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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신규가입국 "한국상품 브랜드 잘 모른다"
브랜드 홍보, 디자인 고급화에 주력해야

한국기업이 동유럽 국가에 적극 투자하고 있음에도 정작 해당국 소비자들은 한국상품의 브랜드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게다가 구매한 한국상품마저 몇몇 제품군에 치우쳐 있어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이 시급해 보인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우러 1일 자정, 헝가리의 EU가입을 자축하는 불꽃이 부다페스트 상공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 날 동유럽 10개국이 EU에 새롭게 가입, EU의 전체 회원국은 15새에서 25개로 크게 늘었다
아는 브랜드 없어 사지 않는다
지난 5월 1일을 기해 EU의 회원국이 15개에서 25개로 크게 늘었다.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몰타, 키프로스 등 중동구 옛 공산권 8개국과 지중해 2개국이 새로 가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동유럽 시장 수출확대를 놓고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전략이 모색되는 중이다. 이 와중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브랜드 알리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는 지난 4월 21일부터 28일까지 약 한 달에 걸쳐 KOTRA가 EU의 10개 신규 가입국 중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큰 체코, 폴란드, 헝가리 3개국의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것. 3개국의 일반소비자 중 30세 미만 120명, 30세 이상 103명 등 총 223명을 대상으로 행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상품의 구매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브랜드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값이 비싸거나 품질 면에서 미처 신뢰받지 못했기 때문일 거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결과다. 실제로 한국기업이 현지에 적극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해당국의 소비자들은 한국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단 구입한 한국상품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제법 높다는 것. 이에 따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적절한 홍보전략이 이뤄질 경우 높은 판매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이는 제품 자체에 대한 홍보는 물론, 기업홍보, 디자인 고급화와 동시에 이뤄질 때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매 상품군이 일부 품목에 편중돼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가장 많이 구입한 상품은 전 기전자 제품인데, 구입상품의 절반이 조금 넘는 54%를 차지했다.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IT 제품의 13%까지 합할 경우, 이들 두 품목군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이 분야에서 한국 대기업의 인지도가 현지에서 매우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상품을 구매한 동기로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 절반을 차지했다. 따라서 고급제품으로서의 이미지는 아직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디자인에 대해서도 “보통”이라는 평가와 “현대적”이라는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그러나 “ 고급스럽다”는 답변은 고작 1%에 불과해 역시 고급제품이라는 인식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KOTRA의 조사결과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상품의구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브랜드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답자들은 일본상품의 경우는 16%가, 독일상품의 경우는 34%가 고급스럽다고 평가했다. 우리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앞으로 이들 동유럽 국가에서 EU 가입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소비수준이 덩달아 높아질 것을 감안할 때 디자인의 고급화는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상품에 대한 평가 역시 생각보다 낮게 나타났다. 한국상품의 가격이 대체로 비싸고(66%) 품질수준은 보통(69%)이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절반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가격, 품질, 디자인을 통틀어 현지에서 일반적으로 인식이 좋은 독일상품과 비교해서 대답한 것도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독일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상품의 가치는 69점, 일본상품의 가치는 91점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브랜드 홍보가 최우선이다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동유럽 시장의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 브랜드 알리기 전략이 급선무다. 현지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로 인해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한국상품은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생소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12%는 알고 있는 한국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고 대답했다. 대다수인 68%도 5개 이내로 그치는 등 절대다수인 80%가 한국 브랜드를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상품 구입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마저 한국 브랜드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 이는 신속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EU 신규 가입국에서 시장을 확보하려면 A/S와 판매망 확충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조사 결과 한국상품의 구매를 막는 요인으로 판매점이 적기 때문이라는 응답과 A/S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유럽 기업들이 EU 확대에 대한 대응으로 동유럽 내 판매망 확충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강윤경 기자 |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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