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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中國의 신드롬, 그 시작과 끝을 찾아서
생산기지 중국 진출, 지역연구부터 철저히 해야

개방중국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은 1979년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 1984년 동부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14개 도시(주하이, 심천 등)를 먼저 개방경제 특구지역으로 지정했다.
당시 홍콩 건너편 평범한 어촌도시에 불과하던 주하이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개발의 망치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이렇게 중국의 개방은 시작되었다.

중국은 22개 성, 4개 직할시(북경, 천진, 상해, 중경), 5개 민족자치구 등 모두 31개의 성급 행정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총인구 14억~15억(중국정부 발표 13억), 총면적은 한반도의 44배, 남한의 99배에 달한다. 단순비교로 한반도보다 큰 성만도 10개가 넘는다. ‘조국은 하나다’라고 말하는 중국. 우리에게 중국은 엄밀히 말해 유럽보다도 크며, 동시에 30개 이상의 국가를 상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중국에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그 해답은 ‘각 지역을 철저히 분석하라’ 는 것이다. 상해시만도 서울시의 10배가 넘고 푸동도 서울시 만한 면적이다. 1997년 직할시가 된 중경은 관할인구가 3천100만 명이다. 현재 중국에는 인구 1천만이 넘는 도시가 6개, 인구 500만의 도시는 50개가 넘는다.
오늘의 중국은 덩샤오핑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덩샤오핑은 1979년 개혁·개방과 동시에 장기간에 걸친 중국개방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덩은 광활한 중국을 점과 선에 의해 개발해 나갈 것을 계획 하고 1980년대 초 전국을 동부, 중부, 서부로 구분했으며, 먼저 연안의 14개 도시를 중점 개발해 동부 연안도시를 벨트화했다. 그 후 동부지역을 주하이의 주강삼각주지대(하남 경제권), 상하이의 장강삼각주지대(화동 경제권)에 이어 산동성, 하북성, 요녕성을 잇는 발해만 지역을(발해 경제권) 개방해 나갔다.


2003년 10월 아세안정상회의에서 한ㆍ중ㆍ일 3국의 자유무역지대 건설을 합의한 3국의 정상회담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덩에 의해 국가주석에 오른 장쩌민은 전국을 5개 지역의 광역권으로 나누고(화남, 화동, 발해, 중부권, 서부권) 동시에 전국 성, 시, 현에 이르는 도시에 지역 특성에 따라 국가급 개발구와 성급, 시급, 현급에 따른 각종 개발구를 확정하고, 이 지역을 신도시 개념의 외자유치 전진기지로 탈바꿈시킨다. 1990년 초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거듭한 중국은 2000년 초가 되면서 상당한 기초 경쟁력을 갖추고 자신만만하게 세계 강대국 반열에 성큼 다가선다.
개방중국의 현대화는 단적으로 연해(沿海), 연강(沿江), 연변(沿邊), 연선(沿線) 등 4연(沿)정책을 통해 추진해 왔다. 동부 연안지역의 14개 도시 개방으로부터 시작된 연해정책은 주강과 장강삼각주개발 연강정책과 흑룡강(구 소련)과 광서(베트남), 운남(미얀마, 라오스), 티벳과 신강(파키스탄, 몽골, 구 소련) 등으로 이어진 연변정책, 1992년 9월 개통된 유라시아 철도를 따라 시행된 연선정책으로 이어왔다. 이러한 흐름의 핵심에는 연해·연강 정책으로 동부 연안지역을 집중 개발함을 의미하며 연변·연강 정책은 보완하는 정책임을 알 수 있다.
심천시 당서기(광동성 부서기 겸임)를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은 차기 선두주자의 일원인 산동성 장고려(張高麗) 당서기는 금년도 성정부 공작보고를 통해 중국 산동성의 대(對) 한국정책의 일면을 피력하였다. 중국 개방정책의 선두주자였던 심천과 주하이 등 화남 경제권의 성공은 홍콩이라는 서방관문을 통해서나 가능했던 것으로, 산동성은 한국의 전진기지로써 중국 발해만경제권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한국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콩은 하나의 도시국가에 불과하나 한국은 인구 4천800만의 산업국가로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기술집약형 선진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산동성은 중국 국가이익을 위해 한국 기술, 자본의 유입창구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대한 조직적인 연구와 접근, 인맥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적에서 나타나듯이 최근 산동성의 성급 시와 시급 시, 현 등, 각 정부 조직들은 앞다퉈 한국 접근정책을 다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인구 8천900만 명, 면적 15.7만㎢로 남한의 1.5배인 산동성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성(省)으로 현재 성도인 제남을 비롯해 청도, 위해, 연대에서 인천과 부산, 대구에 직항 항로가 개설돼 있으며, 청도에 일일 3회를 비롯해 산동성 내에서만 주 30회 이상의 항공이 취항하며 여객선도 청도, 위해에 주 5회 이상 운항하고 있다. 이미 청도에 등록기업 3천개와 미등록 기업 2천여개 등, 5천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중국 최대의 한국 기업 밀집지역으로 부각하고 있다. 산동성은 이미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45%를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되며,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기업의 업종과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 진출기업에 있어 중요한 관점은 철저한 지역연구를 바탕으로 한 지역선정에 있다.

지난해 취항한 인천-중국 칭다오(靑島) 항로 국제여객선 뉴골든브릿지 5호
1990년 초 한·중 수교를 전후해 초기 한국 기업의 일부는 조선족이 밀집한 길림성, 요녕성 등 동북지방을 선호했으나 지역의 낙후성과 지역연구의 부족으로 안정적 정착에 실패한 채 대부분 퇴각의 아픔을 감수해야만 했다. 심천, 주하이, 광동 등 이미 매우 선진화 된 화남경제권과 대규모 자본을 요구하는 상하이 인근의 화동경제권에의 진입에 한계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산동성은 낮은 인건비와 물류비 등, 우리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며 안정적인 지역임에 틀림없다. 산동성의 각 도시들은 이미 치열한 경쟁 속에 앞다퉈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 바, 신중한 검토와 좋은 인맥을 구축한다면 중국 내에서 비교적 기업운영이 순조로운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부 도시가 제시하는 무료 토지제공이나 파격적인 각종 세제혜택에는 항상 함정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무료토지가 단순한 토지사용권에 관한 인가인지, 토지권리증에 대한 인가인지를 구분해야 하며 토지등기비용 자체에도 토지무료제공 대신에 엉뚱한 각종 비용을 추가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단순한 토지사용권은 언제든지 국가의 사정에 따라 회수할 수 있으며 은행담보융자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알고 있어야 한다.
2002년 11월 중국정부는 전격적으로 한·중·일 3국의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자고 제의했다. 이어 2003년 10월, 중국 국무원 온가보 총리는 인도네시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 함께 제5차 한·중·일 수뇌회담을 개최하고 ‘한·중·일 3방 합작추진 연합선언’을 채택한다. 이는 한·중·일 자유무역지대 건설의 실질적인 시작이며 이를 계기로 동북아 경제블록의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제 우리는 세계의 생산기지화된 중국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비교적 위험부담이 적은 대규모 집단적 대응이 가능한 한국공단의 건설이 불가피하며, 나아가 현지화 측면에서 단순한 생산기지로서의 한국공단이 아닌 생산과 거주의 일체형인 한국타운 (한국촌) 건설이 장기적으로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정 해 훈
사단법인 북방권교류협의회
이사장
정 KBS 보도본부 기자
월간 [북방저널] 발행인

저 서
[중국시장 진출전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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