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순항중. 그러나 상어를 조심할 것.”
싱가포르에서 9월 19~20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IMF가 세계경제에 대해 내린 건강진단
성적표가 이렇게 나왔다고 영국의 일요판 신문인 옵서버가 보도했다.
IMF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1970년대 이래 가장 낙관적인 시기의 와중에 있고, 내년 세계경제가 5%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숨겨진 위험요소, 바닷속의 상어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옵서버는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여섯 가지 위험 요인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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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세계 빈곤층의 비율이 줄어든 가운데 식량배급을 받기 위해 몰려든
아이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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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플레이션이 다시 온다면?
불과 얼마 전 각국 중앙은행들은 중국과 인도에서 다량 공급되는 저가 상품의 도움으로 인플레이션 악령을
떨쳐냈다고 믿었다. 그러나 유가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야기하며 2000년 초 이래 3배 이상 뛰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미 시작된 기미를 보이는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란 희망에서 지난 8월
금리인상 캠페인을 중단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은 정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2. 유가가 다시 오른다면?
최근 낙관적인 조짐 중 하나는 유가의 하락이다. 한 달 전 배럴당 80달러까지 근접했던 유가는 배럴당 65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IMF는 이란,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어느 곳에서든 석유 공급의 차질로 세계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지금까지는 중국과 인도 같은 경제성장국의 수요 급증이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1970년대 오일 쇼크처럼 공급난은 수요 급증보다 더 심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불안정하고 값비싼 유가는 모든 방면으로부터 지속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중대한 걱정거리라고
IMF는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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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의 분수대.
미국은 소비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저비용 경제국의 수출품을 대거 구매하고 하루 20억 달러씩 빚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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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 주택시장 침체가 붕괴까지 간다면?
미국 주택 소유자들은 닷컴 거품경기의 붕괴 이후 초저금리의 혜택 속에 최근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주택가격 인상
붐 속에서 살았다.
평균적인 주택가격은 1995년 이래 2배 이상 올랐다.
실질소득의 정체와 에너지 가격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개별 가구들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이 오른 부동산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떨어지거나 오름세가 중단된다면 지난 몇 년간 경제의 견인차였던 소비자들은 소비 패턴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어느 정도까지 도미노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유로권과 일본의 강력한 성장세가 미국의 약화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싱거 뷰포트의 스티븐 루이스는 미국 소비자들의 주문 감소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동요를 통해 그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약화는 미국과 광범위한 이해관계를 가진 전 세계 기업 지도자들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 ‘먼저 소비하고 나중에 지불하는 미국 경제에 투자자들이 돈을 대지 않으면?
미국은 소비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같은 저비용 경제국의 수출품을 대거 구매하고 하루 20억 달러씩 빚을 지고 있다.
반면 중국 같은 신흥경제국들은 중앙은행에 수십억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
IMF는 오랫동안 이 같은 불균형이 세계경제를 위험한 쇼크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투자자들이 그들의 돈을 약한 달러로부터 옮기기 시작한다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결국 세계경제에 타격을 줌으로써
세계적인 불경기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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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80달러까지 근접했던 유가가 최근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석유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세계경제는 또다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에드문드 다우코루 나이지리아 석유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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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계경제가 정치적 위기에 얼마나 취약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폭력 상황 악화 속에서 IMF는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격변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 경제학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조류 인플루엔자의 대대적인 발발 위협을 무시하지 말라고 누누이 경고해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란과의 전쟁,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전 세계 경제안정에 최대 위험이라 말하고 있다.
6. 실직에 대한 분노가 정치적 반발을 초래한다면?
미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된다면 저가 수입품과 아웃소싱에 대한 적개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27.5%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투표에 부칠
것이라며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극적인 정치적 움직임을 배제한다 해도 도하라운드를 재개하기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고 있다.
자유무역의 잠재적인 혜택은 매우 크며, 그만큼 도하라운드 실패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다.
김진형 런던 특파원 | kjh@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