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주문해온 린제이 그레이엄(공화), 찰스 슈머(민주) 등 미국의 두
상원의원은
지난 9월 14일 상원 지도부에 중국이 위안화를 재평가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물리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9월 마지막 주 표결에 부칠 것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냈다.
두 의원은 당초 지난 3월 베이징 방문 이후 중국 당국에 시간적 여유를 주자면서 이 법안 표결 시한을 9월 29일까지로
정했었다.
이들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개혁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는 것.
‘슈머-그레이엄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지난해 동의 과정에서 상원 100석 중 67표를 얻은 바 있으며, 전체
표결에서도 이 수준을 유지하면 조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런 의회의 움직임에 맞춰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싱가포르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 후 베이징을 방문,
위안화 절상 압박을 가중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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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과 함께 수출 주도형에서 소비자
지출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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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기본적으로 “미.중간 무역 마찰은 늘 있어 왔던 일”이며 “미국의 무역수지를 위안화 정책과 연계시키는 것은
양국에 서로 득 될 것이 없다”며 미국 측의 요구를 일축해 왔었다.
그러나 미국의 절상 압박 탓인지 위안화는 8~9월 내리 올랐으며, 연내 7.85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평소 중국의 위안화가 20~40%나 저평가돼 미국의 대 중국무역 적자를 가속화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02년 이후 달러화가 유로, 파운드, 엔화에 비해 그 가치가 급락했음에도 위안화의 경우 달러당
8.28 위안의 고정환율로 묶여 있다.
지난해야 겨우 2% 절상된 점을 지적하면서 미.중간 무역 불균형 확대가 단순히 중국의
낮은 임금만이 아니라 저평가된 위안화에 큰 요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중국이 자신들의 수출경쟁력이 저임, 양질의 기술, 풍부한 물자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저평가된 위안화 덕이
크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02년 중국의 수출액은 3천250억 달러였으나 올해는 무려 3배 가까운 9천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가 정도가 극히 ‘비정상적’이란 것이다.
특히 이 기간 중국의 무역흑자는 거의 6배가 증가, 올해 2천20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에 반해 미국의 경우 지난해 무역적자 7천160억 달러 중 약 4분의 1이 대 중국 교역에서 생겼다.
전문가들은 외국의 투자가들이 무역적자에 놀란 나머지 미국의 주식이나 채권을 투매하는 사태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조기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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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직공장에서 실패를 검사중인 중국 노동자.
중국은 자신들의 수출경쟁력이 저임금, 양질의 기술, 풍부한 물자 덕분이라 주장하지만 미국은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이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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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미 수출은 의류, 장난감, TV에서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미국 산업의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이 중 특히 미국의 자존심인 자동차 부품 산업의 피해가 작지 않다.
중국을 비롯, 전 세계 14개국에 공장을 가진 미시간 주 로체스터 힐 소재 자동차 부품회사인 듀러 오토모티브의 경우,
주차 브레이크 케이블을 4.5달러에 판매, 1개당 35센트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반면 중국산은 듀라사 제품의 생산가보다도 낮은 3.7 달러에 팔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를 유로화나 파운드화 수준 정도 올린다면 미국산이나 중국산
가격이 모두 4.5달러 수준으로 비슷해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 등의 압력에도 불구, 위안화 재평가를 못하고 있는 것은 급격한 환율 변동이 생기면 중국의 성장을 주도해온
수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따라서 일자리 감소로 연결돼 사회불안을 야기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으로 미국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위안화를 재평가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이 겪어야 할 실업을 세계로 수출하는 셈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또 중국이 위안화 절상과 함께 수출 주도형에서 소비자 지출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보
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기과열을 주도해온 자동차, 부동산 분야의 급성장이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이상의 사무실과 공장 증설을
초래,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 절상은 이런 부작용을 치료할 올바른 처방도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다.
박노황 워싱턴 특파원 | nhpark@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