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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中國의 신드롬, 그 시작과 끝을 찾아서
"콴시(關係)시와 메이콴시(沒關係)는 이해관계로 좌우된다"

중국의 "콴시"는 우리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필요와 이해관게에 따라 철저하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중국에의 접근에 있어 "콴시"가 과연 얼마나 중요하고 그 "콴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또한 그 "콴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상술에 농한 상하이 사람들. 시내 쇼핑가 전경
중국에서의 모든 일은 “콴시”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콴시”와는 상당한 거리다 있다.
“콴시”를 무슨 판도라 상자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중국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20세기형 국가가 아니다. 하룻밤 눈만 뜨고 나면 새로운 것이 하나씩 생겨나는 21세기 최첨단의 고도성장형 국가다. 따라서 중국시장에의 접근 방법은 이제는 “콴시”나 편법이 아닌 정도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현대사에 있어서 중국은 마오쩌둥의 군력기반 강화를 위해 1967년부터 10년간 문화혁명 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거치게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집권층이나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피해자며 가해자였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이시기를 통해 더욱 냉정한 처세술을 터득하게 된다. 이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외적으로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내적인 이해관계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있어 우리는 우리만의 희망사항으로 중국이 좀더 오랫동안 혼란기에 머물기를 바라는 시각이 있었다. 사실 한술 더 ㄸ 일부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제2의 소련화(거대국가의 분할화)하기를 희망했고 구체적인 전략을 구사한 징후도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한 시장 중국, 이곳에 대한 세계의 각축은 치열하다. 중국시장에의 진입에 가장 유리한 국가는 단연 한국이다.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고 우리는 중국 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낯설지 모르나 한자문화권에 유교적 습관과 기후, 풍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익숙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그 지방 고위관리와의 만찬시간에 이르면 그 성취감은 절정에 다다른다.
“깐베이”와 러브샷이 오간 뒤 서로 “따거”(형님) “띠디”(동생)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들 중국인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주체성(?)을 결코 잃지 않고 냉정하게 이해관계로 움직이지만 우리는 헤프게 치마끈부터 풀어헤치듯 흐물흐물 정신 못 차리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첫째, 영원한 “콴시”는 없다.
둘째, “콴시”는 “메이콴시”와 일치한다.
셋째, “콴시”는 철저하게 이해관계로 좌우된다.
넷째, “콴시”는 정도에 따라 장기적으로 발전시켜라.
다섯째, 인간성과 실력으로 “콴시”를 유지하라.
여섯째, 단순한 개인적 “콴시”보다는 “콴시”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라.
다시 시각을 원점으로 돌려 보자.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중국에의 접근에 있어 “콴시”가 과연 얼마나 중요하고 그 “콴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또한 그 “콴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압축된다. 한 마디로 중국에 있어 “콴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특히 외국인인 우리에게 있어서 “콴시”는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된다.
최근 화교출신의 설영흥 현대자동차 상임고문의 중국 본부 부회장 전격임명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단적으로 화교네트워크의 대 중국진출의 개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대만 국립성공대 회계학과 출신으로 성균관대에서 무역학 석사를 받은 뒤 일찍부터 정주영 회장의 대 중국 자동차 진출을 도와 왔다.
그 동안 한국에선 중국 고위층 실력자를 만나려면 설영흥 고문을 찾으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있었다. 또 한때 한국에선 순수 한국인 조흥연 씨에 대한 주가가 꽤나 높은 때가 있었다. 덩샤오핑 시절 중아군사위원회 위원이었으며 장쩌민 시절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지낸 조선족 출신 조남기 장군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설영흥 부회장과 조흥연 씨의 차이는 설영흥 부회장은 국내화교사회의 대부로서 강력한 화교네트워크가 그를 뒷받침하고 있으나 조흥연 사장은 네트워크 없이 혼자라는 점이다.
중국 내에서 '콴시'가 가장 장 통한다고 알여진 산둥성 지역
설영흥 부회장은 지난 2월 친대만계와 친중국계 화상 통합모임인 “한국중화총상회”의 명예회장이 되었다.
최근까지도 한국기업들은 중국 각 지방의 최고 기관장(성장, 시장, 그 위에 있는 당서기 등)들이 이끌고 나오는 투자유치단에 현혹돼(한국 최고의 호텔에서, 최고의 만찬을 베풀며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 문제 없다. 성공시켜 주겠다”는 등)불쑥 거액을 투자한 뒤 안면몰수 하는 중국 측에 하소연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성장일 경우 200~300명, 시장도 20~3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나와 세 과시를 한다.
이 이야기는 한마디로 “콴시”에 관계없이 냉정하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투자타당성을 검토해서 결정해야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콴시”는 여러 개의 관문 중 하나일 뿐이며 중국인은 우리보다 훨씬 현실적이며 타산적임을 알아야 한다. 중국의 “콴시”는 우리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철저하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미 수없이 강조한 바 중국은 거대한 국가다. 따라서 한 마디의 잣대로 중국의 모든 것을 논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각 지역별 특성과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국시장 진출에 중요한 관건이된다.
같은 중국, 중국인들도 지역에 따라 천차별, 만차별하다. 대체로 역시 북경인이 관료적이며 점잖고 명예심이 강하다. 반면에 고도의 국제사기꾼이 득실거린다. 고위층과의 특별한 “콴시”, 고급정보가 있다는 등. 상해인은 역시 타산적이며 정확하고 계산술에 강하다. 따라서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안 한다. 같은 중국인들도 상해사람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너무나 약삭빠르고 인간성이 없다는 얘기다.
광동인은 자부심이 강하다. 중국의 대상(大商)들은 대부분 광동출신이다.
예로부터 광조우를 통해 중국 전역의 상권을 좌지우지했고 차와 실크, 도자기 국제무역의 중심에 있었다.
1990년대 중엽까지 광동성은 중국총생산의 3분의 1정도를 담당했으며, 따라서 중앙정부와 항상 대립관계에 있어 왔다.
중국의 개혁ㆍ개방 이후 한때 광동성은 광동공화국으로 불리기도 했다. 광동인들은 항상 뼈 빠지게 벌어서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 푸동정책은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홍콩과 공동을 견제하고 국가의 발전축을 국가의 중시부로 이동하여 본인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에서부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산동인은 우직하다고 한다. 중국 군부의 핵심참모들은 산동인이 많다. 의리에 강하고 고지식하다. 반면에 텃세가 강하고 객관적 가치판단이 모호하다. 남성답다고 하나 허풍도 세다. 따라서 중국 내에서 “콴시” 가 가장 잘 통하는 지역은 산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남북한 화교이 대부분도 산동 출신이다.
절강인은 영리하다. 상술의 귀재다. 세계 하교네트워크의 핵심은 절강인이다. 상해에서의 상권도 따지고 보면 절강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얼마 전 스위스 국제경영개방 연구소(IMD)에서 발표한 세계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인구 2천만 명 이상 30개 경제권에서 절강성은 우리를 훨씬 앞질러 지난 해 14위에 이어 금년에는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한국은 15위).
동북개발정책 강화와 관련 중앙상무관으로 전격기용된 보시라이 전 요녕성장
따라서 절강인은 냉정하며 사리에 밝다. 한 마디로 대화가 될 수 있는 상대다. 확실한 Give & Take 가 필요하다.
동북인들은 성격이 직선적이면서도 저돌적이다. 동북은 한족중심의 중국에 있어 항상 변방지역이었다.
중국 중앙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변화가 무쌍하다. 중국의 변방정책은 중국의 안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그 잣대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 1990년 초에 UNDP에 의해 제기됐던 길림성의 중국, 러시아, 북한 접경지역인 두만강 삼각주 개발 프로젝트는 10년 넘게 답보상대로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부터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동북개발정책을 펼쳐 대대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보시라이전 요녕성장의 중앙상무장관 전격기용도 이러한 정책 배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지도를 다시 한번 보라. 알을 품음 달기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다. 닭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동북 3성이다. 그 아래로 중국의 상징인 만리장성이 요녕성과 하북성의 경계인 진화도 산해관에서부터 시작돼 내몽골 자치구 하단을 통과해 감숙성 일대에 이르고 있다. 만리장성 이북은 변방으로 불린다. 또한 인류 4대 문명지인 황하가 청해성으로부터 내몽골 자치구를 거쳐 하남성과 산동성에 이른다. 황하 일대가 진정한 중원인 것이다.
다음은 장강삼협댐으로 유명한 양자강(장강)이 청해성으로부터 사천성과 중경직할시, 호북성과 안휘성, 강소성, 상해로 이어진다. 이곳은 서부개발의 중심축이며 신산업동맥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양대 도시인 북경과 상해는 과거 운하로 연결된 이래 현재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추진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올바른 진출전략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제대로 분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렇듯 중국은 과거 진시황이 중국 천하를 최초로 통일한 이래 1949년 마오쩌둥에 의해 재통일되면서 새로운 용틀임을 시작하고 있다.
중국의 신속한 대변혁 못지 않게 우리의 대응전략도 중장기적으로 철저한 지역연구와 연구검토된 정책을 중심으로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 해 훈
사단법인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
정 KBS 보도본부 기자
월간 [북방저널] 발행인

저 서
[중국시장 진출전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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