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폐 나온다
크기 줄이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인물 도안 그대로
위ㆍ변조 방지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디자인의 5천 원권이 내년 상반기중 발행된다. 또 1만 원권과 1천 원권은
이보다 1년 늦은 2007년 상반기에 발행될 예정이다. 새 지폐 발행 후 신권과 구권은 함께 통용되며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ㆍ무기명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급증하는 위조지폐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 5천
원권을 가장 먼저 발행하는 형식으로 새 은행권을 단계별 도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5천 원권은 위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다 현금자동입출금기와 자동판매기 등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으므로 현금취급기기의
교체가 불필요한 점을 감안, 조기에 발행키로 한 것이다.
또 5천 원권은 총 발행물량이 1억8천만 장이어서 준비기간이 짧은 점도 고려됐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1만 원권과 1천 원권은 총 발행물량이 약 30억 장에 달해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현금 취급기기
교체에도 준비기간이 필요해 2007년 상반기중에 도입될 전망이다.
새 은행권의 규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가로 147.8mm 세로 71.3mm) 수준으로 축소하고,
도안은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며,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예술적이고 현대적인 세련미를 추구하기로
했다.
1만 원권의 경우 현재 규격이 가로 161.0mm, 세로 76mm지만 새 은행권은 길이와 폭이 각각 가로 148mm,
세로 69mm로 줄어든다. 권종별로는 세로 길이를 고정하되 가로 길이만 각각 6mm 다르게 한 형태가 된다.
색상은 1만 원권의 경우 현재와 같은 녹색 계열로 유지하고, 5천 원권은 황갈색에서 적황색으로, 1천 원권은
보라색에서 청색으로 변경, 권종간 식별력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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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원권 위조지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공개한 5천 원권 위폐. 진폐(위)는 숨은 그림이 앞면과
다른 반면 위폐(아래)는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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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유통수명을 연장하고 촉감 개선을 위해 면(綿)소재인 용지품질도 개선된다. 그러나 도안 인물은
현재의 세종대왕(1만 원권), 율곡 이이(5천 원권), 퇴계 이황(1천 원권)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이는 새
은행권 도입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도안 인물의 교체를 추진할 경우 각 이해단체간에 불필요한 논쟁이
야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은행권은 위ㆍ변조 방지를 위해 스캐너와 컬러 프린터에 의한 위조가 불가능하도록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홀로그램 장치와 광가변잉크, 비스듬히 기울여 보면 숨은 그림이 나타나는 요판잠상
인쇄기법 등 모두 7가지의 첨단기능이 적용된다. 다만 1천 원권은 일부 최첨단 장치의 적용이 생략된다.
은행권 교체에 따른 비용은 은행권 제조에 1천900억 원, CDㆍATM기 교체 2천200억 원, 자동판매기 교체
580억 원 등 모두 4천680억 원의 비용이 예상되지만 CD.ATM기와 자판기의 수명이 5년이기 때문에 전체비용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보고 있다.
새 은행권은 한은법 제49조 규정에 따라 5월중 정부의 승인을 얻어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제조에 들어간다. 한은은 현재 새 은행권의 도안을 마련중에 있으며 기본도안은 금통위 의결 후
공개할 예정이다.
새 은행권은 한국조폐공사와 협력해 도안 시안을 마련하고, 화폐도안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금통위에
보고된 후 정부 승인에 이어 금통위 의결의 절차를 거쳐 제조에 들어간다. 새 은행권의 대량제조가 시작되면
새 은행권 발행일자를 확정, 발행공고를 할 예정이다.
한은은 “98년 이후 위폐발견 장수가 연평균 50%씩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의 지폐는 83년 현행 기본골격이
만들어진 이래 20년 이상 큰 변화가 없었고 규격이 너무 커 보관에 불편하고 현대적 감각에도 떨어진다”
면서 “외국의 경우 위폐방지를 위해 6~7년 주기로 도안을 변경하고 있어 첨단 위ㆍ변조 방지장치를 갖춘 새
은행권을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조방지 어떻게 하나
한국은행이 위ㆍ변조 장치기능을 강화한 새 은행권 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새 은행권에 적용될 첨단 위조방지
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새 은행권에 적용될 위조방치 장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홀로그램 = 은박지 모양의 딱지를 붙인 것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색변환 박막(薄膜)
필름이 지폐에 부착된다. 이를 컬러 프린터 등으로 복사할 경우 고유색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보는 각도를
바꿔도 모양이 변하지 않아 진위 식별이 용이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상품권에 이런 장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 홀로그램 필름은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으므로 전량 수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권을
새로 도입하는 국가에서는 거의 빠짐없이 이 홀로그램 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광가변잉크 = 광반사 특성이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된 특수잉크로, 보는 각도에 따라 액면숫자의 색상이
달라지는 잉크를 일컫는다. 컬러 복사시나 고해상 스캐너를 이용한 컬러 프린터 출력물의 경우 이런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마’ 1만 원권 점자에 적용하고 있으나 적용부위가 작아 효과가 미미한 편.
새 은행권에는 광가변잉크가 더 크게 적용돼 쉽게 위ㆍ변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판잠상 = 은행권을 비스듬히 기울여 보면 숨겨놓은 문자나 문양이 나타나는 요판인쇄기술의 하나. 그러나
이를 복사할 경우에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기타 = 앞뒷판 맞춤이 검토될 수 있다. 은행권은 양면 인쇄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앞면과 뒷면에 각각
부분형상을 인쇄, 이를 빛에 비춰보면 앞뒤 그림이 희미하게 완성된 그림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정교하지
않은 위폐의 경우 앞뒷판 그림이 일치하지 않아 위.변조 여부가 쉽게 드러난다. 이밖에 숨은 그림,
은선(隱線), 형광잉크, 미세문자 등 현재의 은행권에 적용되고 있는 위ㆍ변조 방지장치가 더욱 개선된 형태로
적용될 전망이다.
박상현 경제부 기자 | shpark@yna.co.kr
유창엽 경제부 기자 |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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