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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KIA! 슬로바키아에 기아차 열풍




기아자동차(주)는 슬로바키아 질리나시에서 슬로바키아 정부 고위관계자, 임직원, 협력업체 대표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럽공장 가공식을 개최했다

기아차가 유럽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동유럽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자동차업체의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 설립은 폴크스바겐과 PSA(푸조-시트로엥)그룹에 이어 기아차가 세 번째다.
총 11억 유로가 투입돼 50만평 규모로 세워질 `기아 모터 슬로바키아 공장'(KMS. Kia Motor Slovakia)은 연간 20대 규모로 2006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뒤 생산규모를 3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아차는 질리나 공장에서 유럽시장 특성에 맞게 새로 개발된 소형(B차급) 및 준중형(C차급) 승용차를 생산, 유럽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현대ㆍ기아차 통합 연구개발(R&D)센터와 연계, 현대차그룹의 유럽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동유럽 공장 기공식에 맞춰 대규모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을 통한 `한류열풍' 조성에 적극 나섰다.

기아차 열풍 속 "SLOVA-KIA!"
“슬로바키아와 기아는 이미 하나가 됐다(SLIOVA-KIA)"
4월 7일(현지시간) 오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북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질리나시. 3시간쯤 지났을까.
푸른 들판 사이에 집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창밖의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지루해질 무렵 넓은 평지 위에 우뚝 솟은 기아차 공장 기공식 장소에 도착했다.
2천여 평 규모의 행사장은 파볼 루스꼬 부총리, 얀 슬로타 질리나 시장, 기아차 윤국진 사장, 최한영 사장, 정의선 부사장 등 양국 인사 600여명으로 가득 차 열기를 실감케 했다.
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만 기아차 관계자들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인도공장 기공식 때도 비가 많이 왔었다”며 “이번에도 느낌이 좋다”며 단비를 반겼다.
다만 루돌프 슈스터 대통령과 미쿨라스 쥬린다 총리는 지난 4월 3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 결과 부진 등 갑작스런 정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빈 유학생의 `그리운 금강산' 열창에 언어의 벽을 뛰어넘은 채 깊은 감동에 젖어들었고 커튼이 올라가면서 유리벽 밖으로 45만평의 광활한 부지가 펼쳐지고 VIP들이 역사적인 첫 삽을 떠내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로만 쿠르츠 투자청장은 기공식 후 기자들과 만나 “`슬로바키아(SIOVAKIA)'라는 국가명에는 이미 `기아'(KIA)가 들어가 있다”며 “우리의 `협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으로 슬로바키아에게 있어 좋은 도전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쿠르츠 투자청장은 이번 기아차 공장 유치를 성공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최근 청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부지
기아차를 반기는 현지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다. 일자리 창출에 따른 실업률 감소와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을 `Bohata Korea'(부자 한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호감도도 높다.
슬로바키아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께 현지 대사관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통틀어 3명에 불과한 유학생들은 최근 친구들 사이에서 아예 `스타'가 됐다.
코멘스키 대학 유학생 윤지선(25.여.슬로바키아어 전공)씨는 “현지 친구들이 만나기만 하면 이것저것 물어보며 한국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한다”며 “한국과 관련된 것은 아무리 사소한 뉴스라도 현지에서 대서특필되고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장 후보지가 최종 결정되기 이전인 지난 2월부터 부지 선정을 기정사실화해 앞 다퉈 보도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2일 공장 부지로 확정되자 시시각각 속보를 쏟아내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는 것.
공장 유치 과정에서 슬로바키아 정부 관료들이 보여준 열정도 대단했다. 총리와 부총리 등 정부 최고위층이 직접 유치작전을 진두지휘했으며 부지 선정이 발표된 지난 3월 2일 정부는 기아차 조사단이 도착한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 국빈 영접용 BMW 7 시리즈를 보내기도 했다.
기아차 동유럽 공장 투자 조인식을 위해 지난 3월 17일 슬로바키아를 방문한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국빈 이상의 대접을 받았으며 루스꼬 부총리는 정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파볼 현대 루스꼬'로 이름을 바꾸겠다는 말까지 건넸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수도 브라티슬라바 대통령궁 앞 포룸 광장에서 열린 기아 페스티벌에서도 열기는 고스란히 느껴졌다.
4월 11일까지 열리는 행사는 기아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기아차 붐'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슬로바키아 독립 이래 일반 기업이 주관하는 행사로는 최대규모다.
루스꼬 부총리 및 각 부처 장관 등 현지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윤국진 사장 등 기아차 임원, 일반 시민 등 수천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기아차가 TV, 신문, 라디오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낸 광고 등을 보고 가족, 연인 단위로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은 한국?슬로바키아 전통 음악, 현지 대중음악 등 흥겨운 리듬에 맞춰 전시된 차량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경품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통령궁 앞 슬로바키아 국기와 광장 곳곳에 설치된 기아차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며 한데 뒤엉켰고 주요 거리에도 기아로고 깃발과 배너가 나부껴 축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게하드 베하그(31)씨는 “최근 차량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기아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며 기아차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며 “기아차 공장 설립은 슬로바키아나 한국 양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3명의 자녀를 둔 베하그씨의 누나는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5시간의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질리나 공장 부지 한 가운데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뽑히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기아차 공장이 그 나무처럼 현지화에 성공, 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ㆍ기아차, “유럽 시장 내 손안에 있소이다”

현대ㆍ기아차가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설립을 계기로 유럽시장 공략에 또 하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온 유럽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난해 보다 40% 가량 늘어난 63만대 이상을 유럽에 수출키로 했다. 이는 연초에 세운 목표보다 10% 가까이 늘려 잡은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특히 북미수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편중 현상에서 탈피, 장기적으로 `유럽 40% - 북미 40%'의 수평 구조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차 투입과 판매.A/S망 확충, 마케팅 강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유럽 지역을 핵심 수출 시장으로 집중 육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는 슬로바키아 유럽공장 착공 기념으로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에서 '기아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올 수출 목표 대폭 `상향조정'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지역에 현대차 37만6천500대, 기아차 25만5천대 등 총 63만1천500대를 수출, 지난해(45만2천207대) 대비 39.6%(현대차 27.4%, 기아차 62.8%)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연초에 잡았던 연간 계획(57만5천500대)보다도 9.7% 상향조정한 것으로 현대차는 11.6%, 기아차는 7.1% 더 늘려 잡았다.
지난해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1.3%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9만5천519대, 15만6천668대씩 수출, 17.3%, 58.9%씩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기아차는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작년 총 10만7천631대 판매로 전년(7만2천529대)보다 48.4% 증가, 판매성장률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는 유로화 강세의 영향으로 이 같은 유럽 시장 판매 호조가 수익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북미 수출 비중 맞춘다
현대ㆍ기아차는 중장기적으로 유럽과 북미 수출 비중으로 `40대 40'으로 동일하게 맞춰나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ㆍ기아차의 수출 지역별 비중은 북미 60%, 유럽 25%, 기타지역 15% 등으로 북미 지역 편중현상이 심화돼왔다.
이번에 착공한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설립도 현대ㆍ기아차의 수출 다변화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삼아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해온 해외 시장 구조를 균형 있게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기아차는 2008년에는 유럽 지역 내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 지나치게 치우친 현재의 구도로는 2010년 `글로벌 톱 5 도약'의 비전을 달성하기 힘들다”며 “유럽 시장 공략은 현대차그룹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현지화 강화-유럽 공략 `박차'
현대차는 투싼의 유럽 수출 모델에 대한 양산을 시작, 7월부터 유럽 수출을 본격화해 싼타페와 테라칸으로 다져진 현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쏘나타 후속모델(프로젝트명 NF)의 현지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기아차도 `유럽형 경차' 모닝(수출명 피칸토), 준중형차 쎄라토에 이어 하반기 콤팩트 SUV 신차 `KM'(프로젝트명)을 추가 투입, 쏘렌토의 성공을 잇기로 했다.
기아차의 경우 직영 법인체제를 유럽 시장 전체로 확대하고 유럽 지역 딜러수를 작년 1천100여개보다 200개 늘어난 1천300여개로 확대하는 등 딜러망, A/S망 강화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유럽 지역 A/S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테크니컬 핫라인 시스템'을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들로 확산시켜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EURO 2004 대회 스폰서'(현대차), `데이비스컵 테니스 대회 '(기아차) 후원 등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광고 확대, 대형.고급 쇼룸 개장 등을 통해 현지시장의 요구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대폭 늘려나가기로 했다.
특히 중ㆍ동유럽 10개국의 5월 EU 가입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흥 시장에 대한 판촉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 KD(현지조립형 반제품) 공장에 기존 베르나 모델에 이어 쏘나타 모델을 투입, 현지 수요에 적극 대처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려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차별화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현지 소비자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마케팅에 전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동유럽공장 착공 의미와 전망

기아차가 슬로바키아 북부 질리나시에서 동유럽 공장 설립을 위한 `대역사'(大役事)에 나섰다. 이에 따라 `글로벌 톱5 진입'을 위한 현대?기아차의 해외거점 확보 작업이 마무리 수순 속에 가속페달을 밟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동유럽공장 설립을 계기로 유럽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2010년까지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국내외 5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세계 자동차 메이커 5위권내 진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아차 동유럽 공장은 유럽 공략의 `첨병'으로 육성돼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비전 실행을 위한 양대 산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유럽 교두보 마련..글로벌 공략 `박차'
중국(베이징 현대, 둥펑위에다 기아), 인도, 터키에 이어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이 2005년 생산에 들어가는데 더해 동유럽 공장이 첫 삽을 뜨게 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해외생산 전초 기지 확충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동유럽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2010년 글로벌 톱5 도약'을 차질없이 달성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북미와 함께 세계 2대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기 위해서는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양대 축을 이룰 현지 `구심점'이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은 지속적인 생산확충 작업을 통해 2010년 미국 50만대, 중국 100만 대(베이징 현대 60만대, 둥펑위에다 기아 40만대), 유럽 30만대, 인도 25만대, 터키 10만대 등 해외공장에서 연산 200만대 이상의 규모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각 지역의 생산 기지를 뒷받침할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 구축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유럽공장 협력각서 조인식에서 정몽구 회장이 사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통합연구거점인 남양종합기술연구소를 기반으로 미국 디트로 이트와 LA기술연구소, 일본 기술연구소,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기술연구소(R&D센터) 등 거점별 R&D 기지를 조성, 현지 시장 특성에 맞는 디자인과 신차종 개발로 고객만족과 품질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착공한 동유럽 공장은 지난 9월 개관한 유럽 R&D센터와 긴밀한 연계속에서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게 될 전망이다.

◆왜 슬로바키아인가
슬로바키아가 폴란드와 막판 경합끝에 최종 부지로 선정된 데는 유연한 노조와 노동력, 공장운영 여건 등이 결정적 변수가 됐다.
폴란드의 경우 노조 출신의 바웬사 대통령 시절이 상징하듯 상대적으로 강성 노조가 힘을 발휘해 왔으나 슬로바키아는 같은 사회주의 체제이면서도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노조의 자세가 비교적 유연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대우차의 실패로 한국 자동차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 것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슬로바키아는 폴란드에 비해 임금이 최고 20% 가량 낮고 생산인력 수준도 다른 동유럽국가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또 질리나 반경 50㎞ 주변에 45만여 명의 유휴인력을 갖춰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고 부품 수입 및 완성차 수출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질리나는 전통적인 농업도시이면서도 국경 도시로 폴란드, 체코 인접 지역에 부품업체들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 됐다.
이에 못지않게 슬로바키아 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와 이에 따른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도 부지 선정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슬로바키아는 공장부지 무상제공과 법인세 10년간 면제 등 총 투자비의 15% 인센티브 제공을 비롯, 철도, 도로 등의 인프라 지원과 기아차 직원들의 외국인 학교 설립 등 각종 혜택을 내걸었다.
질리나 주변 공항 신설을 통한 질리나-프랑크푸르트 직항 개설도 약속했다.

◆전망과 과제..질적 성장이 `관건'
전문가들은 동유럽 공장 성공의 과제로 원활한 부품 공급, 경쟁력 있는 모델의 적기 투입, 생산성 향상 등을 꼽고 있다.
기아차는 프랑크푸르트에 자리 잡은 유럽 R&D 센터와 연계, 유럽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B차급(소형), C(준중형)차급을 개발, 기아차의 유럽 딜러망을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고병구 연구원은 “인력구조와 생산 방식을 현지 특성에 맞게 최적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숙제”라고 분석했다.
기아차가 현대모비스를 비롯, 9곳 이상의 부품업체 동반진출을 통해 생산 초기부터 70%대의 현지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는 한편 자동화율 제고 및 체계적 노무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결국 적절한 모델 투입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바탕으로 한 판매 신장과 생산성, 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해 수익성 제고와 질적 성장을 이뤄내느냐 여부가 동유럽 공장 성공의 핵심 열쇠라는 전망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유럽공장 설립 조인식을 갖기에 앞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부지를 방문해 루스꼬 슬로바키아 부수상 겸 경제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후발 현지 진출 업체로서 폴크스바겐, 르노, 피아트 등 선발업체들과의 간격도 빠른 시일 내에 좁히고 현지인들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 현지화에 안착하는 것도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아차 동유럽 공장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중국, 인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위험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급성장세와 다음달로 다가온 중?동유럽 10개국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따른 동유럽 시장 성장 가능성 등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고배를 마신 현대차 캐나다 브루몽 공장과 무리한 투자, 차입경영으로 `몰락'한 대우차 폴란드 공장의 선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동유럽, 자동차산업의 새 `메카'로 부상

동유럽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5월 1일부터 중.동유럽 10개국이 유럽연합(EU)의 공식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중.동유럽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의 경우 폴크스바겐이 지난 91년 연산 26만대 규모의 승용차 공장을 건립, 가동중에 있으며 PSA(푸조-시트로엥)그룹도 2006년 연산 30대 생산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기아차도 2006년 연산 30만대 가동을 목표로 이날 질리나 공장을 착공했다.
도요타도 체코 공장에 공급할 부품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고 마쓰다도 5억-10억 유로를 투자, 자동차 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체코에는 스코다(91년 폴크스바겐이 인수) 공장에 더해 도요타가 연산 40만대 규모의 소형차 전용 공장을 세우고 있고 헝가리에는 아우디, 스즈키, 스코다, 폴란드에는 피아트, 대우차, GM, 폴크스바겐, 포드, 스코다, 루마니아에는 대우차 조립 공장이 각각 진출해 있다.
글로벌 차 메이커들의 동유럽 진출은 80년대 후반 사회주의 정권 붕괴후 폴크스바겐, 피아트 등 서유럽 업체들에 의해 주도돼 왔으나 최근 미국과 일본, 한국업체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진출 초기에는 소규모 조립 생산이 주를 이뤘으나 90년대 후반 이후 저렴하고도 우수한 노동력을 활용,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의 생산이 확대됐고 엔진.트랜스미션 등 핵심 부품 생산도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폴크스바겐, 르노, 피아트 등 동유럽 지역내 공장과 다른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강화, 상호 보완적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글로벌 차업체들의 동유럽 생산 거점 확보 작업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은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고 시장잠재력도 높아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차량 보급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각종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 등 해외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도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몰타 등 중.동유럽 10개국의 다음달 1일 EU신규 가입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0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EU는 25개 회원국, 인구 4억5천만명, 국내총생산(GDP) 8조8천억 달러, 교역액 2조4천억원 달러를 지닌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제권으로 부상하게 된다.
신규 회원국들의 관세율도 현행 17.1%에서 EU 수준인 10%(슬로바키아 승용차 기준)로 인하, 동유럽 시장의 판매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동유럽의 경제성장으로 EU 시장규모가 확대, 무역 창출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유럽과 동유럽간 교역 활성화로 동유럽 국가의 소득 증대가 기대돼 이 지역 시장 성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실제로 기아차가 진출한 슬로바키아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동차 산업 외에도 IBM, 후지쓰,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의 경우 현재까지는 기아차를 빼고는 수도에서 서남쪽으로 80여㎞ 떨어진 `갤란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권성욱 주임연구원은 `해외 완성차업체의 동유럽 진출 동향' 보고서에서 "동유럽은 지리적 위치, 시장 잠재력, 높은 기술력 및 교육수준, 저렴한 노동력으로 인해 시장 및 생산 기지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해외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임금 노동력을 겨냥한 현지 진출이 동구권의 EU 가입과 맞물려 세계 시장에서 중?동구 국가와 경쟁 심화를 초래, `부메랑 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 동유럽공장의 `반면교사'

지난해 11월 기아차 동유럽 공장 부지가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2곳으로 압축된 이래 `최종 확정 전까지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는 기아차의 `함구'에도 불구, 슬로바키아 유력설이 끊이지 않았다.
노조 출신의 바웬사 대통령 시절이 상징하듯 폴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강성 노조가 힘을 발휘해 왔고 대우차의 실패로 현지에서 한국 자동차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만치 않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해마다 노조 문제로 시달려온 현대차가, 더군다나 한국 차 메이커의 실패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폴란드 지역에서 새 둥지를 틀겠냐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최종 선정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이 같은 예상은 `적중'한 셈이다.
대우차의 폴란드 공장은 한 때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 중 가장 성공적인 `신화'로 꼽히기도 했다. 대우차는 95년 폴란드 국영공장이던 FSO 인수전에서 GM과 맡붙어 승리, 인수 당시부터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끌었고 폴란드 내수시장에서 피아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대우차는 루마니아, 체코 등에도 현지 공장을 잇 따라 확보하는 등 유럽 시장 제패를 꿈꾸며 동유럽 지역내 생산거점 구축 작업에 `선두주자'로 나섰고 현지 언론들은 김우중 회장을 징기츠칸에 비유, `김기츠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우차는 약 5년만에 전세계 11개국, 15곳의 해외 생산법인을 `단숨'에 확보했고 `2000년 유럽지역 자동차 생산 50만대 체제 구축'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대우그룹 `세계경영'의 첨병 역할을 했던 대우차 폴란드 공장은 대우차 부도사태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9월 폴란드 정부와 대우차간 합의에 따라 폴란드 정부가 채무의 절반을 탕감해주고 출자전환한 뒤 운영권을 위임받아 정부 주도로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한때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대우차의 세계경영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영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대우차의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가 공급과잉에 대응, 제휴 합병 등 자발적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던 시기에 규모의 경제에 대한 맹신으로 시장 흐름에 역행한 문어발식 팽창에 치우쳤다는 점, 독자기술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를 강행했다는 점이 실패를 예고하고 있었다.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을 위해 글로벌 거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또한 투자자금을 그룹 계열사나 해외차입에 의존했다는 것도 `지뢰'였다.
현지 수요 부진으로 공장가동률이 뒤따라 주지 못하는 가운데 대규모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악순환이 거듭됐던 것이다.
폴란드 공장의 경우 `5년간 근로자 전원 고용 보장', `약속한 투자 불이행시 불이행금액의 10% 위약금 지급' 등 인수 당시의 불리한 계약 조건들도 발목을 잡았다.
물론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경우 인도, 터키, 중국 등 이미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해외공장들과 내년도 양산을 목표로 건설중인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후광'을 적지않게 업고 있다.
이들 공장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위험부담이 적다는 분석이다.
이미 현대차는 지난 86-89년 4억달러 이상을 투입, 캐나다에 10만대 규모의 브루몽 공장을 세웠다 판매부진으로 95년 문을 닫아야 했던 뼈저린 실패담을 겪었다.
당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북미시장에서 캠리, 어코드 등 승용차에 치중한 상태에서 현대차도 등급이 유사한 쏘나타로 승부, 좌절을 맛봐야 했다.
동유럽 지역에 현지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 푸조, 시트로엥 등 유럽 선발주자들이 주력하고 있는 차종 역시 기아차의 현지 생산 모델들과 `오버랩'된다는 점에서 기아차도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더욱이 기아차도 총 투자금액 11억 유로 가운데 50%는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어서 판매가 예상대로 뒤따라 주지 않을 경우 유럽 지역 교두보 확보를 통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공략에는 먹구름이 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유럽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판매 급성장세 등에 비춰 볼 때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관측도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절한 모델 투입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바탕으로 한 판매 신장과 생산성 및 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뤄내느냐 여부가 기아차 동유럽 공장 성공의 핵심 열쇠”라고 내다봤다.

송수경 산업부 기자 |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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