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아야 한다
서민들은 가끔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그 많다는 돈은 도대체 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빠듯한
수입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수중에 뭉칫돈 한번 만져 볼 수 있는 기회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실제 오늘의 경제구조를 보면 시중에 돈은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풀려 있다. 오히려 실물 경제를
돌리는데 비하면 너무 많은 돈이 시중에 나온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을 지경이다.
하지만 이 돈들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다. 돈이란 소비나 투자를 통해 기업과 가계를 넘나들며 경제를
발전시키게 마련인데 이 기능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 요즘 경제 부총리는 자기가 우리 경제의
선장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흔들림 없이 잘 갈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그는 아직도
우리 경제가 정부가 움직이면 돈이 도는 그런 구조인줄 아는 모양이다. 하긴 개발독재 시대에 관료를
시작한 사람들의 생각은 대체로 그렇지만.
그러나 이제 경제는 개인이 아이디어가 있어야 돈이 도는 그런 세상이다. 외부환경의 자극에 고무되어
창업하고 투자하는 시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창업의 아이디어가 떠올라야 창업을 하고, 투자 방안이
정립되어야 돈을 투자 하는 그런 세상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이 아직 자기만의 아이디어 만들기에 대단히 미숙하다. 과거 정부주도 경제
시절이나 대기업 주도 경제 구조에서 언제나 정부의 방향이나 대기업의 흐름을 쫒다보면 일자리도
생기고 재산도 불어나던 경험때문에 스스로의 돈 버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형편이다.
하지만 항상 시각을 미래와 인류에 놓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를 좋아해야 한다. 오늘은 이렇지만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까, 이렇게 바꾸면 인류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하고 늘 아이디어를 탐색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 경제의 역동성으로 연결되는 개인이 지닌 에너지이다.
지금 정부가 할일은 우리 국민들이 이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회 문화적 분위기나 제도를 만들어 가는
그런 일에 매달려야 한다. 개인이나 소사업가를 위한 금융제도도 보다 유연하게 하고 정부의 규제는
한층 더 완화시키고 교육이나 사회 여건을 지식과 서비스 기반 사회로 만들어주면 된다.
그런데도 아직 정부는 대기업 정책에 주로 매달리고 있고, 관료란 사람들은 선언적 정책만 발표하고
있다. 이제 경제는 아주 섬세하고 작은 곳에서 출발하고 싹튼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거 외환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고 창업을 하거나 투자에 나서 성공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러나
나라 전체의 통계를 보면 도처에 일자리 잃은 사람, 부도 난 사업체만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그 이면에
자라고 있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개인들의 새로운 경제 세상 열기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금 한동안 독주하던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경제도 정치적 입장까지 어려워지고 있어 이전
같지는 못할 입장이다 .그리고 사실 그 동안 미국에서 무리한 경제 부풀리기가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외 환경은 갈수록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 효과가
크지 못할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도전의지가 중요해 지고 있고 정부는 이를 잘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돈다.
엄 길 청
경기대학교 서비스 경영
전문대학원 교수(경제학)
저 서
[손에 잡히는 경제]
[생각을 바꾸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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