓰러지는 ‘폭탄주’를 대신해 서로 격려하고 마음을 나누는
분위기가 역력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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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나는 웰빙의 못브은 중요치 않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 건강, 자유, 평화를 추구하는
생활이라면 모두가 웰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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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댄트롤 사업부는 전무를 포함해 부장급 임원들이 직원들의 머리를 손수 감겨주는 이벤트를 종
무식 대신 마련했다. 여기에는 1년 내내 과도한 업무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스트레스에 시달
려온 직원들의 머리를 시원하게 해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두피 마사지를 통해 한 해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는 마음도 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로레알 코리아는 서울의 모 호텔에서 사장 및 임직원들이 소장품을 기증, 판매하는 바자회를 송년회와
함께 열었다.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은 무의탁 아동 공동체에 기부했다.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송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백설 햄스빌 사업부는 다운증후군 장애아동과 어머니 40여 명을 초청,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직
원들과 ‘햄 만들기 교실’을 열었던 것. 해태제과도 무의탁 아동 100명을 초대해 송년파티를 여는
것으로 종무식을 겸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무조건 술을 마시고 보는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경기불황의 여파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나와 남의 웰빙을 돕자는 취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직원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고
귀띔한다.
이처럼 웰빙이 몇 년째 열풍을 식히지 않으며 사회 곳곳에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것은 사실. 그러
나 정작 스스로를 웰빙족으로 여기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인 10명 당 2명
정도만 자신을 웰빙족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너무 번잡한 도시나 한산한 군 지역보다는
적당한 규모의 중소도시에 웰빙족의 수가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보인다.
웰빙에는 밝은 양지만 있는 것도 아니다.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생활방식이라고 여기지만 동시에 이
면에는 상업주의적 측면이 강하게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특히 웰빙은 개인의 소득과 연관
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월 소득 100만 원 이하는 18.4%만이 자신을 웰빙족으로 생각하는 데 반해, 30
0만 원 이하는 19.7%, 300만 원 이상은 33.3%가 자신을 웰빙족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 증거다.
이는 소득이 많을수록 웰빙 열풍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스스로 느끼는 만족도도 높기 때문으로 풀
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웰빙을 실천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경제적 제약을 꼽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 식품에 대한 불신이나 시간부족 때문에 웰빙에 관심을 쏟기 힘들다는 이들도 제법 된다.
실제로 친환경 농산물의 수요는 최근 들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그
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YWCA가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20세 이상 여성 6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뢰한다”는 응답은 절반을 간신히 넘는 50.7%에 불과했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
다”는 응답은 49.3%로 별 차이가 없었다.
웰빙은 사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 건강, 자유, 평화를 추구하는 생활방식
이라면 모두 웰빙이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웰빙의 모습은 중요치 않다. 웰빙 자체에도 집
착하지 않고 마음이 끄는 대로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것, 그게 바로 웰빙이다.
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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