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양국간 에너지 협력의 기본방향과 전략적 협력방안을 담은 에너지 액션 플랜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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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다녀야 합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인도네시아도 가야 합니다.
조만간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에도 다녀올 계획입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방문 수행을 마치고 귀국한 10월 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쉼 없는
에너지.자원외교 계획을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큰 획을 그은 120조 원 규모의 러시아 천연가스(PNG) 도입 프로젝트를 비롯해 석유, 우라늄 공동개발,
서캄차카 해상광구 확보 등을 성사시켰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것.
이 장관은 경제부처 장관 가운데 대통령 해외순방에 빠짐없이 수행한 유일한 장관으로 자원외교 외에 외국인 투자유치와
경제협력 등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이 장관은 고유가 대책을 챙기면서도 7, 8월에 잇따라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날아가 자원외교 행보를 이어갔으며,
9월에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과 유전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마무리지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13회에 합격해 경제관료로 출발한 이 장관은 LG경제연구원장과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책 전반에 대한 풍부한 리서치와 재계 경험을 쌓았다.
이런 연유로 그는 산업현장과 정부 정책의 조화를 이뤄야 하는 지식경제부 장관에 낙점됐으며, 화물연대 파업 당시 재계를 설득해
사태를 일찍 마무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부드럽고 합리적이며 균형감각을 갖춘 이 장관은 수도권 규제완화도 무조건 기업의 손만 들어주는 정책은 지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수도권 규제완화의 경우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많이 어긋난 규제는 손질해야 하지만 지방발전을
저해하는 형태로는 완화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방침”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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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청사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이윤호 장관 사진.이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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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러시아 순방을 통해 양국간 경제협력에 큰 성과를 거뒀는데
발표된 것 외에 논의한 것이 있나.
러시아에서 한국과 전력산업을 협조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여름에 냉방 때문에 전력을 많이 쓰는데 러시아는 난방수요로 겨울에 많이 쓴다.
서로 전력이 남아도는 계절이 다르니 전력망을 연결해 협력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Q. 전력망 연결이 쉽지 않을 텐데.
이번에 천연가스(PNG) 도입을 추진키로 하면서 북한을 지나는 가스배관을 설치키로 했다.
전력망과 가스배관망을 같이 설치하면 훨씬 싸게 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렇게 전력망이 연결되면 우리나라에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짓는 것을 다시 한번 고려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발전소를 일부 짓지 않을 수도 있다.
Q, 이번 순방에서 거둔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한다면.
러시아에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상당히 유용하다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줬다.
러시아와 경제협력이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지 않았나 싶다. PNG 도입이 가장 큰 성과다.
Q. 서캄차카 탐사광구 광권 재개약도 성과를 거뒀는데.
서캄차카 해상광구 광권도 새로운 계약을 맺는데 기존 계약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다시 맺을 수 있도록 합의했다.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다. 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석유공사와 로즈네프간 양해각서 및 본계약을 체결해 신규 라이선스 발급 후
내년부터 탐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정치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양국간 에너지 협력의 기본방향과 전략적 협력방안을 담은 에너지 액션 플랜을 만들기로 했다.
당초 러시아 정부가 제시한 에너지 액션 플랜에 키린스키 광구 등 신규 유망광구와 관련한 협력방안이 없었으나 우리 측
요청에 따라 협력방안을 포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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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윤호 장관은 한국전력, 광진공, LG상사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과 러시아 국영 우라늄회사
ARMA 우라늄홀딩사와의 ‘러시아 우라늄광 공동개발 MOU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제공=지식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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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PNG 도입과 관련해 북한의 참여가 중요한데 사전에 조율됐나.
기본적으로 가스공급은 공급자가 공급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가 북한과 사전에 접촉한 것은 없지만 러시아가 했다고 한다.
아직 북한에서 하겠다, 안 하겠다는 것은 없고 러시아가 타진 정도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PNG 배관이 북한을 통과할 경우 북한은 통과료와 노동력 활용 등 경제적 유인이 있어 러시아 측이 이를 근거로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통과료를 줘야 하는데 북한에 많은 현금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미국 쪽에서도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Q. 전기요금은 연내 주거용, 중소기업용, 소규모 자영업, 농어민용 등 4개 용도를 동결하기로 했는데 나머지 요금은 어떻게 조정할 계획인가.
결국은 전기요금에 손대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여건 변화상 전기나 가스요금은 원가를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금은 경제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관계부처와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시기를 분산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파급효과가 크다. 공산품 가격도 오르고 지하철 요금도 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하지만 요금을 낮게 유지했기 때문에 과소비하는 문제도 있다. 전기요금은 원가와 연동해서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도 있고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해서도 전기요금의 원가를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Q. 내년 전기요금은 어떻게 되나.
내년의 경우 올해 하반기 유연탄과 천연가스, 유류 등 발전연료비의 상승으로 추가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책은 이번 요금조정 이후 경제 전반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가스요금을 상반기에 동결하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2조 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수금을 해결하려면 요금을 앞으로 계속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료비 연동제는 언제부터 다시 시행하나.
가스공사의 연료비 미수금은 상반기 8천400억 원, 하반기 2조5천억 원으로 전망된다.
미수금은 정부 보조금 3천360억 원과 가스공사의 자구노력 5천억 원(2년간)으로 흡수토록 하고, 나머지는 앞으로 2년에 걸쳐
회수하도록 해 급격한 요금인상을 방지할 계획이다.
원료비 원가연동제는 최근 유가의 급상승에 따른 물가영향 등을 고려해 일시 유보중이며 앞으로 유가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다시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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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장관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아프리카 지역 에너지 장관과 기업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8 한.아프리카 산업협력
포럼 오찬회’에 참석,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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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토해양부가 수도권 규제를 전향적 방향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기본적으로 과도하거나 지나치게 불합리한 규제, 글로벌 스탠더드와 많이 어긋난 규제는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손질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 발전을 저해하는 형태로는 수도권의 규제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기본방침이다.
정부가 광역경제권별로 선도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선도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지방도 크고 수도권도 같이 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선진 일류국가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를 목표로 금융, 비즈니스, 물류 등 지식서비스를 선도산업으로
추진중이다.
Q. 정부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했지만 미국 금융위기 등으로
투자유치가 상당히 부진한데 향후 전략은.
중동 국부펀드를 실질적인 투자유치로 연결시키도록 중동 국부펀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 국부펀드는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고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자국산업 육성을 중시하며 3억 달러 이상 대규모 단독투자를
선호한다.
중동 투자가들이 관심을 표명하는 투자매물을 발굴해 세부적인 투자계획과 수익률 모델을 마련해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투자매물은 지자체나 경제자유구역에서 추진중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와 금융, 조선, 철강 등 대형 인수.합병(M&A) 매물,
산업은행 등 민영화 대상 공기업이 검토 대상이다.
Q.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의 비리가 자꾸 터지고 있는데 산하기관 관리감독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기관에 경영자율성을 보장하지만 비리까지 자율에 맡길 수는 없다. 지난 10년, 특히 지난 5년간 공기업이 굉장히 커지고
방만해진 게 틀림없다. 지금 문제되는 비리는 새 정부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
새 정부가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민간에서 데려온 것은 공기업 혁신을 겨냥한 측면이다.
비리 문제는 타협하거나 비호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
공공기관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기관장의 책임경영 체제 확립이 중요하다.
기관장에 경영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성과에 대한 평가를 기관장에 대한 책임과 철저히 연계하는 것이다.
경영자율성 보장 지침을 제정해 공무원들에 의한 경영개입을 관계법령이나 경영계약 등에 명시된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함으로써
기관장에게 경영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할 계획이다.
Q. 정부가 추진중인 가스산업 선진화 방안은 2015년부터 도.소매 동시경쟁 체제를 갖추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선 가정용 가스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가스산업 선진화 방안의 최우선 목표를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도입해 국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두고 부가적으로
다수의 사업자 진입을 통해 가스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선진화해서 소비자 요금을 오르게 한다면 선진화할 이유가 없다. 선진화해서 가스값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정부가 시도하는 방안이 아니다.
Q. 한국전력 내부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나 발전자회사를 다시 통합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 방침은 뭔가.
한전이 한수원을 통합하면 규모가 너무 커진다. 정부 차원에서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 발전자회사의 한전으로의 재통합은
현재까지 이룬 발전부문 경쟁체제의 효과가 상실되고 과거 한전 독점의 폐해가 재현되며 새로운 노노갈등이 예상돼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김준억 경제부 기자 | justdust@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